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 무드가 연출되는 것과 달리 정작 대한민국 내부에서는 정치적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좌익 진영은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그들의 자유주의‧시장경제 정책들까지 ‘적폐’로 낙인 찍고 숙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두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이들과 함께했던 주요 인사들은 모조리 감옥으로 끌려갔고, 정부의 요직들은 좌익 인사들이 차지했다. 이 시점에서 현 정부와 좌익 진영이 ‘우파는 적폐’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논리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딴판이다. 정부와 좌익 진영은 끊임없이 평화와 대화만을 외치면서 ‘우리 민족’인 북한과 함께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북한은 세계 최악의 독재 체제로, 과거 ‘우리 민족’인 북한 주민들을 수백만명 굶겨죽이고 살해했으며, 이는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호주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WFF)의 '2018년 세계노예지수(GSI·Global Slavery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에서 노예제 상황이 가장 심한 곳으로, 전체 인구 약 2600만명 중 260만명(10명 중 1명 꼴)이 노예로 살고 있다.
설령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들과 이들이 해 온 모든 정책들이 좌파 정권의 말처럼 ‘적폐’에 해당한다 해도, 그들의 과오가 이러한 북한 체제의 ‘적폐’보다 그 정도가 심할까. ‘적폐청산’ 논리대로라면, 북한 김정은은 사형 이하의 형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좌익 진영은 ‘적폐왕과 동거’라는 모순에 봉착한 것이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것은 우리가 평화를 이룰 대상이 북한 김 씨 일가와 노동당 등 ‘적폐왕’이 아니라, 그들에게 핍박 받고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닥친 핵 위협과 기타 등등의 사안들을 종합해 볼때, 대화의 가치를 완전 무시할 수도 없다는 주장엔 일부 동의한다.
그러나 스톡홀록 신드롬(인질이 인질범에게 동조하는 심리적 현상)에 빠진 인질처럼 무작정 북한 김정은만을 외쳐대는 것에는 더 이상 명분도 실리도 없다. 이젠 문재인 정부와 좌익 세력들이 진정 ‘인권’과 ‘사람이 먼저’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것인지, 무비판적으로 북한만을 짝사랑하는 것인지, 우리 국민의 판단이 중요하게 다가온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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