"10년에 걸쳐 14개 도시 10권으로 출간"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우리의 도시는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풍기는, 정말로 가치있는 환경으로부터 급속히 멀어지고 있다."
도시의 주거 문화에 대한 연구를 30여년간 벌여온 건축학자 손세관(53) 중앙대 교수가 동서양의 대표적인 역사 도시에 대한 책시리즈를 저술하고 있다.
자신의 학술적인 관심에 더해 1960년대이후 급속한 발전으로 '아파트'라는 건축물이 우리의 도시를 뒤덮으면서 제기돼온 문제점에 대한 서글픔과 안타까움에 시리즈 저술에 나섰다는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일단 2년여의 작업 끝에 '베네치아, 동서가 공존하는 바다의 도시'와 '피렌체, 시민정신이 세운 르네상스의 성채' 등 2권(열화당 펴냄)이 최근 출간됐다. 권당 3만원.
이탈리아 피렌체의 경우는 기원전 200년무렵 도시가 형성된 이후 르네상스를 거쳐 최근까지 이 도시의 공간 구조가 역사의 흐름과 맞물려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를 옛날 그림과 도면, 현재의 사진을 제시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상류층, 중산층, 서민층 등 현재의 계층별 주거양식도 소개했다.
특정 도시라는 공간의 변천 역사를 다루면서 삶의 양식에 영향을 주는 현재의 주거 문화를 함께 설명하는 것이다.
베네치아에 대한 책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구성돼있다.
그는 "총 14개의 도시를 10권의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라며 "10년여에 걸쳐 퇴직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게 될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나올 책은 중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베이징(北京)과 쑤저우(蘇州), 일본의 도시인 교토(京都)와 도쿄(東京), 로마시대 군사도시 흔적과 절대왕권의 방사형 도로 구조가 살아있는 파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런던, 인도의 가치체계가 투영된 자이푸르와 아마다바드, 이슬람권 도시인 페스와 튀니스, 마천루의 도시인 뉴욕, 급속한 변화를 겪은 서울 등이다.
그는 서울을 마지막 화두로 삼은데 대해 "다른 도시보다 더 많은 작업을 거쳐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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