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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독성과 부작용 문제에 대하여

한의사들과 보건당국은 간독성과 관련 한약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여러 연구결과들을 직시해야


최근 접촉성 피부염을 앓던 20대 여성이 두 달 동안 한의원 치료를 받고 간 손상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한의사에게 수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대한한의사협회와 일부 한의사들은 한약은 절대 안전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의사협회의 주장과는 달리 한약에 의한 간 독성과 신장 독성 위험은 학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간 독성과 관련해서는 한약재 성분 중에서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pyrrolizidine alkaloids) 계열의 화합물 같은 원인 물질과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와 부작용 사례 연구들이 산적하다.

한약은 다른 약에 비해서 수많은 종류의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는데다가 한꺼번에 여러 약재를 사용하고, 작용 원리와 부작용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부작용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한약의 간 손상 문제에 대한 연구들

독일의 간 전문가인 테쉬케(R. Teschke) 박사는 학계에 보고된 한약으로 인한 간 손상 사례들을 수집해 50여 가지의 원인 한약재 리스트를 정리했으며[Teschke et al. 2014],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상지대 한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 “임상적으로 또는 경험적으로 간독성을 유발하는 한약으로는 창이자, 천련자, 황단, 연분, 마황, 반하, 황금, 곡기생, 감초, 백선피, 황금, 현호색과 백굴채 등이 알려지고 있으나 정확한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며 한약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박영철 et al, 2011].
 



한의사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처방한 한약으로 인해 중증의 응급 환자가 발생하는 모습을 본 일이 거의 없을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한약을 먹고 마비가 온 한의사가 병원으로 실려 갔던 해프닝에서 보듯이, 한약을 먹고 간이 손상된 환자는 병원으로 실려가 의사의 진료를 받지, 한의사에게 찾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처럼 환자 유가족에게 소송을 당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처방한 한약이 어떤 사태를 일으키는지 모르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응급의학과나 내과 전문의들한테는 심심치 않게 한약 부작용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연세대 소화기내과 교수인 대한간학회 한광협 이사장은 ‘청년의사’와의 인터뷰에서 “간을 전공하는 의사치고 한약을 먹고 간이 나빠졌다는 환자들을 경험하지 않은 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약 복용 후 사망 사건 대법원 판결 부정하는 한의계)

2009년 서울아산병원의 의사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급성 간염으로 인한 간이식 수술의 원인으로 한약(herb)이 19%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Park et al. 2010]. 어떤 한약들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는 한의사가 처방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인해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약의 부작용 비율을 조사한 연구도 있다. 1990년대 독일의 중국한방병원에서 중의사들이 처방한 한약에 대한 간독성 부작용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약과 함께 한약을 복용한 1,450명의 환자들 중 약 1%에 해당하는 14명에게서 간손상(ALT 수치 2배 이상 증가)이 발생했다[Melchart et al, 1999].
 



현대의약품에 의한 간 손상 가능성은 낮아

한약이 아닌 현대의약품으로 인한 부작용은 훨씬 낮다. 프랑스의 한 연구에서는 0.014%, 디클로페낙과 암피실린과 같은 현대의약품으로 인한 간손상 위험은 0.001%, 에리스로마이신의 경우는 0.014%를 보고하고 있다[Bjornsson, 2006].

한의사협회는 이번 피해자가 이부프로펜을 한의사의 상의도 없이 복용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이부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의 경우 간 손상 발생율이 0.003%에 불과하며[Rostom et al, 2005], 특히 이번 피해자처럼 소량을 단기간 복용했을 때 심각한 간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법원에서도 받아들인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최근 언론에 한의학의 우수성을 증명했다는 식으로 왜곡되고 있는 카이스트 이상엽 박사팀의 한약 성분에 대한 시스템 생물학적 분석 논문에서도 서론부에서 한약 성분의 작용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가 필요성을 언급하며 "여러 한약재에 들어있는 성분은 간독성과 신장독성의 잠재적 원인이기도 하다(many TOM(traditional oriental medicine) active chemical ingredients have the potential to cause liver and kidney toxicity)"라며 한약의 잠재적 독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상엽 박사팀의 논문에서는 14,306가지의 한약 성분을 조사해 이 중 38가지 조합이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는 한약의 위험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약물의 상호작용은 엄격하게 통제되지 않으면 예기치 못할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14,306가지가 넘는 한약 성분이 아직 조사되지 않은 다른 약 성분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킬지 알지 못해 제어가 불가능해 잠재적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의학연구원 이명수 박사팀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보건당국에서 직접 관리하는 중국의 경우 2010년에만 13,420건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심각한 한약 부작용이 집계된 반면, 우리나라는 보건당국이 한약 부작용 감시에 손을 놓고 있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에 부작용 집계를 의존해 보고되는 사례가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Shin et al, 2013].
 



한의사들의 무책임과 한의학계를 감싸고 도는 보건당국의 문제

국민 건강을 위해서 한약의 위험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가 보건당국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데 이상하게도 정부와 식약처는 한의학을 감싸고 홍보하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 한약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연이어 발생하는데 언제까지 수수방관 할 것인지 보건당국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대법원에서 한약 부작용으로 발생한 사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한의사의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왔음에도 거짓말만 일삼는 한의계를 보면 허탈함을 넘어 두려움까지 든다. 거짓말도 문제고, 실제로 한약이 부작용을 일으킬 리 없다고 믿어도 문제다. 인명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했으면 한약에 대한 전문가로서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성찰하는 것이 도리 아니겠는가? 이렇게 한약이 안전하다고 거짓 주장을 하며 아무것도 고치지 않으면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자들이 인명을 다뤄서야 되겠는가?

무엇보다 환자들이 취해야 할 가장 현명한 태도는 효과는 불분명하고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제대로 조사되지도 않은 한의학 치료를 피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한약 때문에 죽는 운명은 피할 수 있다. 한의사가 많은 중국은 우리보다 평균수명이 한참 낮지만 우리보다 건강하고 오래 사는 국가의 사람들은 평생 한의사 얼굴 한 번 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용논문

박영철, 박해모, & 이선동. (2011). 독성학적 측면에서의 한약에 의한 간독성 유발과 기전. 대한한의학회지, 32, 48–67.

Bjornsson, E. (2006). Drug-induced liver injury: Hy’s rule revisited. 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79, 521–528.

Melchart, D., Linde, K., Hager, S., Kaesmayr, J., Shaw, D., Bauer, R., & Weidenhammer, W. (1999). Monitoring of liver enzymes in patients treated with traditional Chinese drugs.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7, 208–216.

Park, S. J., Lim, Y. S., Hwang, S., Heo, N. Y., Lee, H. C., Suh, D. J., … Lee, S. G. (2010). Emergency adult-to-adult living-donor liver transplantation for acute liver failure in a hepatitis B virus endemic area. Hepatology, 51, 903–911.

Rostom, A., Goldkind, L., & Laine, L. (2005).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and hepatic toxicity: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in arthritis patients. Clin Gastroenterol Hepatol, 3, 489–498.

Shin, H.-K., Jeong, S.-J., Lee, M. S., & Ernst, E. (2013). Adverse events attributed to traditional Korean medical practices: 1999-2010. Bulletin of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91, 569–75.

Teschke, R., Wolff, A., Frenzel, C., & Schulze, J. (2014). Herbal hepatotoxicity - An update on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preparations. Alimentary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40, 32–50.


기타 참고문헌

Bensoussan, a, Myers, S. P., & Carlton, a L. (2009). Risks associated with the practice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 Australian study. Archives of Family Medicine, 9, 1071–1078.

Efferth, T., & Kaina, B. (2011). Toxicities by herbal medicines with emphasis to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Current Drug Metabolism, 12, 989–96.

Ernst, E. (2004). Risks of herbal medicinal products. Pharmacoepidemiology and Drug Safety, 13, 767–71.

Shaw, D. (2010). Toxicological risks of Chinese herbs. Planta Medica, 76, 2012–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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