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선정보도에 대한 짧은 설전이 오고가는 과정에서 야당 추천 이완기 이사가 MBC 광우병 보도에 대해 ‘잘못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MBC ‘PD수첩’ 방영 후 대규모 시위로 발전된 일련의 사태는 이 후, ‘광우뻥 사태’ 이라는 조롱 섞인 단어로 회자되고 있다. ‘광우병’ 관련 키워드로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면 뉴스 카테고리를 제외 한 나머지 카테고리에서는 당시 상황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로 야당의 추천을 받아 방문진에 입성한 이완기 이사가 MBC광우병 보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수준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 건강권을 위해 했다”며, 해당 방송의 공익성을 강조한 것.

이 날, 이사회에서는 MBC의 ‘최순실’ 보도 량이 적고 내용이 부실하다며 야당추천 이사들이 MBC 경영진을 소환하자는 안건을 제안했다. 여러 이사들은 MBC 보도국 상황의 어려움은 동감하지만, MBC경영을 관리?감독하는 방문진이 소위, ‘보도개입’을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 과정에서 고영주 이사장은 “MBC가 집회상황 취재 못했다 하시는데, JTBC가 애국단체 집회에 가지도 않지만 가서 취재하려면 똑같다. MBC는 성향이 맞든 안 맞든 골고루 취재하는데, JTBC는 취재할 생각도 안한다. 성향에 안 맞는다고 쫓아내는 사람이 잘못된 것”이라며 종합편성채널의 편파적, 선정적 보도를 지적했다.

그러자 안건을 제안했던 유기철 이완기 최강욱 등 야당 추천 이사 3인은 "애국단체, 시민단체 회원이 100만 이상 되느냐?"고 비아냥대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고영주 이사장은 또, “선정적인 것을 따라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광우병 누가 적극적으로 선동했나”고 반문했다.

이어, 영국 ‘브렉시트’ 보도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보도를 예로 들며, “우리나라 언론이 검토 없이 일방을 따라가서 중심을 못 잡고, 이에 사람들이 부화뇌동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언론이 하나도 독자적으로 중심 잡을 생각을 안 한다. MBC가 이제라도 바른 길을 가려면, 따라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완기 이사는 “광우병 말씀하셨는데, 광우병 문제가 제기되면서 한미 간 협약 다시 했다. 대한민국 국민 건강권을 위해 그 방송한 것이다”라면서, “그 광우병 보도를 해서 나라가 망했습니까, 경제가 안 좋아졌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여 여타 이사들을 탄식케 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나라가 망해야 되겠습니까?”라 되물었지만, 이완기 이사는 이 질문을 무시한 채, ‘최순실 보도’ 관련해 경영진을 소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