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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에서의 “보완대체의학” 교육이 낳은 파행

의과대학은 “보완대체의학”을 단순히 소개차원에서 가르칠게 아니라 비판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 글은 사이언스베이스드메디슨 블로그 필진이지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킴볼 앳우드(Kimball Atwood)가 ‘미국의사협회’ 의료윤리 학술지(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of Ethics) 2011년 6월호에 기고한 ‘“CAM” Education in Medical Schools - A Critical Opportunity Missed’라는 글을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황의원 원장이 번역한 것입니다.



소피아(Sophia)가 한 명문대학교 의과대학 2학년생일 때 이야기다. 그녀는 어느날 학교에서 여러 보완대체의학(CAM)에 대한 개괄 차원의 수업을 종일 듣게 됐다. 하루 동안, 의과대학 학생들은 각각 다른 강의실에 번갈아 들어가서 ‘전체론적 의학으로서의 카이로프랙틱(holistic chiropractics)’, ‘바이오피드백 최면(biofeedback hypnosis)’, ‘한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 ‘요가(yoga)’, ‘에너지 치료(energy medicine)’에 대한 자료들을 접했다.

소피아는 나름 흥미로워하긴 했지만, 사실 그녀는 이 수업들에서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비판적인 설명을 기대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카이로프랙틱, 한의학 등의 효과에 대해 혹여 신빙성을 더해줄 수 있는 논문들, 또는 보완대체의료를 선호하는 환자들을 치료한 의사들의 시각 등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수업들이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데에 놀랐다.

보완대체요법 치료사들은 거리낌 없이 아무 제한도 두지 않고 자신들의 치료법들을 홍보했었는데, 의과대학 교수들이 그들에게 이런 권한을 부여했다. 한 바이오피드백 최면 시술사는 수업을 통해 자신의 치료법이 “그 어떤 과학적 치료법만큼이나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어느 한의사는 수업을 통해 “기(氣)의 흐름이 교란되면 암과 같은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침술이 이 흐름을 조절해 준다”고 말했다.

수업들이 끝나고 의과대학 학생들이 복도를 함께 걸어나오고 있을 때 소피아는 자신의 친구 중 한명인 마이클(Michael)에게 물었다.

“마이클, 그 보완대체의학 수업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좀 이상하지 않았어?”

“무슨 얘기야?”라고 마이클은 반문했다.

“내 말은… 무슨 ‘기(氣)’라고? 정말? 그 사람들이 여기 의과대학에서 그런 것을 가르쳤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아.”

“소피아, 나도 네가 ‘과학적 회의주의자(skeptic)’라는 건 알아. 하지만 ‘기’의 존재는 나름 타당한 것으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구. 물론 그게 중국의 문화권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긴 하겠지. 하지만 5천년의 중국 역사 – 이건 부정하기 어려워 – 가 한의학의 신뢰성을 담보해주고 있어. 예컨대, ‘홍국(red yeast rice, 紅麴)’은 중국에서 1,200년간 사용됐다구. 생각을 해 봐. 이제서야 서양의학에서는 스타틴(statin)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고(高) 콜레스테롤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홍국을 쓰고 있잖아? 특정한 학설을 간편히 무시해버리기 전에, 열린 마음을 가져 보라구.”

“마이클, 내가 한 말이 그저 한의학을 무시하는 걸로 들렸다면 미안해; 그런 뜻은 아니었어. 그리고 네 말도 맞아. ‘홍국’은 전통적 치료법이 어떻게 현대의학의 일부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야. 적절한 ‘동료심사(peer-review)’와 잘 설계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linical trials)’을 통해서 말이야.”
 



“근거중심의학 얘기를 하고 싶은 모양인데, 하지만 소피아, 과연 ‘근거(evidence)’를 구성하는 게 뭔지 누가 결정할 수 있지? 너한테 그럴 권한이 있니? 많은 보완대체의학 치료법들의 효과는 이른바 ‘전체론적인 것(holistic)’이고 나름의 ‘삶의 양식’과 관계되어 나타나는 거야. 통제된 실험을 통해서 그런 복잡한 효과까지 다 입증하는 건 불가능해.”

“아마도 그렇겠지. 하지만 만약 그 치료법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될 수 없다면, 그런 ‘삶의 양식’이 의학으로 포장되어 적극적으로 홍보되어서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해. ‘근거’는 중요한 것이고, 그 ‘근거’에 가까이 가는 길은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서야. ‘과학적 방법론’은 우리가 가진 유일한 도구라구. ‘감정’과 ‘편향’을 체계적으로 없애주니까 말이야. 그게 없다면 보완대체의료 치료사들이 하는 주장들은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없어. 나는 지금 보완대체의료가 아무 가치도 없다고 얘기하는 건 아냐. 하지만 그것들을 동료심사가 이뤄진 ‘근거중심치료(evidence-based therapies)’와 동급으로 다루는 건 일종의 혹세무민이라고 할 수 있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이라고 생각해.”

마이클은 결국 입술을 깨물었다. 마이클은 소피아가 어떤 입장인지는 이해했지만, 과학만으로는 결코 완전히 평가될 수가 없는 치료법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확고했다. 우리가 과연 그런 모든 치료법들을 단순히 무시해버려야만 하는 것인가? 우리의 엄격한 과학은 정말로 진실을 독점해온 것은 아닌가? 아니면 다른 정당한 형태의 근거들이 있는 것인가?


해설
Commentary


위와 같은 사례는 미국 의과대학들에서의 보완대체의학 수업들과 관련된 일반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보완대체의료는 학교에서 전혀 비판을 받지 않고 있으며 관련 수업들은 홍보성 성격이 강하다.[1-3] 이런 수업들이 사실 ‘과학적 회의주의(scientific skepticism)’와 그밖에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정확한 정보를 얻는 법’, ‘의학의 역사’, ‘의료윤리’, ‘인류학적 윤리(human studies ethics)’ 및 ‘언어적 진실성(linguistic integrity)‘에 관한 논의를 할 이상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현실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에서 열거한 개념들은 모두 현대의학에 있어서 의료인이 응당 갖춰야할 프로페셔널리즘과 탁월성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과대학 교육에서의 역사, 언어, 진실성
History, Language, and Integrity in Medical Education


소피아가 받았던 것과 같은 수업들은 대개는 ‘미국의과대학생협회(American Medical Student Association, AMSA)’의 ‘보완대체의학교육진흥(Education Development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EDCMA)’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는 의과대학 학생들을 위해 국가적으로 기획된 커리큘럼 중 하나다.[4]

‘보완대체의학교육진흥(EDCMA)’ 프로그램은 지난 2002년에 ‘미국보완대체의학국(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NCCAM, 편집자주 : 한국으로 친다면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과 국립한의학연구원 등을 합친 부서로 이해하면 편리하다)의 자금으로 출범했다. 미국보완대체의학국은 현재도 몇몇 의과대학들에 보완대체의학 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고 있다.[5,6] 다음은 ‘보완대체의학교육진흥’ 프로그램의 “배경 및 개요(Background and Overview)”에서 인용한 것이다:


100년 전에… 보건의료에 있어 서로 공존했었던 의사들(doctors)과 여러 치유사들(healers)은 ‘치료법의 메커니즘(mechanism of action)’보다는 ‘임상적인 결과(clinical outcome)’에 더 무게를 뒀었다. 


지난 100년간… ‘치료법의 메커니즘’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지난 시기의 의료체계(older medical systems)’에서 강조되었었던, 환자들의 선호도와 문화적 문제 및 환자를 돌보는데 있어 ‘생체심리사회적(biopsychosocial)’ 모델과 같은 것들은 경시되었다.

미국에서의 보완대체의학은 '예외적인 것들의 통칭어(general terms of exclusion)'로서 다음과 같이 정의되고 있다.

이 예외적인 것들에는... 먼저 “대체의학(alternative)”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있다. 영국에서는 약물 등과 함께 대체의료를 하는 행위는 “보완의학(complementary)”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마음-신체-영혼의 원리로써 환자의 질환을 다루고 있는 치유사들은 자신들의 치유법을 “전체론적 의학(holistic)”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대증요법(allopathic medicine)을 수련한 의사(MD)들이 동종요법 등 대체의료도 같이 다루는 것을 “통합의료(integrative)”라고 한다. 이런 전문용어들 중에는 일부 잘못된 지칭도 있다.. ‘재래의학(Traditional)’이란 용어는… 미국중심주의자들(Americocentric)에 의해서 대증요법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서양의학(Western medicine)’ 역시 잘못된 지칭으로, 이는 원래 동종요법(homeopathy), 정골요법(osteopathy) 및 미국의 토속의료 전체를 뜻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대증요법을 지칭하기 위해서만 사용되고 있다. [7]

(편집자주 : 보완대체의학계에서는, 현대의학을 여러 수많은 의학 체계 중의 하나로 분류하면서 동종요법(homeopathy)과 대조되는, 대증요법(allopathy)에서 파생된 의학으로 평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현대의학이 대증요법과 관계가 있는데다가 대증요법도 또 나름의 전통과 역사성이 있으므로 미국인들은 이런 맥락에서 현대의학을 traditional medicine 이나 conventional medicine, western medicine 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한편, 보완대체의학계에서는 미국의 의사(MD)를 두고 ‘대증요법사’로 비하하기도 하는데, 미국의 의사들도 한번씩 자조(自嘲)적으로 스스로를 ‘대증요법사(allopath)’로 부르기 한다. 한국에서 한의계가 현대의학을 하는 의사를 ‘양의사’로 비하하고, 일부 의사들이 역시 자조적으로 ‘양의사’(심지어는 ‘양방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보완대체의학교육진흥(EDCMA)’의 관계자들에게는 현대 보건의료에 있어서 “대체의학”을 둘러싼 논란이 권력투쟁, 독점, 중심주의(centrism), 기득권 및 배제 등의 개념이 동원되는 정치적인 사안으로 보일 것이다. 대체의학의 개념들이 도대체 ‘과학적 개연성(Plausibility)’은 있는가를 따지는 문제는 이런 논란에 끼지조차 못한다. (‘과학적 개연성’조차 기득권의 형태로 인식되어 문제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실 현대적 치료법들은 ‘전체론적 의료(holistic)‘ 보다는 ‘약물치료(drug-based)‘에 더더욱 기반을 두고 있다; 현대의학은 환자들의 선호도와 문화적 문제 및 환자를 돌보는데 있어 ‘생체심리사회적(biopsychosocial)’ 모델과 같은 것들에는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생명과학적 의학(biomedicine)’은 임상적 결과들보다는 치료법의 메커니즘에 대해 더 무게를 둔다. ‘보완대체의학교육진흥’ 프로그램의 “배경 및 개요”에서 드러나고 있는 저와 같은 ‘포스트모던적 해체이론(postmodern deconstructions)’은, 관련 기획자들의 공상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8]

실로, 현대의학의 출현과 이로 인해 과학 이전의 신화들이 폐기된 일은 곧 과학혁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9] 우리 의과대학들에서는 보완대체의학이라는 주제를 통해 피에르 루이(Pierre Louis)의 의용통계학 개척이 사혈(bloodletting)을 어떻게 폐기시켰는지를 논의할 수 있다. 또한 코흐(Koch), 파스퇴르(Pasteur), 리스터(Lister)의 세균학이, 홈즈(Holmes), 제멜바이스(Semmelweis), 스노우(Snow) 등의 임상적 관찰과 연계해 역사적으로 인류를 감염시켰던 전염병들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었고, 또 수술 및 출산의 위험을 어떻게 급감시켰는지를 살펴볼 수도 있다.

사실 내가 의과대학에 다니던 1970년대엔,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같은 기초과학적 지식과 의학에서의 임상적 의료행위 사이에서 괴리가 나타났을 때, 학생들이 이 점에 대해 지적하고 질의를 주고받는 일이 일상다반사였다. 보완대체의학 관련 주제들을 다루는 일은, 우리 현대의학이 어떻게 기초과학과 연계를 맺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왜냐하면 화학적 열역학과 아보가드로수, 그리고 그밖에 기초의학의 발전을 통해 정립된 과학적 원리들에 대한 발견의 역사는, 활력론, 동종요법, 체액설, 포말전염설, 특징설과 같은,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는) 보완대체의학의 개념들에서 존재하는 과학 이전의 미신들을 차례차례 논박해온 역사이기 때문이다.

‘보완대체의학교육진흥(EDCMA)’의 “배경과 개요”에는 잘못된 호칭들로 가득하다: 원래 “대증요법(allopathic)”이란 용어는, 동종요법(homeopathy)의 발명자인 새뮤얼 하네만(Samuel Hahnemann)에 의해 1800년경에 만들어졌다. (현대의학의 역사적 기원이라고 평가받는) 대증요법은 “이열치열(like cures like, 以熱治熱)”을 강조하는 하네만의 동종요법과, 당대의 “재래(regular)” 유럽 의학의 접근법 사이에서의 차이에 강조점을 뒀던 것으로서, 하네만이 보기에는 “(같은 것이 아니라) 반대되는 것으로서 증상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이 용어는 당시에도 정확한 용어였다고 할 수 없었고, 지금의 현대의학을 온전하게 뜻할 수 있는 용어도 전혀 아니다. [10]

“전체론적 치유사들(Holistic healers)”은 사실 인체생명과학에 대해서 전적으로 무지하다. [11] “통합의학”(협진)의 종사자들은 자기들이 고안하지도 않은 개념들에 대해서 지적재산권이라도 있는 듯 떠벌리고 있으며(이러한 것에는 “환자중심의료”, 예방의학 등이 있다[12]), “현대의학과 대체의학 중 최선의 치료을 제공한다”는 식의 지킬 수도 없는 약속을 하고 있다. [13]

현대의학을 “서양의학”이라고 부르는 유일한 이유는, 단지 그 역사적 뿌리가 유럽 및 북미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의 진짜 배경은 지역, 역사가 아니라 과학이다. 생물학, 화학, 물리학, 해부학, 생리학 및 약학의 원리들은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근거에 의해 좌우되는 과학의 권능도 그것이 새로운 발견에 있어서건, 관습의 부정에 있어서건 간에 역시 지역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사실 현대의학에서의 많은 성과들, 예컨대 스타틴(statin, 아래에서의 논의 참조)의 효과와 같은 것들은 서양인들이 고안하거나 발견한 것도 아니다(편집자주 : 스타틴 계통 약들의 개발에는 1960~70년대에 일본 산쿄의 연구원인 엔도 아키라(遠藤 章) 박사의 균류에 대한 연구업적이 큰 기반이 됐다.) 현대의학은 보편적인 것이다. ‘의학적’ 또는 ‘과학적’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서양적’이라는 호칭이 나올 여지가 없다.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을 유태인 물리학이라고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생체심리사회적 모델(biopsychosocial model)’은 “지난 시기의 의학 체계(older medical systems)”에서 고안된 것이 아니며, 1977년에 현대의학을 가르치는 의과대학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조지 엔젤(George Engel)에 의해 제창됐다. 그는 의학적 치료에 전체론적 접근의 장점을 인식하는 것이 현대의학의 범위 안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14]

“보완의학” 및 “대체의학”이란 용어들은 그 자체로 완곡어법이다. 이런 용어들은 그 용어들이 가리키는 개념들을 배제시키려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그 개념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만든 것으로, 부정적 지칭을 피하기 위해서 추종자들이 애써 좋은 용어를 가져다 붙인 것에 불과하다. [15] 사실 보완대체의학으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치료법들을 지칭하는 가장 정확한 말은 “과학적 개연성이 없는 의학적 주장(implausible medical claim)”일 것이다.
 



과학적 회의주의 배우기 : 전근대적 미신을 비판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 얻기
Learned Skepticism: An Equal-Opportunity Belittler of Prescientific Myths


‘전통에 호소하는 오류’(예를 들자면, 마이클의 발언 중에서 “5천년의 중국 역사가 한의학의 신뢰성을 담보해주고 있어”)를 포함한 여러 논리적 오류들이 보완대체의학을 변호하는 주장들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점성술은 침술보다도 훨씬 역사가 유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점성술이 침술보다 더 타당한 것도 아니다.

그밖에 다른 논리적 오류들을 살펴본다면, ‘군중에 호소하는 오류’(“‘기’의 존재는 나름 타당한 것으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구”), ‘허수아비를 때리는 오류’(마이클이 소피아에게 중국의 문화와 중국인 및 중국 역사를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냐면서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다그쳤을 때), ‘인신공격의 오류’(“‘근거(evidence)’를 구성하는 게 뭔지 누가 결정할 수 있지? 너한테 그럴 권한이 있니?”), ‘무지에 근거한 논증의 오류‘ 및 ’권위에 근거한 논증의 오류‘(“물론 그게 중국의 문화권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긴 하겠지”), ’특별 지위를 창설해 변론하는 오류‘(“통제된 실험을 통해서 그런 복잡한 효과까지 다 입증하는 건 불가능해”), ’피장파장 논증의 오류‘(“특정한 학설을 간편히 무시해버기 전에, 열린 마음을 가져 보라구”) 등이 있다.

우리 의과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과학적이고 엄격한 사고를 하는 습관을 조성해줘야 한다.[16-18] '기(氣)‘가 아무리 중국의 고유한 전통이라고 해도 의학의 영역에 들어온 이상 과학적 정밀검토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사실 ’기‘에 대해서는 굳이 과학적 정밀검토의 필요조차 없다: 우리의 과학 또는 의학에서 ‘기’를 심각한 주제로 다루고 있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근본적으로 감지 불가능하며, 측정 불가능하며, 반증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완대체의학의 다른 많은 개념들에 대해서도 같은 지적을 할 수 있다. 그 개념들의 지리적인 또는 민족적인 기원과는 전혀 무관하게 말이다 : 이런 개념들에는 인간 에너지 장(human energy field), 두개천골리듬(craniosacral rhythm), 차크라(chakras), 4체액설(four humors), 카이로프랙틱 아탈구 이론(chiropractic subluxation), 활력론(vitalism), 염력(psychokinesis), 동종요법 원리(similia similibus curantur), 물 기억설(water memory), 호문쿨루스(homunculi) 등이 있다. ‘기’에 대한 과학적 무시는 중국 문화 또는 중국인들을 무시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이는 4체액설에 대한 과학적 무시가 유럽 문화 또는 유럽인들에 대한 무시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한의학(Chinese medicine, 중국인, 특히 한(漢)족의 의학)”이라는 용어도 한참 잘못된 용어다. 왜냐하면 오늘날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부분의 의료행위는 대부분 현대의학의 의료행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과학 이전의 “한의학”도 단순히 한 두가지의 개념들로 정의될 수 있는 의료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 이질적인 많은 아이디어들과 치료법들로 구성돼 있었다 – 그렇게 큰 영토에서 긴 역사를 가지고 있었기에 한편으론 당연한 일이었다.[19] 그리고 외국, 특히 인도와 그리스로부터의 상당한 영향도 있었다.[20]

“한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은 사실 불과 몇십년 전에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용어다.[21] 이 용어는 중국 역사에서 고안된 여러 치료법들 중, 서로 유사성을 띄고 있는 여러 개념들과 치료법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엔 이 치료법들에 대해서 전례없는 표준화가 강요되기도 했다. 과학이나 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저 정부의 명령에 의해서 말이다.

(편집자주 : 세계적으로 한의학의 영문 공식 명칭은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이고, 한국의 경우는 Korean Oriental Medicine 이었다. 헌데 최근 들어 Traditional 과 Oriental 의 어감이 점점 나빠지자, 중국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한의학을 Chinese medicine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한국에서도 한의사협회가 지난 2013년 한의학의 공식명칭을 Korean Oriental Medicine 에서 Korean medicine (한국인의 의학 또는 한(韓)민족의 의학) 으로 바꿨다.)


생약학, 스타틴 및 홍국
Pharmacognosy, Statins, and Red Yeast Rice


여러 유용한 의약품들이 천연물에서 비롯됐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은 생명과학에서도 으레 다 예측하고 있는 일로, 널리 알려진 상식이기도 하다. 헌데 이런 상식은 “보완대체의학”이라고 알려진 최근의 ‘정치적 현상(political phenomenon)’과는 별 관계가 없다. 오히려 보완대체의학 지지자들은 의학계의 천연물 연구에 대한 노력을 결과적으로 방해해 왔다.[22]

콜레스테롤 억제제인 ‘스타틴(statin)’은 토양 미생물들에 대한 나름의 목적이 있었던 심층 연구를 통해서 발견됐다. ‘스테렙토마이신(streptomycin)’이 그로부터 30년 일찍, 항생제로서 발견된 것과 마찬가지다. [23, 24]
 



스타틴은 결국 몇몇 균류(fungi)에서 발견됐다; 헌데 전통적으로 ’홍국(red yeast rice, 紅麴, 편집자주 : 곰팡이를 발효시켜 만든 중국식 쌀로, 술 등을 담그는데 쓰이기도 한다. ‘본초강목’ 등에서 그 의학적 효과를 기록하기도 했다.)이 한약재의 하나로도 사용되어왔다는 사실은, ‘홍국’과 관련된 특정 균류에서 스타틴 성분을 발견한 사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홍국을 스타틴에 대한 의약품 분류(pharmaceutical-grade)상의 대체재, 건강기능식품(supplement)으로서 그대로 섭취했을 경우, 조악한 추출물들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위험이 수반된다: 다량의 활성 성분들을 광범위하게 변화시키면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독성과도 섞일 수 있다.[25]

콜레스테롤 억제제로서의 스타틴이 그 부작용으로서 근육통이 나타나는 것과 관련하여 대안으로 홍국 추출물을 그대로 쓰는 것도 허용해볼만하다는 근거가 있다. [26]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홍국에 포함된 로바스타틴(lovastatin, 이것이 핵심 활성 성분이다)이 스타틴 의약품과 비교해 기본적으로 저용량이기 때문일 수 있다. 저용량의 스타틴은 부작용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또 다른 점에서 본다면, 홍국에 함유된 다양한 ‘모나콜린(monacolin)’(스타틴의 일종)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더 적은 부작용과 함께 감소시킬 수 있다는 근거도 있는데 이는 아주 중요한 발견이다. 이 모두가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증명될 필요가 있다. 단, 이런 것들은 다 ‘생약학’인 개념인 것이지 ‘보완대체의학’의 개념은 아니다. [27]


과학, 근거중심의학, 그리고 과학적 회의주의
Science, Evidence-Based Medicine, and Skepticism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지닌 나름의 특별한 가치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 의학적 가치는 오로지 과학적 평가를 통해서만 입증될 수 있다’는 소피아의 주장은 전적으로 옳다. ‘과학적 방법론’으로 도출된 근거들 외에 “다른 정당한 형태의 근거들”은 없다. ‘근거 우위의 원칙(preponderance of evidence)’에 따르면, 보완대체의학 치료법들의 효과는 몇몇 생물학적 물질들로 인한 것을 제외하고는 플라시보 효과와 전혀 다르지 않다.[28, 29].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의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 EBM)은 보완대체의학에 대해서 우리 엄격한 과학의 냉혹한 평가와는 달리 더 많은 신빙성을 자주 부여해 왔다. 근거중심의학의 전진기지인 ‘코크란 연합(Cochrane Collaboration)’조차 최근의 체계적 문헌고찰 등을 통해서, ‘래트릴(laetrile)’, ‘죽상경 화성 심장질환에 대한 킬레이션 치료법(chelation for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접촉요법(therapeutic touch)’, ‘동종요법(homeopathy)’ 등, 과학적 근거에 의해 이미 논파됐던 보완대체의료 치료법들을 진지하게 대우하면서 새삼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TCs)을 요구한 바 있다.[30-34]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고찰해보는 것은, 의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에게 의학에 대해서 뭇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개념들에 대해서 같이 논의해볼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런 논의 주제에는 과학적 근거를 구성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와 근거중심의학의 ‘근거계층도(levels-of-evidence scheme)’,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CT)의 목적, 확률통계에 있어서 기존의 빈도확률론(frequentist)과 베이지안추론(Bayesian inference)의 차이, 효과가 명백히 없는 치료법들을 사람들이 믿는 이유 및 인류학적 윤리(human studies ethics)가 포함된다.[35-39]

(편집자주 : 이 글의 저자인 킴볼 앳우드는 근거중심의학과 대별되는 과학중심의학(science-based medicine) 개념의 주창자 중 한 사람이다. 사실 근거중심의학을 비롯한 학술 영역에서의 보수성은 이른바 ‘악마의 증명’ 딜레마에 빠지기도 쉬운 약점을 갖고 있다. ‘악마의 증명’은 ‘없는 것을 없다’고 증명하는 부존재, 부효과 증명을 말하는데, 경험적 귀납법 구조 하에서는 당연히 이런 증명을 하는데 있어 수학적 수준의 확증 진술이 불가능하다. 단, ‘악마의 증명’은 그 자체로 큰 문제점을 갖고 있는데, 바로 이를 통해 이빨요정, 유니콘,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 ‘상식’적으로는 물론 존재할 수가 없겠지만, 그 존재를 완벽하게는 반증할 수 없는 무한한 수의 가상적 존재를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학중심의학(SBM)과 근거중심의학(EBM)의 핵심적 차이는 바로 저 ‘상식’(기초과학적 지식, 과학적 개연성)의 개념을 도입하느냐 마느냐와 관계가 있다. 한의학, 카이로프랙틱 등의 보완대체의료에 대해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나 체계적 문헌고찰을 해보면 매우 미약한 수준의, 실험 노이즈와 딱히 구분이 안되는 효과 정도는 나타나기도 한다. 한방사들과 카이로프랙터들은 이런 미약한 근거를 기반으로 해서 자신들의 치료법이 효과가 있으며 근거중심의학적 기반이 있다고 주장해오고 있는게 현실이다. 과학중심의학을 지지하는 영미권의 일군의 의사들과 과학자들은, 한의학이나 카이로프랙틱과 같은 보완대체의학은 ‘과학적 개연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도출된 노이즈 수준의 효과에 대해서 더 혹독한 평가가 필요함을 역설하면서 임상뿐만이 아니라 상아탑의 연구주제로서도 그것들이 퇴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과학중심의학의 개념은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및 체계적 문헌고찰과 같은 근거중심의학의 기본 개념들에 추가로, 통계학의 두 대립적 방법론인 빈도확률론과 베이지안추론에 대해서도 풍부한 논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적 가치가 높다.)

이런 논의에는 초심리학(parapsychology)에 대한 연구도 포함될 수 있다: 여기에는 투시력(clairvoyance), 초능력(ESP), 염력(psychokinesis), 예지력(precognition), 원거리 투시(remote viewing), 죽은 자와의 소통(communicating with the dead)에 대한 연구 등이 있다. 이 분야에 대한 내용들은, 대개의 경우 의과대학의 학부과목들에 가르치는 개념들보다는 보완대체의학의 개념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접촉요법(therapeutic touch), 레이키(Reiki), 원거리 치료, 응용근신경학(applied kinesiology) 및 기공수련(external qigong) 등은 염력의 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초심리학의 주제들은 보완대체의학의 치료법들과 비교해도 더 오랜 기간 동안 과학적 검증의 대상이 돼 왔다. [40,41] 하지만 초심리학쪽도 보완대체의학쪽과 마찬가지로 기껏해야 모호하고 전혀 일관성없는 연구결과가 나왔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리학은 아직도 ‘엉터리 과학(pathological science)’으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42]

초심리학의 역사는 상아탑의 뛰어난 연구자들조차 전혀 기괴한 주장들을 평가하는데는 종종 무력해진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1978년에 마술사 제임스 랜디(James Randi)는 ‘자니 카슨 쇼(Johnny Carson Show)‘를 통해, 초능력자로 널리 알려진 유리겔러(Uri Geller)의 숟가락 구부리기가 알고보면 허위였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유명하다. 랜디는 2명의 10대 마술사들을 섭외했는데, 둘 다 숟가락 구부리기 기술자였다. 랜디가 두 사람을 섭외한 이유는, 초능력자로 행세해서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학교(St. Louis Washington University)의 초심리학 연구소에서 실험을 받아보기 위해서였다. 두 10대 마술사들은 물리학 교수를 포함한 자신들의 후원자들 앞에서 무려 3년이 넘도록 초능력자로 행세할 수가 있었다. [43] 이런 사기극을 구현해보기에 앞서, 랜디는 해당 물리학자에게 거짓을 어떻게 간파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미리 조언을 해줬지만 무시당했다.
 



데이비드 카츠(David Katz)는 예일대학교의 ‘통합의학 컨소시엄 보건센터(Consortium of Academic Health Centers for Integrative Medicine)’ 운영위원회의 위원장이다. 그는 자신이 “우리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 낯선 힘”에 대해 늘 열린 마음을 유지한다고 내게 말한 바 있다. 왜냐하면 자신은 염력을 가진 사람이 포크를 구부리는 것을 봤다는 것이다. [47,48] 카츠 박사는 자신이 눈속임 마술에 속았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애리조나대학교(University of Arizona)의 심리학자인 개리 슈바르츠(Gary Schwartz)는 미국보완대체의학국(NCCAM)이 후원한 ‘생체장 과학에 대한 의학 연구(Frontier Medicine in Biofield Science)’ 센터의 총괄책임자(PI)다. 그는 존 에드워드(John Edward)를 포함한 영매들이 죽은 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주장한다. [49-51]

빅터 시어피나(Victor Sierpina)는 텍사스 대학교 갤버스턴 병원(University of Texas Medical Branch at Galveston)에 소재한, 미국보완대체의학국이 후원하는 대체의학 교육과정의 책임자(PI)다. 그는 ‘미국의사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서평을 게재한 적이 있다. 서평 제목은 “비국부적 정신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the scientific evidence of the effects of nonlocal mind)”였다. 염력을 교통사고 피해자를 위한 치료법으로 제시한 것이다.[52]

위에 언급된 4개 대학들 모두 미국보완대체의학국(NCCAM)으로부터 여러 교육 프로그램 또는 연구비를 지원받는 교육기관들이다.[53] 우리 의과대학 학생들이 난처해서 머리를 긁고 있는 이유가 달리 따로 있겠는가?


결론 : 의료윤리 및 교육윤리
Conclusion: Medical Practice Ethics and Educational Ethics


환자에게 대체의학을 처방하거나, 또는 환자 치료에 있어 대체의학의 연구내용을 참조하는 의사들의 윤리에 대해 다루는 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 논문에서는 근거가 충분할 경우엔 의사도 보완대체의료를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막상 보완대체의료도 아닌 치료법들을 나열하고 있고(“불안감을 덜어내고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한 이완훈련(relaxation training)”;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신요법(psychotherapy), 집단치료(group therapy), 휴식(relaxation) 및 이미지 트레이닝(imagery)”), 다른 한 논문에서는 전혀 근거가 부족한 대체의학 치료법들을 제안하고 있다(가령, 화학적 항함치료 이후 구토증세 완화를 위한 침술 치료법).[54]

관련 또 다른 한 논문은 “의료윤리의 기조를 이룬다고 알려진 폭넓은 원칙 : 자율성(Autonomy)의 원칙, 선행(Beneficence)의 원칙, 악행금지(Nonmaleficence)의 원칙, 정의(Justice)의 원칙”을 다루고 있다.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 환자들은 주류의학(mainstream medicine)은 해줄 수 없는 것들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사이비 주장, 사이비 치료, 사이비 임상시험이 여기에 포함되어서는 안된다.”[55]

다른 곳에서 나는 널리 인정받고 있는 두 개의 의료윤리 관련 문헌들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논의했던 바 있다. 여기엔 미국의사협회의 ‘의료윤리강령(Code of Medical Ethics)’도 포함돼 있었는데, 그 결론은 다음과 같다:


환자 보호에 대한 의무와 정직성 및 진실성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런 도덕적 의무는 결국 안팎으로 과학과 연계돼 있다… 

의사들이 과학적 개연성이 없는 치료법을 권장하거나, 그런 사례를 홍보하거나, 그런 치료법의 활용을 요청받은 경우, 그 치료법들이 일단 과학적 개연성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환자에게 분명히 말해주지 않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다.

환자의 사전동의 없이 플라시보 효과를 활용하거나, 또 환자가 기분이 좋아지도록 하기 위해서 과학적 개연성이 없는 치료를 활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플라시보 효과를 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과학적 사실을 숨기거나 왜곡해서 침술이나 동종요법같은 것을 권하는 일은 정직하지 못한 일이다. [56]


이런 논점에 대해서 물론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논점은 보완대체의학을 가르치고 있는 의과대학에서 충분히 논의해 볼 가치가 있는 논점이다.

 



미국의사협회의 ‘의료윤리강령’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명시되어 있다.


V. 의사는 끊임없이 과학적 지식을 공부하고 발전시키고 적용시켜 나가는 일을 해야 하며, 또한 의학 교육에 대해 헌신해야 하며, 환자들, 동료들 및 대중에게 관련된 올바른 의학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57]


여기에 소개된 임상 사례, ‘미국의과대학생협회(AMSA)’의 ‘보완대체의학교육진흥(EDCMA)’ 교과목들, 그리고 다른 강력한 사례 증거들은 저 강령에 위배되고 있는 일들이 미국 의과대학들의 보완대체의학 관련 교육에서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런 상황에 대해 가장 최신의 논문을 쓴 마커스(Marcus)와 맥컬러프(McCullough)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통합의학(협진) 프로그램들에서 제공한, 문제가 많은 교육과정들은 미국의 의과대학과 미국의과대학생협회 측에 '교육파행(educational failure)‘을 낳았다…

이런 상황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은, 의과대학들이 학생과 환자들 및 사회에 대해서 윤리적 의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


보완대체의학이라는 소재는, 사실은 현대의학에 있어서 의학교육 및 프로페셔널리즘과 관련 근본적이고도 매력적인 많은 주제들에 대해 논의할 여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회는 지금 엉뚱하게 낭비되고 있다. 



킴볼 앳우드(Kimball C. Atwood, MD)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매세츄세츠주, 뉴턴시에 있는 뉴턴 웨즐리 병원(Newton-Wellesley Hospital)에 재직하고 있다.

‘사이언스베이스드메디슨 블로그(Science-Based Medicine blog)’의 고정필자이며, ‘과학적 회의주의 위원회(Committee for Skeptical Inquiry)’의 펠로우이기도 하다. ‘책임있는 의료행위와 의료연구 시민위원회(boards of Citizens for Responsible Care and Research, CIRCARE)’와 ‘사이언스인메디슨 연구소(Institute for Science in Medicine, ISM)’의 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보완대체의료 시술사들에 대한 연구와 관련, 메사츄세츠주 특별위원회(Massachusetts Special Commission to Study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al Practitioners)‘에서 일했으며, 자연요법사(naturopaths)에게 면허를 줘서 제도화시키는 정책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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