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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의 이상한 서울지역 총선 예상 기사

조사 결과는 한나라당 압승, 기사는 한나라당 참패

내년 총선에서 ‘의회권력 교체’를 바라는 좌파 정치세력 및 그 지지자들에게 유쾌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서울지역 48개 지역구 중 28개에서 한나라당 현역의원 또는 당협위원장들이 민주당 현역의원 또는 당협위원장들을 상대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격차로 앞서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한나라당의 자체 조사도 아니고, 우파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도 아니다. 이념적으로 왼쪽에 있는 경향신문이 발간한 주간경향 912호에 실린 여론조사 결과다. 그렇기에 좌파진영으로서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여론조사를 보도한 주간경향의 기사 제목과 논조는 이 여론조사 결과와 180도 다른 내용이다. 매체는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승부처 서울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구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 방식과 갖가지 정책 실패 탓이다. 주간경향은 여론조사 가상대결을 통해 이를 확인해봤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원인 지역구가 현재 40곳에서 28곳으로 줄어든 것이다. 감소율 30%”라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한나라당 28곳 vs. 민주당 5곳 각각 우세

주간경향과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가 공동으로 지난 1월13일부터 24일까지 12일 동안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2만4336명(48개 지역구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각 지역의 현역 의원과 원외위원장을 대상으로 가상대결을 붙인 결과, 한나라당이 오차범위(±4.4%)를 넘어 우위를 보인 지역은 중구(나경원), 용산(진영), 동대문갑(장광근), 동대문을(홍준표), 성북갑(정태근), 성북을(김효재), 도봉갑(신지호), 은평갑(안병용), 은평을(이재오), 서대문을(정두언), 양천갑(원희룡), 양천을(김용태), 강서갑(구상찬), 강서을(김성태), 영등포갑(전여옥), 영등포을(권영세), 동작을(정몽준), 관악갑(김성식), 서초갑(이혜훈), 서초을(고승덕), 강남갑(이종구), 강남을(공성진), 송파갑(박영아), 송파을(유일호), 강동갑(김충환), 강동을(윤석용), 노원병(홍정욱), 관악을(김철수) 등 28곳이었다. 절반 이상의 지역구에서 한나라당이 여유 있는 격차로 민주당에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총선이 1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 다소 성급한 감은 있지만, 이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견하는 여론조사 결과다. 60여개의 선거구가 있는 영남을 지역적 지지기반으로 둔 한나라당으로서는 수도권에서 반타작만 성공하더라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여론조사 결과 서울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를 넘어 우세한 지역은 광진을(추미애), 마포을(정청래), 구로갑(이인영), 구로을(박영선), 동작갑(전병헌) 등 5곳에 불과했다. 현 정권 심판 및 2012년 정권교체를 강하게 주장해 온 좌파진영으로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주간경향은 “이번 조사 결과대로라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등 야당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들보다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익은 분석을 내놓았다. 사실상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견한 여론조사를 앞에 두고서도 ‘민주당 우세’를 일방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셈이다.

이어 주간경향은 서울의 민심과 관련한 고성국, 김형준 등의 분석도 곁들였다. 이들의 분석 또한 주간경향의 기사만큼이나 설득력이 약하다. 매체에 따르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서울의 민심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집회 이후에 이명박 정부에 돌아섰다”고 말했고,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서울지역 의원은 친이(이명박)계 의원이 대부분인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오버랩되는 친이계 의원들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분석 인용도 여론조사 결과와 ‘엇박자’

그러나 ‘서울의 민심이 이명박 정부에 돌아섰다’는 고성국 박사의 논리는 서울지역 48개 지역구 중 절반을 넘는 28개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예비주자들이 우세하다는 주간경향의 자체 여론조사 앞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또 ‘서울에서 친이계 의원들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다’는 김형준 교수의 주장과 달리 이재오(은평을), 정몽준(동작을), 홍준표(동대문을), 장광근(동대문갑), 정태근(성북갑), 김용태(양천을), 정두언(서대문을), 김성태(강서을), 고승덕(서초을), 공성진(강남을) 등 28명의 현역 의원들은 민주당 인사들과의 가상 대결에서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친이계 핵심이거나 범 친이계에 포함되는 인사들이다. 결국 매체는 여론조사 결과와 180도 다른 김형준 교수의 주장을 ‘전문가 분석’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를 넘어 우세한 지역은 광진을(추미애), 마포을(정청래), 구로갑(이인영), 구로을(박영선), 동작갑(전병헌) 등 5곳이었다. 이 중 광진을, 구로을, 동작갑은 민주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이므로 ‘친이계 의원 심판’ 여론의 근거는 되지 못한다. 구로갑은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이기는 하나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에 가까운 지역구이므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고, 마포을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의 지역구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연령별 가중치에 따른 보정작업도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론조사를 진행한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는 미디어워치와의 통화에서 “ARS 여론조사의 경우 젊은 층의 응답률이 실제 유권자 대비 비율에 비해 낮기 때문에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반영하기 위해 보정작업을 실시했다”며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도 리서치뷰는 이 같은 여론조사 방식에 힘입어 타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확한 적중률을 나타낸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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