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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새 원내대표가 감당해야 할 것들

차기 원내대표에게 당의 미래가 달려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리는 감투자리가 아니다. 오로지 희생하고 책임져야할 자리다. 당청 사이 막혀있던 소통의 통로를 뚫어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해야 한다. 또 거대 야당과의 협상에서도 타협 속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3당 체제는 협치를 필요로 하지만 그렇다고 거대 야당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 다닌다면 실망한 지지층으로부터 당이 아예 버림받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치 환경에서 고도의 정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인물이라야 새누리당이 지지를 회복하고 다음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기위해선 다음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헌신하는 자세와 막중한 책임감부터 느껴야 한다. 자기 정치부터 생각하는 이가 그 자리에 앉게 된다면 새누리당의 미래는 그야말로 암울하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유기준, 정진석 후보는 이구동성으로 당청 관계 개선을 약속했다. 나경원 의원은 "당·청 관계는 가장 중요한 게 소통과 신뢰"라며 또 한편 "긴장적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했다. 유기준 의원은 "국회가 법을 만들고, 정부가 이를 실행한다. 한편으로는 정부의 법 집행에 집권 여당의 도움도 필요하다"며 "원활한 피드백이 이뤄지는 상호 협조·보완적인 관계가 기본"이라고 했다. 정진석 당선자는 "당·청은 수평적 위치에서 내실 있는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는 다소 미진한 측면이 있는 당·청의 소통이 조금 더 긴밀해지고 확대돼야 한다"고 소감들을 밝혔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당청 관계는 대야관계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당연하다.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 그 중심에는 당청관계의 불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 줄기를 따져 올라가보면 결국 유승민 원내대표 시절의 당청 불통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소통 협치 능력 뿐 아니라 강력한 전투력도 전제조건

이유야 어떻든 그 이후 당청 사이의 불통 문제는 당내 계파 불화로 이어졌다. 마음이 안 맞으니 당연히 손발이 안 맞는 정부와 여당의 관계, 여당 내 친박과 비박의 관계는 아무것도 되는 것 없이 시간만 소모하다 거대한 민심 이반을 가져왔다. 대통령과 여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지지층마저 반으로 가르고 쪼개며 환멸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가 총선에서 철퇴를 맞은 새누리당의 현재 몰골 아닌가. 새누리당의 근본 문제는 대야관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청와대를 포함한 당내의 문제다. 내부적으로 공기가 안돌고 혈액순환이 안 되니 당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차기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협치를 신경 쓰기 전에 우선 당 내부의 협치부터 이루어야 한다. 나경원 유기준 정진석 후보 모두가 당청 관계에서 소통과 신뢰를 약속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게 쉬웠다면 새누리당이 지금 처지에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특히 야당의 말부터 들어주고 양보하는 것이 무슨 미덕인 양 총선 민심의 뜻인 양 오해해서도 곤란하다.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선 보수정권 적폐 운운하며 여소야대 국회권력만 믿고 벌써부터 온갖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벼르고 있다. 국정교과서, 테러방지법 등등을 폐기하겠다고 하고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떠들고 있다. 언론분야에서도 현재의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를 민노총 산별노조인 언론노조 세력이 원하는 대로 바꾸고 보도영역까지 자신들 뜻대로 컨트롤하려는 꼼수와 잔수가 들어간 법안들을 줄줄이 대기시켜 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에는 공영언론을 다시 이명박 정권 이전 시절로 되돌려놓겠다는 욕심을 품은 저격수들이 준비 운동 중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다루기에 따라 폭탄이 될 수도 있는 법안들을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처리할 것인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은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갖고 해야 한다. 그러자면 대화와 타협의 능력뿐 아니라 강력한 전투력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원내대표의 헌신과 능력만이 당을 살릴 것

총선에서 참패한 후 새누리당 안과 밖에서는 변화와 혁신론이 무성하다. 하지만 기본을 잊으면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것과 같이 허무한 일이다. 기본이란 흩어진 여권 지지층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는 집권여당다운 모습이다. 당청 간의 원활한 소통과 그 바탕에서 일심동체가 되어 보이는 강력한 추진력이다. 그걸 원내대표단이 해내야 한다. 거대 야당에 좌절되는 것은 그 뒤의 문제다. 야당과 협상하되 양보할 것과 결코 양보해선 안 되는 것들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위해선 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노선이 분명해야 한다. 누구는 정체성이 밥 먹여주느냐고 하지만 정당의 정체성은 분명해야 한다.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는 당 대표와 함께 무너져 내리는 당의 정체성, 뼈대를 바로잡는 역할도 해야 한다. 정국이 요동치는 격변의 시기 중심에 설 수도 있다. 본인이 원하든 아니든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그런 각오로 임해야 한다. 나경원, 유기준, 정진석 이 중 누가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나.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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