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가 2달러에 거래되는 상황이 올해 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 같다.
파운드는 30일(이하 현지시각)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해 1.9550을 돌파했다.
환시장 관계자들은 이 수준이 파운드-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지선'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파운드가 이 추세로 가면 연내 2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확실시된다"면서 영국이 지난 1992년 9월 유럽환율체제(EERM)에서 이탈한 이후 대(對) 달러 가치가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파운드 가치는 올들어 달러에 대해 14% 상승했다. 반면 유로에 대해서는 2% 가량 상승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율 추이를 보이고 있다.
1파운드 2달러 구도에 대해 환시장 관계자들은 파운드 자체의 강세에 달러 약세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국제통화시장 분석 책임자 로널드 심슨은 마켓워치에 "파운드 강세에 달러 약세가 겹쳐지면서 상승 효과를 내는 것"이라면서 "이 추세로 가면 연내 1파운드-2달러 환율 구도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FXCM의 시니어 환전략가 보리스 쉬로스버그도 "미국의 최신 경제 지표가 계속 어둡게 나올 경우 달러 약세의 여파로만도 1파운드-2달러 환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시장의 단순한 반(反)달러 정서"라고 표현했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해 시카고 지역의 기업 신뢰가 11월중 둔화돼 지난 3년여 사이 최저로 나온 것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쉬로스버그는 환시장의 통상적인 연말 시황도 약달러임을 상기시키면서 달러가 당분간 약세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 강세에 대해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의 메빈 킹 총재는 30일 복합적인 유로-달러-파운드 환율 구조를 지적하면서 따라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운드의 전반적인 실세 환율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뱅크 오브 잉글랜드가 통상적으로 환율에 대해 드러내놓고 우려하지 않는 입장을 취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킹 총재가 말은 그렇게 하지만 내심 지금의 파운드 강세를 우려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유럽본토 무역 경쟁력 차원에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뱅크 오브 잉글랜드측은 또 최근의 영국 주택가격 강세와 관련해 인플레를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부담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또 금리도 영국이 5%로 미국 연방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은 상황에서 오는 7일 뱅크 오브 잉글랜드 통화정책회의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상기시켰다.
쉬로스버그는 영국이 최근 소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이것이 파운드 강세를 주춤하게 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미국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세금인상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등 "달러의 방어 기조에 이렇다할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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