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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번 글은 과학적 근거의 대체의학 비평 팟캐스트인 'Quackcast'를 운영하는 의사 마크 크리슬립(Mark Crislip)이, 사이언스베이스드메디슨 블로그에 올린 글 'Moxibus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서범석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홍보특보가 번역하였으며, 황의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원장이 편집하였습니다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형태의 ‘한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 漢醫學)’ 치료법들이 있는데, 그것들 대부분은 동일한 이론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즉, ‘존재하지도 않는’ 경혈(acupuncture point, 經穴)을 자극하여, 역시 ‘존재하지도 않는’ 기(qi, 氣)의 흐름을 바꾼다는 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한의학 치료법이라는 동일한 주제 하에, 이 이론에 기반한 수많은 변주곡(變奏曲)이 있는 셈이다.

한의학 치료법들 중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침술 치료법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부항 치료법들이 모두 저 '기'의 흐름을 바꿔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데 저 '기'라는 녀석은 쉽게 길들일 수 없는 맹수로서 ‘침 깨나 놓는다’는 '침술 카우보이'조차 정문으로 울타리 안에 몰아넣을 수는 없는 종류의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저 다루기 힘든, 알쏭달쏭한 생명 에너지 – '기'를 가리킴 – 를 길들이는 다른 방법, 곧 ‘뜸(moxibustion, 灸)’이라는 것도 한의학 치료법 중에 있다.
 



뜸 치료는 경혈 위에다 쑥을 놓고 태우는 방법이다. 그럼 여기서 ‘쑥(Mugwort)’이란 무엇인가?

‘쑥’은 국화과(daisy family, 菊花科)의 풀로서 돼지풀(ragweed)과 관련 있으며, 돼지풀과 마찬가지로 ‘고초열(hay fever, 枯草熱)’을 발병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또 음식을 만들 때도 넣었고, ‘홉 열매(hops)’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맥주를 만들 때 쓰이기도 했다.

왜 뜸을 뜰 때 쑥을 쓸까?

나로서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이런 주장에서 그럴 듯한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저 '수천 년 동안 써왔기 때문에 쑥뜸이 최고'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뜸은 어떻게 뜨는가?

몇 가지 방식이 있다. ‘직접구(direct moxibustion, 直接灸)’와 ‘간접구(indirect moxibustion, 間接灸)’가 그것이다.

2도 화상을 입도록 살을 태워

‘직접구’에서는 원추형으로 생긴 자그마한 뜸쑥을 경혈 위에 놓고 태운다.

이 직접구 방식은 다시 ‘자국을 내는 방식(scarring)’과 ‘자국을 내지 않는 방식(non-scarring)’으로 나뉜다. ‘자국을 내는 방식’이란 뜸쑥을 경혈 위에 올려놓은 후 ‘살에 물집이 잡히고 탄 자국이 생길 때까지’ - 의학적으로는 이를 깊게 부분적으로 딱딱해지는 2도 화상이라고 부른다 - 태우는 것이다.

‘자국을 내지 않는 방식’은 살이 화상을 입기 전에 뜸쑥을 치우는 것이다. 얼마나 멋진가!

통증이나 화상의 위험이 적기 때문에 ‘간접구’ 방식이 더 인기가 있다. 놀랍도다! 하여간 사람들이 2도 화상을 피하려고 하다니! 간접구는 살갗이 빨갛게 될 때까지 불붙인 뜸쑥을 피부 근처에 대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형태의 간접구는 침술용 침과 뜸쑥을 같이 사용한다. 경혈에 꽂은 침을 뜸쑥으로 감싼 후 불을 붙이는 것이다. 침이 달구어지면서 살갗 또한 뜨거워지기는 마찬가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기의 흐름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헌데 무슨 방식을 쓰든 간에 대체 환자에게 2도 화상을 입히는게 도대체 어떻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 가상의 '기'야 더더군다나 말할 것도 없고 – 나로서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어떤 경우에 뜸술을 시술할까? 어떤 것이든지 아무 것이든지 다 통한다. 내 생각에, 화상 치료만 빼고 말이다. 화상을 치료하겠답시고 뜸을 뜬다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 될 것이다. 뜸은 종종 부항이라든가 침술 같은 다른 '기' 조정 치료법과 함께 쓰이기도 한다.
 



효과도 없으면서 계속 사용

뜸은 고혈압, 통증, 테니스 엘보,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및 유사한 근본 원인을 가진 모든 질환에, 이렇다 할 효과도 없으면서 계속 활용돼 왔다.

내가 생각하기로, 당신이 가진게 쑥 밖에 없다면, 뜸술 말고는 할 게 없다. 헌데 뜸술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은 그 질이 형편없고 그마저 편향되어 있다. 또한 뜸술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은 하여간 ‘한의학 치료법들은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연구들은 절대 발표되지 않는 아시아쪽에서 자주 나온다는 것도, 뭐 놀라운 사실조차 아니다.

뜸 치료와 관련 근거중심의학의 최고급 연구방법론인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로 연구한 결과물들을 다시 '체계적 문헌고찰'로 연구한 한 논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

"결론적으로 말해, ‘(뜸 치료에 관한) 체계적 문헌 고찰들’을 고찰한 본 연구에서는 뜸이 몇 가지 제약 사항으로 인해 다른 질환들에 효과가 있다는 확고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으나, 둔위(臀位)된 태아의 위치를 교정하는데 만큼은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뜸 치료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들' 전부가 편향된 결론이 나올 위험성이 큰 연구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므로, 뜸의 치료적 가치를 논하기에는 엄청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 Does moxibustion work? An overview of systematic reviews )
하여간 뜸술과 관계된 모든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들에서 뜸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더 양질의 연구들이 행해져야 한다고 한결같이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조차 생각하지 않을 작정이다. 부정적인 결과의 연구가 나왔다고 해서 지금껏 단 한번이라도 (한의학) 옹호자들이 거기에 설득된 적이 있기는 하냔 말이다.

살갗 바로 위, 또는 살갗 근처에 쑥을 태우는 것이 어떤 질환에라도 여하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전 개연성(prior plausibility, 역주 : 기존의 잘 입증된 의학적 지식과 연결지점이 있고 올바른 의학지식으로 인정될 개연성)'이 ‘제로(0)’ 근처라면, 나는 그런 것에 돈을 낭비하지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사전 개연성'이 제로 근처라는 것은 바로 ‘보충‧보완‧대체의학(SCAM, Supplements an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을 규정짓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에 ‘보충‧보완‧대체의학’ 옹호자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그 기이한 의학이 사실상 합당한 근거가 없음을 입증해주는 사실관계가 드러나는데 대해서는, 마치 임질(gonorrhea, 痳疾)균과 관련해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것보다 더 빨리 내성력을 길러버리곤 한다.
 



뜸의 효과에 관한 유명한 주장은 ‘미국의사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린 “둔위된 태아의 위치 교정”이라는 글인데, 이는 (뜸을 뜨면) 잘못 들어선 태아의 위치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오래 전부터 ‘한의학’에서는 방광경락의 67번째 경혈인 지음혈(Zhiyin, 至陰穴)에 뜸을 뜨면 ‘자리를 잘못 잡은(= 둔위 혹은 역위된)’ 태아의 위치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말해왔다. 뜸술이란 쑥 성분을 함유한 한약재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여 경혈을 자극시키는 중국의 전통 방식이다. 지음혈(至陰穴)은 새끼발가락 바깥쪽 밑에 위치하고 있는 경혈이다. ( 'Moxibustion for Correction of Breech Presentation -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
해당 연구자들은 ‘맹검처리하지 않은(non-blinded)’, ‘소규모의(small)’, ‘위약군조차 없는(non-placebo)’ 실험을 ‘중국에서(in China)’ 행하였는데, 어쨌건 실험 결과로는 뜸술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직히 나로서는 '새끼발가락에 쑥을 올려놓고 태우면 자궁 속에 있는 아가가 위치를 바꾸도록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애초에 전혀 얼빠진 생각처럼만 느껴진다. 따라서 나는 이따위 무슨 효과가 있다는 식 실험 결과들은 그저 데이터의 잡음(noise)에 의한 것에 불과했을 뿐이며, 반복실험을 했을 때 같은 결과를 얻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겠다. 허나 달리 보는 사람들도 있기는 한 모양이다.

해당 연구자들은 그 실험을 이탈리아에서도 반복했던 것이다. 놀랍게도(?), 이탈리아에서는 뜸술이 둔위된 태아의 위치를 바로잡는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of moxibustion for breech presentation' )

근거중심의학의 전진기지인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에서는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
"아무 치료도 하지 않은 것과 비교해 볼 때, 뜸 치료를 한다고 해서 ‘머리의 위치가 정상위이지 않은(non-cephalic presentations)’ 태아의 출산 횟수 역시 줄지 않았다."( Cephalic version by moxibustion for breech presentation )
뜸술에 부작용으로서의 합병증이 있을까? 물론이다. 가장 흔히 보고되는 합병증은 화상이다. 2도 화상을 야기하는 몇 가지 (뜸술의) 기법을 고려해 볼 때, 화상은 (뜸술의) 사소한 부산물 정도가 아니라 주된 특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합병증 문제에 관한 논문이 있는데, 연구자들이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본 연구에서 규명한 가장 흔한 뜸 치료의 결과들로는 알레르기 반응, 화상, 봉와직염(cellulitis, 蜂窩織炎)이나 C형 간염 같은 감염증이 있다. 알레르기 반응들은 여섯 사례가 보고되었다(이 중 넷은 감염증과, 둘은 화상과 관련이 있었다). 다른 사례들로는 안구 건조증(xerophthalmia, 眼球乾燥症), 피부 건조증(xeroderma), 색소가 과잉 침착된 피부 반점, 눈꺼풀이 처지거나 뒤집히는 증상 등이 있다. 임상시험 중에 피부 발적(rubefaction), 뜨거운 느낌, 가려운 느낌, 연기로 인한 불쾌감, 전신 피로, 소화 불량, 분노 지수 상승, 두통, 화상 등의 다양한 부작용 사례들이 보고되었다. 명치 부위 혹은 갈비뼈 아래 부위 중 한 곳에 대한 압박감, 메스꺼운 증상을 동반한(혹은 동반하지 않은) 악취감, 인후통(咽喉痛), 복통, 조산(早産), 전방 태반 부위에 대한 과도한 압박으로 인한 양막(羊膜) 조기 파열 혹은 출혈 등의 부작용 사례가 임산부들에게서 보고되었다." ( 'Adverse events of moxibustion: a systematic review' )
요약하자. 뜸술 역시 어떤 질환에도 효용이 없으면서 부작용과 합병증이 발생하는 여러 한의학 치료법들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뜸 치료에 내재된 메카니즘의 몽매주의성에 비추어 볼 때, 나로선 이런 것과 관련해 단지 임상시험을 하는 데조차도 더 이상 돈을 낭비할 그 어떤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역자 프로필 :

퇴몽사(退蒙士) 서범석

현재 모 고등학교에서 입학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기여활동으로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홍보특별보좌관’도 겸임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성균관-조지타운 대학교 TESOL 과정을 수료했다. 20년 넘게 중증 아토피로 고생하며 여러 대체 의학을 접했지만, 그 허상에 눈을 뜬 후 사이비 의‧과학 속에 자리잡고 있는 ‘몽매주의’를 퇴치하는 번역 및 집필 작업에 뛰어들었다.

저서: Q&A TOEIC Voca, 외국어영역 CSI(기본), 외국어영역 CSI(유형), 외국어영역 CSI(장문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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