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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토론' 조작, 책임자 징계도 허위보고!

책임 물어 면직시켰다는 최모 작가, 출산으로 쉬고 있을 뿐

* 미디어워치 25호 기사입니다.

시청자의견 조작과 이에 대한 은폐의혹을 받아온 MBC ‘100분토론’이 이번에는 허위 징계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MBC 송재종 보도본부장은 “담당 작가에 대해 책임을 물어, 내가 바로잡아 그만뒀다”고 방문진 업무보고에서 발언했다. 또한 MBC 측은 방통심의위에 “담당 작가는 면직 조치, 담당 PD는 엄중 경고"라 명기하여 문서로 보고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의 심의 과정에서 홍수선 MBC 보도제작1부장과 임흥식 보도제작 부국장은 면직 조치를 한 게 아니라 출산으로 스스로 그만둔 것이라 발언하여 진위 파악에 일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MBC는 방문진의 업무보고 당시 송재종 보도본부장이 “바우처 주는 직원이 시청자의견 수합 일을 맡았다”고 보고하면서, 이 역시 방문진 이사진을 혼란케 했다. 송 보도본부장은 그 이후 “바우처 주는 직원은 담당 작가”라며 자신의 말을 정정 및 확인했다. 해당 작가는 최모씨로서 ‘100분토론’ 초기 멤버이다. 최모 작가는 2002년도 1월 11일 당시 ‘100분토론’ 사회자였던 유시민의 고별사에도 이름이 언급되었다.

‘100분토론’ 전 사회자 유시민의 고발사에도 이름이 오른 최모 작가

<백분토론 제작진의 노고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립니다. 지금은 다른 부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겼지만, 백분토론을 만든 장본인답게 김영일 국장님과 최용익 부장님, 홍수선 차장님께서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셨습니다. 미디어비평으로 간 박규장 PD, 김연수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황용구 현 팀장과 임대근 차장, 이영배 PD와 김동준 PD, 이지영 작가와 최OO 작가, AD인 강수정씨와 최유진씨에 이르기까지, 백분토론 제작진은 텔레비전 방송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저를 가르치고 다듬어 ‘물건’으로 만들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이 분들의 기대를 다 충족시켜 드리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백분토론을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MBC 측은 최모 작가의 경력이 8년차라 밝히고 있다. 즉 최모 작가는 MBC가 방통심의위와 방문진에 보고한 대로 일반 임시직이 아니라 ‘100분토론’의 사실 상 주역이었던 것이다. 송재종 보도본부장은 최모 작가를 표현하면서 ‘바우쳐주는 이 친구’, ‘여직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오해를 초래했다. ‘100분토론’ 초기 시절부터 참여한 8년차 메인 작가를 ‘바우처주는 여직원’이라 표현하는 방송사 간부가 또 있겠냐는 말이다. 송재종 보도본부장이 말을 정정했지만, 이러한 표현 자체가 은폐 혹은 허위보고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반면, 홍수선 부장과 임흥식 부국장은 방통심의위에서 시종일관 ‘작가’라는 표현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부장과 부국장은 명확히 ‘8년차 작가’라고 지칭하는데 보도본부장이 방문진에서 ‘바우처 주는 여직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방문진 이사들은 당연히 다른 인물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책임을 물어 그만두게 했다는 최모 작가에 대해 홍수선 부장과 임흥식 국장은 방통심의위에서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홍수선 MBC 보도제작1부장: 지금 출산을 해서...

임흥식 MBC 보도제작 부국장: 원래 이 무렵부터 회사를 안 나오려고 했었던 것입니다.

OOO 위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상 정식으로 책임을 진 것은 아닙니까?

임흥식 MBC 보도제작국 부국장: 회사에서는 정식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책임지도록 해서 파면 등을 하는 단계도 없고, 어떻게 공교롭게도 또 출산을 해서... (중략)

OOO 위원: 우리한테 전달된 것에는 '면직 조치'라고 되어있는데, 그러면 사실이 다르네요? 면직은 아니네요?

홍수선 MBC 보도제작1부장: 프리랜서라는 개념이 정식고용이라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면직'이 없습니다>

홍수선 부장과 임흥식 국장은 최모 작가가 출산을 앞두고 어차피 쉬려고 했기 때문에 면직 등의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측은 방통심의위에 최모 작가를 면직시켰다 보고하고, 방문진에서는 송재종 보도본부장이 자신이 그만두게 했다고 발언했다. 이 역시 명백한 허위보고이다.

혼란스러운 MBC 측의 징계 처분을 정리하면, 결국 담당 이영배 PD에게는 구두로서 경고만 주었고, 책임자인 홍수선 부장은 7일 간의 형식적인 근신, 조작 당사자라는 최모 작가에게는 아무런 징계조치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의 지탄을 받은 ‘100분토론’ 시청자의견 조작 건에 대해서 단 한 사람도 제대로 된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이다.

조작은 제작진의 묵인, 징계 허위보고는 엄기영 사장 등 경영진의 묵인?

MBC 측은 ‘100분토론’팀이 2명의 PD와 2명의 작가로 운영되며, 방송 당일에는 AD와 보조작가 5-6명이 추가로 투입된다고 밝혔다. 사회자 손석희씨까지 포함, 10여명의 제작진 중에서 유독 어차피 출산을 앞두고 회사를 쉬겠다는 의사를 밝힌 최모 작가 한 명만 징계했다고 방통심의위와 방문진에 보고했으나, 실제로 징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100분토론’의 조작 및 은폐 사건을 다루고 있는 방문진 측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로 분석 중이다.

첫째, 공개 게시판의 시청자의견을 수합하여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업무의 특성 상, 내부 인력이 이를 모를 수가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생방송 과정 전체를 진두지휘해야할 메인 작가가 과연 긴박한 생방 와중에 시청자 의견을 수합하는 일을 맡았겠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즉 제작진의 묵인 하에 보조 작가들이 일을 저질렀음에도, 어차피 출산으로 회사를 쉬어야할 최모 작가에게 책임을 묻는 형식으로, 모든 제작진이 면피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둘째, 최모 작가 개인이 조작을 했다 치더라도, 역시 전체 제작진의 묵인 하에 벌어진 일이라면, 최모 작가에게만 면직 등의 중한 징계를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송재종 보도본부장과 홍수선 부장 등의 묵인 하에 방통심의위와 방문진에는 면직했다 보고하고, 실제로는 출산을 이유로 휴직하면서, 다시 ‘100분토론’팀에 불러들이려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정확히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은 최모 작가의 퇴사 사유에 관한 공식 문서와 최모 작가를 대신하여 채용한 신규 작가의 채용 사유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징계를 이유로 면직되었다면 면직에 대한 보고서도 검토해야 한다. ‘100분토론’ 조작 및 은폐 건을 맡고 있는 방문진의 최홍재 이사는 "여전히 누가 무슨 목적으로 조작을 했고, 누가 징계를 받았는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재조사를 할 수밖에 없고, 이를 MBC 측에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건은 송재종 보도본부장이 엄기영 사장 앞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방문진에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보고한 사안이므로, 만약 허위 징계와 허위보고 사실이 드러나면, 송재종 보도본부장은 물론, 엄기영 사장의 책임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의 강길모 공동대표는 “MBC 사장과 본부장급 되는 사람들이 말만 내뱉었다 하면 거짓말과 은폐의혹이 제기되니 진상조사단 구성하여 시급히 재조사해야할 사안”, “징계하지 않고 징계했다고 사장과 본부장이 방문진에 보고했다면 이는 충분히 엄사장 해임사유가 된다”고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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