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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번 글은 미국의 사이언스베이스드메디슨 블로그의 편집인이자 예일대 의대 신경의학과 교수인 스티븐 노벨라(Steven Novella)의 글 'Does Acupuncture Work or Not?'를 번역한 것입니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서범석 특보가 번역했으며,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황의원 원장이 편집했습니다. 글의 흐름을 위해 다소간 의역을 취했습니다.



‘침술’은 그 효과를 논하기가 꽤 까다로운 대체의학 치료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치료법에는 여하간 물리적인 현상 - 가느다란 침들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도록 조작되는 등 - 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모종의 신체 생리학적 반응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영 불가능하지는 않다.

따라서 ‘침술’보다는, ‘동종 요법(homeopathy)'이나 ‘접촉 요법(therapeutic touch, 번역자주 : 환자의 환부에 손을 대어 병을 치료하는 요법. 치료하는 사람의 혈액 파동이 손가락 끝을 통하여 환자의 혈액파동을 촉진시켜 울혈∙빈혈 등에 의한 환부의 혈행(血行)을 좋게 한다고 한다)’같은, 딱히 눈에 띄는 물리적 현상도 수반되지 않는데다가 효과 또한 전혀 없는 엉터리 치료법들에 대해 논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할 수 있겠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만약 필자가 이번에 내건 제목, ‘침술은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에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구구절절한 설명과 조건들이 불가피하다. 그래도 하여간 침술이 효과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나보고 반드시 답변을 하란다면, 현존하는 최고의 근거에 기반한 내 답변은 ‘(단서가 달린) 아니올시다’라는 것이다.
 



BBC 가 소개한 침술 관련 독일에서의 대규모 연구

나는 최근 영국 BBC 방송과 같은 여러 언론들이 보도한, ‘침술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근거인 양 앞다투어 다루고 있는 한 연구논문’를 살펴보았다. 2007년에 발표된 이 연구논문이 저명한 학술지에 실렸고 대규모 피험자들을 다루긴 했으나, 침술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내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구독료를 내야 하긴 하지만, 해당 연구 원문을 보고 싶다면 다음 링크 주소를 방문해 보기 바란다. German Acupuncture Trials (Gerac) For Chronic Low Back Pain Randomized, Multicenter, Blinded, Parallel-Group Trial With 3 Groups , 편집자주 : 최고 권위 내과학술지 중 하나인 '아카이브오브인터널메디슨(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논문으로, 현재는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었다.)

허리통증 치료에 침술을 활용하였다는 저 독일에서의 대규모 연구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하인츠 엔드레스(Heinz Endres)’ 박사는 세 개의 치료군에 무작위 배정된 1,100명의 대규모 환자들을 연구했다.

첫 번째 치료군은 마사지, 항염증 치료법, 온열 패드 등의 표준 치료법으로 치료했다. 두 번째 치료군은 침술로 치료했다. 마지막 세 번째 치료군은 ‘가짜 침술 치료법(sham acupuncture, 번역자주 : 침을 꽂되 그 깊이가 깊지 않고 비트는 등의 조작도 가하지 않으며 전통적인 경혈 위치에 꽂지 않는 치료법으로 이는 진짜 침술 치료법에 대한 플라시보 대조군에 활용하고 있다.)’으로 치료하였다. 6개월이 지난 후 침술 치료군의 경우는 47% 의 환자들이, 가짜 침술 치료군의 경우에는 44% 의 환자들이, 침술을 시행하지 않은 통상적인 표준 치료군에서는 27% 의 환자들이 차도를 보였다.

일단 이 단일 연구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침술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로서는 물론 침술이 과학적 개연성이 있느냐 없느냐는지와 전체 침술 논문의 맥락 하에서 이 연구 결과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또 우리는 적절한 하위, 파생적인 의문들에 대해서도 답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침술은 과학적 개연성이 없는 메커니즘에 기반하고 있다

첫 번째로 우리가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은 ‘진짜’ 침술과 ‘가짜’ 침술의 차이이다. 침술은 신묘한 생명 에너지인 '기(氣)'가 우리 몸을 타고 흐르며 이 에너지의 흐름이 건강이나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미신적이며 과학 이전 시대에 살았던 고대인들의 아이디어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기(氣)가 정체되거나 할 경우 침술을 통해 그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고대 중국인들은 믿었던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런 생각은 과학적 개연성이 손톱만큼도 없다. 즉 이런 아이디어 따위는 그냥 폐기 처분해도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미다.
 



침술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는 이론에 근거가 있는가? 있기는 하다. 바로 압도적인 수의 ‘부정적인’ 근거가 말이다. 지금 내가 분석하고 있는 독일에서의 침술 연구 역시 학계의 그런 부정적인 합의를 잘 지지해 주고 있는 근거다.

‘진짜’ 침술과 ‘가짜’ 침술을 비교하는 아주 잘 설계된 실험들을 보면, 이 둘이 효과에서 아무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 독일에서의 연구도 두 치료군의 차도율은 각각 47%, 44% 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바로 어느 곳에 침을 꽂든지, 혹은 꽂은 침을 어떤 식으로 조작하든지와는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왜일까? 바로 기(氣)가 흐른다는 경락 따위는 없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저런 명백한 데이터를 보고서도 ‘이번 연구를 통해 결국 기(氣)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라거나 ‘전통적 침술은 엉터리다’라는 기사 타이틀을 뽑아내는 언론 매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

소위 ‘의학적’ 침술이니 뭐니 하는 등의 주장을 포함해서, 기(氣)라는 개념에 근거를 둔 모든 침술 관련 주장들에는 이론적 기반이 없으며, 오히려 여러 경험적 근거들로써 확실하게 반박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므로 무슨 암(癌)과 같은 질환을 침술로 고치겠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일 것이다.

침술이 과연 통증 완화에는 도움이 되는가?

하지만, 저 연구 결과를 보고서도 침술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다소 그럴 듯해 보이는 주장이 나올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신체의 아무 위치에나 침을 꽂는 것이, 실제로 인체의 어떤 생리학적 반응을 촉발시켜서 통증, 메스꺼움, 두통, 혹은 이와 유사한 증상들을 보이는 만성 질환들의 증상을 관리하는 데는 혹시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식의 주장 말이다.

이런 훨씬 정교한 침술 옹호 주장에 대한 필자의 답변은 역시 잠정적으로 ‘천만의 말씀, 그래도 침술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지만 - 최소한 이를 100% 확실하게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충분치 않은 것이 사실이긴 하다 -, 그런 낮은 수준에서의 침술의 효과라도 여하간 지지할 수 있는 괜찮은 근거만 나온다면야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없지는 않다.
 



기나 경혈 개념을 전제로 한 만병통치약으로서의 갖가지 침술 효과 운운은 다 사이비 주장이라는 것은 따로 더 언급할 것도 없다. 나로서는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지금 저 BBC 가 인용보도한 독일에서의 대규모 연구가, 침술이 만성질환 증상의 완화에 다소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주장도 뒷받침하기 어려운 근거라고 생각한다.

첫째, 저 연구는 표준 치료법으로 치료받은 그룹의 환자들은 자신들이 침술로 치료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매우 명백한 문제점이 있다. 그들이 전혀 ‘맹검 처리’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둘째, 저 연구의 큰 문제 중 하나는 허리통증이 복잡미묘하여 치료하기 매우 까다로운 질환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에게 나타나는 허리통증은 관절염 통증으로 인한 것일 수도, 염증으로 인한 것일 수도, 근육 긴장으로 인한 것일 수도, 연조직 통증이나 신경통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이런 모든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즉, 외생적인 변수가 너무 많기에 임상시험의 대상으로 다루기가 무척 까다롭다는 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해당 연구에서 표준 치료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차도를 보인 비율이 적절하게 나왔는지 의문이 든다. 27% 라는 비율은 지나치게 낮지 않은가 싶기 때문이다. 다른 실험에서는 12주 내로 많게는 65% 에 달하는 만성 허리통증 환자들이 차도를 보였는데 말이다.

해당 연구에서의 표준 치료군에서 보이는 그런 낮은 반응율은 ‘가짜’ 침술 치료군과 ‘진짜’ 침술 치료군에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났을 개연성을 남겨두며 우리가 이 연구에서 볼 수 있는 ‘효과 크기(effect size)’의 편차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진짜 및 가짜) 침술 치료군에 침술 이외의 부가적 요소들이 엿보이는 것도 문제이다. 치료 장소에 음악을 틀거나 향(香)을 피워 피험자들이 정신적으로 이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던 것이다. 또 침을 삽입하기 전에 종종 침 자리를 시술자가 어루만졌는데, 이는 부드러운 마사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사실, 일전에 한 침술사가 나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고백한 적도 있다. 자신이 보기에는 본격적으로 침을 시술하기 전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정작 침 시술로 얻는 이득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이다. 이 모든 상황들로 발생하는 기타 변수들로 인해 침 자체가 그 어떤 생리학적 이득을 발생시킨다고 결론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결론 및 권장 사항

이쯤에서 전통적 침술 치료의 이론적 기반인 기(氣)라는 것은 용도 폐기 처리해도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 고대 중국식 진단법에 따라 침을 꽂아야 한다든가 기(氣)가 있다는 식의 주장은 틀렸다고 확신할 수 있다.

어느 부위에 침을 꽂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의학적 침술입네 뭐네 하는 그 어떤 허튼 주장들 - 침을 시술하여 증상을 치료하기 보다는 질환 자체를 치료한다는 - 도 폐기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연침에 대한 연구 결과 역시 침술을 적절한 관련 치료법으로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하다. ( A meta-analysis of acupuncture techniques for smoking cessation )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다양한 통증 질환이나 메스꺼움 등에 대한 대증요법(symptomatic treatment)으로서 침술을 활용할 것이냐 아니냐 정도일 뿐이다. 여전히 침술을 에워싸고 있는 몽매주의적인 헛소리들은 다 걷어치우고, 이 남은 질문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나는 중요하리라고 생각한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플라시보 효과를 상회하는 그 어떤 이득이 침술에 있는 것인가? 침술로 치료할 때 침을 꽂는 것이 과연 꼭 필요한 치료 구성 요소이기는 한 것인가? (아직까지 이런 질문에 확실한 답변을 주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침술이 효과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 근저에 깔린 생리학적 메커니즘은 무엇이며 그 메커니즘을 활용할 더 손쉽고 덜 '침습적(invasive, 편집자주 : 생체에 상해를 수반하는 것)'인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제대로 답변을 하고 또 사람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원하면서 보완대체의학의 고질적인 문제 - 매우 협소한 분야에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마치 사이비과학 시스템 전체를 정당화하는 식의 - 도 역시 피하고자 한다면, 일단 침술 스스로가 자신의 몽매주의적인 근원부터 박차고 나와야 할 것이다.

바꿔 말해서, 침술이 허리통증 치료에나 약간의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소한 근거를 가지고서, 암 등 모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그딴 황당한 연결 고리부터 당장 파기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위에서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침술 관련 연구의 설계부터 변경할 필요가 있다. 관련 연구설계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긴 하나 여전히 플라시보 효과나 다른 변수들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라서 이야말로 일관성 없는 긍정적 결과만을 양산하는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진짜 '이중 맹검 처리된 연구(double blind test)'부터 고안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진짜 침술과 가짜 침술을 비교하는 것 말고 (진짜 침술이든 아니든) ‘침술’과 ‘침술이 아닌 것’을 비교해야 할 것이다.

이쯤에서 한 가지 제안할 것이 있다. 불투명하고 단단한 통 안에 든, 실험용 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침이 든 통으로 미리 피부에 압박을 가하면, 피험자들은 나중에 침이 피부에 삽입됐는지 아닌지 구별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 이를 전문 용어로 ‘투 포인트 구별(two-point discrimination)’이라고 하며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신경이 두 자극을 분리해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몇몇 연구에서 (불투명한) 유리 통 안에 든 실험용 침을 활용한 적이 있다.

이것은 피험자들을 맹검 처리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침술 시술자까지도 맹검 처리해야 할 것이다. 실험 설계를 이런 식으로 바꾸면 침을 맞는 사람이나 침을 놓는 사람이나 침이 실제로 삽입되었는지 아닌지 모르게 되므로, 침술 효과에 측정에 있어 우리는 ‘침 삽입’이라는 유일한 변수만을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가 침술 관련 논문들에서 본 것은 별 가치도 없는 ‘잡스런 정보(noise)’에 불과했다(필자가 예전에 썼던 포스팅을 참고할 것. 편집자주 : 스티븐 노벨라의 해당 글은 한국어로도 번역됐다. 대부분의 의학 연구는 잘못된 것일까?). 이런 ‘잡스런 정보’에 초연해지기 위해서는 더 나은 연구가 계속 나올 필요가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침술사들이나 언론 매체가 밑도 끝도 없는 사이비과학적 주장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편협한 과학적 근거들을 들러리로 세우는 것부터 당장 멈추는 것!




덧붙이는 말(Addendum) :

‘오랙(Orac)’(편집자주 : 종양학자이자 의사로서 과학중심의학의 주창자 중 한 사람인 데이비드 고스키(David Gorski)의 필명이다.) 역시 저 독일에서의 침술 연구에 대해 웅변적 코멘트를 달았다. (Yawn…another overhyped acupuncture study)

오랙은 해당 연구 계획 상 피험자들이 실험 중 금지된 치료법을 받았을 경우 반응자 그룹에서 무반응자 그룹으로 옮겨야 했는데, 표준 치료군에서 무려 50%가, 침술 치료군에서는 각각 고작 35%, 33%만이 그렇게 하였다는 점을 추가로 지적하였다. 이러한 차이점으로 인해 침술 치료법의 효과가 표준 치료법을 훨씬 상회하도록 인위적으로 증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배드사이언스(Bad Science)’의 저자인 ‘벤 골드에이커(Ben Goldacre)’ 또한 저 논문에 대해 언급했다. (Acupuncture and back pain: some interesting background references)

벤 골드에이커는 해당 연구에서 플라시보 효과의 역할에 대해 논하였고, 그 전에는 침술 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는 8년차 만성 허리통증 환자들이 해당 연구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것은 해당 임상시험에서 잠재적 편향성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표준 치료법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난치 환자들이 선택되었기에 침술에는 그리도 선뜻 반응을 하였다는 말이다. 이 사실로 표준 치료법에 대한 반응율이 왜 그토록 낮은지, 표준 치료법과 침술 치료법 사이에 보이는 반응율의 차이가 왜 그렇게 큰지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이렇게 바꿔 말해 보겠다. ‘X’라는 증상에 대한 ‘A’ 치료법을 ‘X’라는 증상에 대한 ‘B’ 치료법과 비교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X’ 증상을 가진 피험자 1,000명을 모았는데 이 사람들은 ‘A’ 치료법으로 치료 받은 경험이 있지만 ‘A’ 치료법이 잘 먹히지 않았으며 ‘B’ 치료법으로는 치료받아본 적이 없다고 해보자. 당신은 두 치료법을 이런 식으로 비교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볼 수 있겠는가?

끝으로 (자화자찬하고 있다는 욕을 먹을 지라도) 이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 독일에서의 연구에 대한 주류 언론 매체의 반응은 실로 어처구니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 연구가 갖고 있는 진짜 함의를 완전히 놓쳤을 뿐 아니라, 이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맥락 속에서 전달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반면에 우리와 같은 과학 전문 블로거들이야말로 적절한 배경 지식으로 무장하고 통찰력이 넘치는 비판적 분석들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나로서는 과학 관련 이슈들에 관해서 만큼은, 기존 언론 매체들보다 과학 전문 블로거들이 훨씬 더 대중들에게 정확한 사실들을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 차츰 분명해지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를 찾으려면 관련한 인터넷 블로그들을 뒤지면 금방 알게 될 일이고, 나의 최종 입장은 다음과 같다.

바로 비과학적 성향의 저널리스트들 때문에 주류 과학 저널리즘이 완전히 망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스스로 알아서 모인 일군의 과학자 및 교육자들인 과학 전문 블로거들이야말로 대중의 과학적 이해도를 고취시키는데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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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프로필 :

퇴몽사(退蒙士) 서범석

현재 입시 관련 정보를 다루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사회기여활동으로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홍보특별보좌관’도 겸임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성균관-조지타운 대학교 TESOL 과정을 수료했다. 20년 넘게 중증 아토피로 고생하며 여러 대체 의학을 접했지만, 그 허상에 눈을 뜬 후 사이비 의‧과학 속에 자리잡고 있는 ‘몽매주의’를 퇴치하는 번역 및 집필 작업에 뛰어들었다.

저서: Q&A TOEIC Voca, 외국어영역 CSI(기본), 외국어영역 CSI(유형), 외국어영역 CSI(장문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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