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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 표결 6:1의 낯 뜨거운 ‘진실’

의견개진으로 이미 결론 드러났는데도 굳이 표결…야당 측 이사들도 표결 ‘한다’ ‘안한다’ 패 갈려 제멋대로 행보 ‘빈축’


지난 5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불신임 결의안이 격론 끝에 이사회 표결을 통해 부결되면서 고 이사장이 직을 유지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유기철․이완기․최강욱 등 야당 측 이사 3인이 제안한 불신임안 이어서, 여야 구성 인원비율에 의한 수적 열세를 지적했다.

그러나 야당 이사 3인은 표결을 하자고 해 놓고 최강욱 이사만 표결에 참여, 이완기․ 유기철 이사는 표결을 거부해 독단적이고 제멋대로인 태도가 아니냐며 빈축을 사고 있다. 상습적 버릇이라도 된 듯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보이콧 하더니, 이날 표결마저 보이콧 한 셈.

특히, 고 이사장 불신임안 반대 6과 찬성 1이라는 결과가 나와, 야당 측 이사 2인의 거부를 감안하면 제안자 중 1명인 최강욱 이사가 반대를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사회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완기 이사와 유기철 이사의 표결 거부는 결과적으로 ‘무기명 투표’의 가치를 훼손한 셈이 되고 말았다.

당초, 불신임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개진을 통해 굳이 표결로 갈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일부 이사들의 ‘생떼쇼’나 다름없었던 무의미한 이사회의 모습

김원배 이사는 의견개진 과정에서 야당 측 이사들에 “불신임 제안 후 1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세 분 이사들이 어느 정도 이해를 하는 상황이면 불신임안 철회를 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에, 이완기 이사는 “안타깝다”면서, “고영주 이사의 국회 발언, 그리고 과거 2013년 문재인 후보에 대한 말씀, 이런 여러 가지 발언과 관련해 같은 생각을 가지는지 묻고 싶다”고 되물어, 제안자 3인을 제외한 다른 이사들의 사상까지 검증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인철 이사는 이 같은 질문에 “‘항상 당신은 누구편이냐’라는 질문을 한다”면서 이완기 이사의 질문에 반론을 제기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의견을 제시하되 답변할 필요는 없다”고 이사들 간 논쟁을 진정시키면서, 불신임안에 대한 의견개진 과정임을 주지시켰다. 그러나 이완기 이사는 불신임안에 대한 본인의 의견제시임을 주장하며 재차 다른 이사들에 대해 ‘옳으냐’는 식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완기 이사가 “빨갱이든 사기꾼이든 생각이야 누구든지 있다”면서, “만일 방문진 이사 중에 공산주의자가 있다면 괜찮으냐?”라고 묻자, 유기철 이사도 “왜 답변을 못하게 하느냐?”며 역성을 들고 나섰다.

유의선 이사는 “고영주 이사장의 문재인 대표 관련 발언은 100% 공감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법적으로 용인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함부로 우리가 재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인철 이사는 지속되는 이완기 이사의 질문에 “나중에 이념을 주제로, 1박2일 정도 기회를 만들자”라며 의견개진이 아닌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할 것을 에둘러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완기 이사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래도 이사직을 제대로 하면 괜찮다는 거냐? 공정하고 뭐 그러면 괜찮다는 거냐?”라면서 끝낼 줄을 몰랐다.

보다 못해 권혁철 이사는 “저도 발언 좀 하겠습니다”라며, 의견개진 순서를 이어갔다. 권 이사는 야당 측 이사 3인이 제출한 ‘불신임안 사유’를 두고, 방문진 업무와 관련 없는 이유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완기 이사가 “이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면서 이전처럼 비아냥댔고, 권 이사는 “안건에 대한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침착하게 맞섰다.

유기철 이사는 권혁철 이사에게 “왜 반박을 못하느냐?”면서 권 이사의 의견에 면박을 주듯 비신사적인 모습을 보였다.

“음주운전 후 사람치고, 어디 가서 추행하고 방문진 이사로서 열심히 하겠다면 수용하시겠나” 황당 비유까지

이완기 이사와 유기철 이사의 우격다짐에 불신임안을 함께 제안했던 야당 측 최강욱 이사도 답답하다는 듯, “일단 안건으로 올라왔고, 제안에 대해 설명했고, 당사자 입장 표명했고, 찬반 토론해야 하지 않나”라며 조속한 회의 진행을 촉구하면서도, “표결에 앞서 질문도 하고 답변도 하고 하는 과정”이라며 야당 측 이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이어, 최강욱 이사는 ‘시민’과 ‘방문진 이사장’으로서의 발언에 대한 책임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가 어제 갑자기 음주운전 후 사람치고 이 자리에 나와 방문진 이사로서 열심히 하겠다하면, 어디가서 추행을 하고 법정결과 안 나왔다고 하면 수용하시겠나? 여론이 용납할까요?”라며, 이사장 불신임건에 대해 얼토당토않은 비유를 했다.

유기철 이사가 바통을 이어 받아 “이사장님이 당사자 이므로 물어볼 수 있죠?”라면서, ‘문재인 대표가 공산주의 이론을 추구했나?’ ‘사법부 김일성 장학생은 누구인가?’ ‘국사학자의 90%가 좌편향…다 세어봤나?’ 등과 같이 안건과 무관한 질문을 이어갔다.

다른 이사들이 안건과 상관이 없다면서 답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자, 최강욱 이사는 “답변할 의무는 없지만, 질문할 권리까지 막지 마라”면서, 동조와 선긋기를 반복했다.

유기철 이사는 “답변이 없어 질문을 계속 하는 것”이라 주장하면서, “국회 나가서는 그렇게 말씀 잘하시더니 여기서는 왜 답을 못하시나?”면서 고 이사장을 다그치기도 했다.

유기철 이사가 국회에서의 사상검증을 재현하는 듯한 질문을 하고 이에, 최강욱 이사가 ‘질문할 권리까지 막지 마라’면서 어느 정도 절충을 했지만, 이완기 이사는 또 다시 “방문진 이사장이라면 소신껏 말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또다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소모적 입씨름 후 표결도 거부...이럴 거면 무기명 투표는 왜?

이사 9인의 의견을 발언하는 과정이 이완기 이사와 유기철 이사의 답변 요구로 거듭 맥이 끊어졌지만, 의견개진이 마무리 되자 고영주 이사장은 표결 준비를 요청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완기 이사가 “처음부터 이런 논의를 표결로 해결하는 게 적절치 않다. 왜 이사들이 소신있게 답변들을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2시간여 가까이 진행한 의견개진 전체를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유기철 이사도 “앞으로 잘 이끌어보겠다는 답변을 구체적으로 하시라”면서 계속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같은 말을 반복했다.

최강욱 이사는 “제안을 드리겠다”며, 고 이사장에게 “최종적인 입장소명 정도 하시고 정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고 이사장은 “어차피 우리가 모이기를 서로 다른 정파에 의해 모였기 때문에 의견이 항상 일치될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 “가급적 방문진 이사회가 그런건 떠나서 그야말로 합리적인 방법으로 일처리가 됐으면 좋겠고, 제가 그렇게 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격론 끝 표결로 마무리 되는 듯 했으나, 투표함이 돌고 있는 중에 이완기 이사는 “표결을 안하는 게 맞다고 보는데, 안타까운 부분이 있어서 그런다”면서 지속적으로 발언을 이어갔고, 최강욱 이사는 표결을 진행하자며 서두르는 등 제안자 3인도 안건 결의에 있어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결국, 논의가 충분히 더 이뤄졌어야 한다고 시종일관 주장했던 이완기 이사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라고 이사장을 다그쳤던 유기철 이사는 표결에 응하지 않았다. ‘기권’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표결을 하기로 결정한 이상, ‘의견’만 순수하게 수렴하겠다는 무기명 투표의 의미를 두 이사가 퇴색시킨 결과를 낳았다.

방문진 김용훈 대외협력 차장은 “표결이 결정된 만큼, 무기명 투표의 가치가 존중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면서도, “개별 이사들의 의사표현을 제재할 수는 없다”면서 난색을 표했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안은 고영주 이사를 포함, 9인의 의견개진으로도 충분히 결정할 수 있었던 상황인 만큼, 굳이 표결을 통해 수적 열세를 강조하는 것도 정당한 방식이 아니라는 비판 속에서 야당 측 이사들의 구태 답습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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