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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왜 장외 애국세력을 무시하는가

현실정치 참여는 새누리당이 열어주는 것이 아니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가 KBS 측의 거짓음해로 낙마한 뒤부터, 애국진영 인사들끼리 모이면 신당 창당 논의가 끊이지 않는다. 이는 그만큼 새누리당과 장외 애국진영 사이의 골이 깊다는 점을 의미한다. 최근에 열린 애국인사들의 토론행사였던 ‘열정으로 묻는다’에서도 한 인사는 “아무리 이야기해도 듣지 않는 새누리당에 미련둘 필요없다. 창당을 준비해야한다”는 주장을 쏟아냈다. 실제 창당 여부를 떠나서, 새누리당과 장외 애국진영 간의 갈등 혹은 이질감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어놓을 필요가 있다.

2012년 총선에서는 좌우 양진영의 정치권과 시민운동판의 관계가 극명하게 대립되었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참여연대 김기식, 민언련의 최민희, 민변의 송호창 등등 시민사회 인사들이 창당을 주도하며 속속 공천을 얻어 정치권에 합류했다.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장외 애국진영과의 접촉조차 꺼려했다. 애국진영의 몇몇 시니어 인사들이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났을 때, “표에 도움이 안되니 가까이 오지 마라”는 모욕적 언사를 듣기도 했다. 장외 애국진영의 대표적 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영조 대표는 광주사태 관련 좌익언론들의 거짓음해 보도에, 확정되었던 공천까지 박탈되었다.

물론 2012년 총선의 상황이 좌익 무상 포퓰리즘이 극에 달했던 시기로 장외 애국진영의 정치적 입지가 무척 좁았었다. 그러나 그 이전, 한나라당이 휩쓸었던 2008년 총선에서도 큰 차이는 없었다. 처음부터 한나라당 혹은 새누리당과 장외 애국진영의 관계는, 챙기는 세력 따로, 싸우는 세력 따로였던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장외 애국진영의 역사가 깊지 않다. 본격적으로 장외 애국진영이 독립적, 자생적으로 투쟁을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정권 이후이다. 그 이전의 애국단체들은 정부 여당의 지원을 받아온 관변단체였다. 정권이 좌로 넘어간 뒤부터, 국민행동본부 등 자생적 애국단체가 결성되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80년대부터 활동을 이어온 좌익단체들에 비해 활동 역사가 짧다.

애국진영, 현실 정치권과 함께 투쟁해 본 적이 없다


둘째, 비슷한 이유로 좌파와 달리 제도 정치권과 함께 투쟁을 해본 경험이 미천하다.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경우 김대중, 김영삼의 제도 정치권과 장외 민주화 혹은 좌익단체가 함께 밀어붙였다. 그러다보니 그 세력이 서로 교감하여 장내외 경계를 허물었다. 반면 애국진영의 경우 노무현 정권 시절, 사학법 개악 반대, 이명박 정권 시절 광우병 거짓난동 반대 투쟁을 한 바 있지만, 이는 방어적 개념이었다. 공격적으로 정치권과 함께 대한민국의 중심에 들어설 만한 투쟁을 한 경험이 없다. 함께 투쟁을 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새누리당과의 동지의식이 있을 수 없다.

셋째, 제도 정치권에 들어가기 위한 조직적 활동이 없었다. 88년 총선을 앞두고 재야세력은 조직적으로 김대중의 평민당에 입당했다. 또한 2000년도에는 386 전대협 출신들이 대거 새정치민주당에 입당했다. 2012년 총선 때는 문성근씨의 백만민란이 중심이 되어 입당했다. 반면 애국진영에서는 이런 식의 조직적 입당이 없었다. 대개 개별 인사들이 공천을 신청했다가 서류에 탈락했다.

넷째, 장외에서의 위협적인 신당창당이 전무했다. 좌익에서는 유시민이란 인물이 개혁당, 참여당 등 두 번의 위협적인 정당을 창당했다. 장외 세력의 의견을 받지 않으면, 표를 갈라먹을 정당이 창당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반면 애국진영에서는 한두 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킬 수 있을 정도의 신당 창당을 한 바가 없다. 지만원씨, 봉태홍씨 등이 강력한 애국노선으로 창당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새누리당에서는 “어차피 공천 안줘도 아무 힘도 없는 세력”이란 고정관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사유들은 어차피 형식적인 것들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장외의 애국세력이 다음 총선을 겨냥하여 창당한다 했을 때, 최소한의 정치자금을 만들어서 최소한 10명 정도의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이 좌우가 대립된 상황에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애국진영의 지지층인 50대 이상의 보수층 유권자들은 아무리 새누리당이 탐탁치 않아도, 일단 친노좌익종북 세력 척결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즉 새누리당의 기회주의 세력들의 “어차피 너희는 우리밖에 찍을 곳 없지 않냐”는 자신감이다. 즉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벌어지지 않는 한, 애국세력의 창당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애국세력의 현실정치 참여는 스스로의 노력 이외에 현실 정치권의 지각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개헌 정국이다. 애국진영은 국회식물화법 탓에 민생법안을 내팽겨친 국회에 대해 해산투쟁을 준비해왔다. 그 국회가 여야를 아우른 개헌세력에 의해 장악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들이 민생법안을 제쳐두고 무모한 개헌을 추진하게 된다면, 장외의 애국세력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새누리당을 분열시키든, 신당을 창당하든 현실정치에 깊이 참여할 수밖에 없다.

애국진영 현실정치 참여는 역사적 흐름의 순리


지금껏 애국진영 전체가 현실 정치에 들어가겠다고 합의된 것도 아니었다. 외부에서 강력한 자유통일 노선을 바로잡고, 이 노선의 힘으로 제도권을 견인하면 된다고 생각한 인사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과연 저들이 원칙과 노선에 따라 견인이 되겠는가”라는 회의감이 팽배하다.

이제껏 애국진영은 주로 새누리당의 탓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과연 애국진영이 당장 내일부터 제도권에 들어갔을 때, 지금의 새누리당보다 더 잘할 수 있을지, 스스로 점검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현실정치 참여의 길은 새누리당이 열어주는 게 아니라, 역사적 흐름의 순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준비가 안되어있으면, 새누리당과 새민련의 수많은 정치 낙오자들의 운명과 똑같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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