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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의 영화사적 의미와 무식한 평론가들

디워의 그래픽 기술은 할리우드 최고 수준


문화를 모르는 무식한 문화평론가

18세기 중반, 영국에 처음으로 증기기관차가 등장했을 때,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 대중들은 코웃음을 쳤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자욱한 연기, 듣기에 거북한 굉음, 게다가 그 속도조차 눈에 보기에 그야말로 느릿느릿. 사람들은 이런 요상한 형상의 기차가 지나갈 때면 일부러 이 기차 길 옆에서 말을 달리면서 그 기차의 속도가 느림을 비웃곤 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졌다. 그러나 이를 비웃던 사람들 중에서도 몇몇 진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은 곧장 신으로부터 이 물체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특혜를 받았다. 짧은 시간 말을 타고 달리면서 킥킥대기만 한 사람들은 몰랐지만, 오랜 시간을 이 증기기관차를 따라가며 신중히 관찰하던, 소위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그 중대한 차이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너무나 쉽게 앞서가던 말이 3-4 시간 이상 달리자, 한 마리씩 차례차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갔다. 하지만 -마치 영화 디워에 나오는 이무기처럼 기다랗고 역동적인- 기관차는 지칠 줄 몰랐다. 연신 입김을 내뿜으며, 마치 영화 디워에서 이무기가 여의주를 품고 승천을 하듯, 새 시대를 활짝 열어 제친 후 더 나은 미래로 질주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마차에 물건을 실어 보내던 많은 사람들이 점점 기차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새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산업혁명이었다.

평범한 일반인들은 기술의 혁명이 그 문명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파악해 내기 힘든다. <제 3의 물결> <권력의 이동> <부의 미래> 등을 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인류 역사의 근간을 뒤흔든 3대 혁명을 가르면서, 인간의 철학이나 사유보다는 철저하게 기술문명의 발전단계에 바탕을 두었다. 즉 신석기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 혁명이 그것이다. 여기에 프랑스 혁명 같은 인간사의 혁명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이 점에서 앨빈 토플러의 관점은 철저하게 생산수단의 소유관계라는 경제적 하부구조에 초점의 두고 역사를 구분한 칼 마르크스와의 논점과도 일맥상통한다.

한국 영화의 신기원을 이룬 영화, 디워

필자는 디워를 관람하자마자, 이 영화야 말로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영화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극장을 나오면서 “앞으로 한국 영화는 디워 이전의 영화와 디워 이후의 영화로 나누어지게 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강렬했고 그 역사적 현장을 확인한 나 자신이 뿌듯했다. 개인적으로 영화. 특히 뮤지컬을 제작해서 세계무대에 뽐내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갖고 있는 필자에게,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영화 3개를 뽑으라면 주저 없이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그리고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꼽겠다. 위 세 작품은 그 역사적 의의로 인해서 두 말 할 필요 없이 DVD 등으로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도 가진다. 왜 이 세 작품이 한국의 영화사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는가는 한국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과 애정이 있는 사람, 게다가 영화 자체를 보는 안목이 갖춰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필름이 사라져버린 ‘아리랑’은 그 민족사적 의의 자체 뿐 아니라 그 당시 최초로 대규모의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였다. 다음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은 철저한 작가주의 정신이 만들어 낸 한국 예술영화의 최고도의 지향점이다.

영화 디워의 의의(意義)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는 다음의 두 가지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 한국 영화사에서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할리우드의 기술을 넘어선 영화로서의 의의가 그 첫째다. 동시에 동양의 신화적 코드인 용과 이무기, 그 자체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미학을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 국가에서 그 영화사적인 의의를 가진다. 이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산업혁명 초기 증기기관차의 등장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온갖 비웃음을 날리던 사람들의 시각과 비슷하다. 과거의 시점과 잣대에 매몰되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과연 할리우드 B급의 기술인가?

무식하기 짝이 없는 문화평론가 진모씨가 디워의 CG 기술력을 두고 할리우드 B급이라고 했다. 그가 악성 이미지 메이킹 수법을 동원해서 악의적으로 폄훼 했지만 그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의 평가는 디워의 CG 기술력은 할리우드 최정상 권을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고 필자 판단에는 이 평가가 훨씬 공정하다. ‘‘엉망진창’ 이라든지 또는 ‘비평할 가치도 없는 영화‘라는 비평 아닌 비난을 일삼았던 진모씨의 불행은 ’그가 너무나 무식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부지런하다’는 점에 있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무식하면 게을러야 우리 사회에 해악을 덜 끼치는 데, 우리 한국의 평론계는 언제부터인가 ‘쑥쑥 자라난 악성 종양‘을 제거해야 할 불편한 의무를 하나 더 떠안게 되었다. 물론 악성 종양을 제거하다 보면 자연히 의학계가 발전하듯이 이 무식한 평론가를 제 자리로 돌려놓는 일을 하다보면 한국의 평론계가 한층 더 발전할 것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의 입에서조차 세계최고의 영화기술력을 갖고 있는 할리우드의 B급이라 한 것은 이렇게 해석해야 진실에 접근한다. 체조의 전설이자 요정인 코마네치 같은 선수가 평행봉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치 우아한 연기를 펼쳤을 때, 모든 심판이 10점 만점을 들어 올렸다. 이 때 악의적으로 한 심판이 9점을 주었을 때는 어떻게 처리하는가? 올림픽 체조선수의 연기를 평가할 때는 최고점수 중 하나와 최하점수 중 하나는 평가에서 배제시킨다. 특정선수에 대한 편애나, 경쟁 국가 출신의 심판이나 악성 심판의 감정적 개입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다 알다시피 대한민국에서 디워에 대해서 최고로 악성 이미지 메이킹을 일삼는 진모씨의 B급 평가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특A급‘이고 그 판단이 옳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는 현장이다. 진정으로 B급이었다면 그 진모씨는 C-D급이란 평가를 내려서 더욱 혹독한 악성 이미지를 만들어 내려고 시도했을 것이라는 건 그 프로를 본 사람이면 다 안다. 게다가 진모씨는 CG를 평가할 만한 자격이나 자질조차 없는 사람이다.

특A급의 CG기술

마치 박쥐 떼처럼 불코가 달라붙어 있는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 ‘반 헬싱’에서 본 장면보다 훨씬 리얼하고 아름다웠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2-3초 정도만이라도 카메라에 더 길게 잡았다면 하는 아쉬움을 진하게 느꼈다) LA 시가전에서 이무기가 헬리콥터의 폭격을 맞고 떨어지면서 비틀거리던 장면, 바로 그 생경한 장면에서 CG로 태어난 가공의 이무기가 아니라 실제 로 살아있는 이무기를 보고 있는 듯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혹자는 대규모의 아트록스 군단이 어색하다 하나 솔직히 미이라2 중간부분에서 사막에 나타나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이상한 군대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웠다. 선한 이무기와 브라퀴는 반지의 제왕에서 회색의 간달프가 낭떠러지에서 싸웠던 괴수보다도 훨씬 정교했고 완성도가 높았다.

(5부끝/ 5부는 반드시 6부 '디워 성공영화에는 분명 무언가 있다'편과 함께 읽으셔야 합니다.)
김휘영 (문화평론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경제학사)를 졸업했다.
문학에 관심을 가져 내신 김에 독학사로 영문학사 자격을 획득했다.
한동안 대자보와 진보누리 등에서 활발한 문화평론 활동을 펼치다가
최근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신랄하게 해부하고 그 대안을 제시할 바램을 갖고
<겉과 속이 다른 한국인>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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