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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조직개편안 논란, 무엇이 공영성인가

본부노조·야당 측 이사 “수익사업 치중 공영성 훼손”주장…“시청자 이익 극대화가 공영성” 반박

지난 4일 이사회에서 통과된 KBS 조직개편안이 사업 수익에 치중해 공영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KBS 안팎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등 일부 직원들과 야당 추천 이사 등은 이 같은 주장으로 KBS 사측을 비판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일부에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과장된 이야기라며 역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KBS는 기존 6본부(편성·보도·TV·기술·시청자·정책기획본부) 4센터(콘텐츠창의·라디오·제작기술·글로벌) 체제에서 1실(전략기획실) 6본부(방송·미래사업·운영·보도·제작·제작기술본부) 2센터(라디오·네트워크) 1사업부(드라마사업부) 로 재편한다.

기존 TV본부 내 교양문화국, 기획제작국, 예능국 등은 제작본부 산하 프로덕션 체제로 모으고, 특히 신설되는 방송사업본부 산하에 ‘제작투자담당그룹’을 두어 프로그램별 예산배정 권한을 준다.

이전에는 프로그램 제작부서가 스스로 예산을 배정하는 등의 독자적인 권한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방송사업본부로부터 예산을 따내야 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 것이다. 즉, 시청자로부터 외면받으면서도 공영성을 명분으로 명맥만 유지하는 프로그램들은 도태되고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은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KBS본부노조와 야당 추천 이사 등은 바로 이 같은 구조가 공영성을 파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4일 투쟁결의문에서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KBS의 정체성이자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공영성마저 해체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며,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KBS 구성원들에게 ‘돈벌이에 올인’하라고 강요하고 나선 것으로 우리는 간주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진과 정부여당 추천이사들이 강행하려는 이번 조직개편안은 공정성, 공익성은 미뤄두고 광고와 시청률 등 수익 앞에 구성원들을 줄 세우겠다는 것에 있다.”며 “시사, 교양, 예능, 단막극과 사극 등 공익적 프로그램들은 하나 둘 사라지게 될 것이고, 직무별 전문성과 협업 체계도 약화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효율성과 수익성만을 내세운 조직 개편이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지 우리는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며, “이번 조직개편안이 설령 이사회를 통과하더라도 향후 전개될 공영방송 정상화와 언론장악 적폐 청산 과정에서, 공영방송임을 포기한 이번 ‘조직개악’을 반드시 원상 복구할 것이다. 그리고 고대영 사장과 공영방송 포기 선언에 부화뇌동한 자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이사회 야당 추천 이사들은 같은 날 성명에서 “4월 20일 이사회에 상정된 조직개편 초안을 보고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영방송 KBS의 미래를 좌우할 조직개편안이 공영성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고 오직 효율성이나 수익성만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안은 모든 권한을 방송본부와 미래사업본부에 집중시켜 또 다른 비효율적 칸막이를 만드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나마 남아 있던 제작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거의 사라지고 더 강력한 통제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BS가 그동안 방만한 조직구성과 경영으로 만성적자가 누적된 탓에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현실적으로 수신료 인상이 어렵고, 실제 구조조정도 불가능에 가까워 조직개편을 통한 비효율을 제거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수익극대화라는 것은 비효율을 제거한다는 의미다. 공영방송도 광고 수익이 있지만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으니 기존 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무에 따른 업무 프로세스에서 비효율을 걷어내자는 게 이번 조직개편의 목적”이라며 “비효율을 걷어내 시청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조직개편에서) 사업이란 명칭만을 가지고 ‘수익만 추구한다’ ‘고민이 부족했다’ ‘상업화에 물들었다’는 식의 비난은 당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영성이란 직원들 입장에서 ‘안전함’, ‘지금 이대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를 생각하는 것”이라며 “KBS가 수익성을 추구한다고 해도 여러 견제장치가 있기 때문에 민간 상업방송처럼 막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면 내부자들끼리 자화자찬 하는 프로그램, 외부에서 상 받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실제 시청자들이 많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공영성”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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