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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팩트체크? 자유경제원 조롱?

자유경제원 주최 '이승만 시 공모전' 수상작 취소 소동 다룬 뉴스룸…곳곳에서 비꼬기․ 조롱조 뉘앙스 감지

JTBC 뉴스룸이 5일 방송에서 최근 논란이 된 자유경제원 주최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 수상작 취소 소동을 [팩트체크] 코너를 통해 다뤘다.

팩트체크는 논란이 되는 정책, 이슈, 발언 등을 심층 분석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따져본다는 취지의 뉴스룸 고정 코너로, 작년 친 언론노조 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으로부터 ‘올해의 좋은 방송보도’로 선정된 바 있다.

이 단체로부터 이른바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성완종 리스트’ 사건, 노동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부, 여당의 주장을 철저하게 분석해 거짓과 왜곡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그런데 5일 <'이승만 조롱 시' 법정 갈까? 확인해보니…> 란 제목으로 방송된 팩트체크를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의 취지를 요약하면 악의적인 의도로 공모전에 참가한 응모자에 대해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자유경제원의 대응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과 결론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자유경제원은 4일 “대회 취지에 반한 글을 악의적으로 응모한 일부 수상작에 대해 입상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입상이 취소된 작품은 ‘To the Promised Land’와 ‘우남찬가’로, 문장 맨 앞글자를 세로로 읽을 경우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는 내용을 고의적으로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상을 취소하고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처하겠다”며 “해당 사안이 교묘한 사술을 통해 행사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주최 측 및 다른 응모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뉴스룸 팩트체크는 이처럼 단체가 주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수상작 가운데 일부가 대회 취지에 반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조롱조의 비판 시 였음을 뒤늦게 확인하고 법적 대응 의사에 나서자, 이 사안이 처벌할 수 있는 사안인지를 확인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보수성향의 한 단체가 개최한 공모전 소동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따진다는 팩트체크 코너에서 다룰만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 나아가 이번 해프닝을 빚은 자유경제원을 비꼬는 논조까지 더해 뉴스룸의 성향이나 의도를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팩트체크는 먼저, 이승만 대통령이 태어난 지 141주년을 기념해 자유경제원이 마련한 여러 행사 중 이 전 대통령을 기리는 시 공모전을 개최한 사실, 여러 수상작이 나온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입선작으로 뽑혔던 ‘우남찬가’와 애초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던 ‘To the Promised Land’가 이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손석희 앵커는 “저걸 현장에서 읽었다면서요, 다 상 받고.”, “그런가요. 이것을 전혀 몰랐었던 모양이군요.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러면 앞서 함께 봤던 영시 그것도 그렇습니까?” 라고 말했다.



또한 손 앵커는 “그런데 영시는 사실 눈치채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한글로 지금 앞에 소개한 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눈에 띄었을 것 같은데 그걸 아무도 결국은 못 봤다는 그런 얘기군요. 심사위원장도 몰랐을 테고 민사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이게 형사상으로까지 처벌될 수 있느냐 하는 의문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라고 말했다.

방송 전체 맥락 상 이 같은 손 앵커의 발언과 지적은 다른 한 편으로는 주최 측인 자유경제원을 향해 ‘그런 것도 몰랐느냐’는 비판과 함께 다소 조롱이 담긴 뉘앙스로도 읽힐 수 있는 소지가 있어 보인다.

팩트체크가 이후 다룬 것은 법적 대응의사를 밝힌 자유경제원의 뜻대로 응모자에 대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였다. 다분히 자유경제원의 태도를 비판하는 대목이었다.

이 과정에서 팩트체크는 “이게 입선이 됐고, 책자로 만들어졌고. 그러면 그걸 다 회수를 해서 경제적인 손해도 있었을 텐데…(공모자들은) 해프닝 정도에서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자유경제원 입장에서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게 무슨 심각한 범죄는 아니겠지만, 기소를 한다면 부인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거죠. 벌금형 정도는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한 양지열 변호사의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곧 이어 기자는 “실제로 응모자 중의 한 명은 나는 그걸 의도하지 않았다, 우연히 그렇게 된 거다 주장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이건 이제 상식적으로 판단해 볼 일이라고 합니다.”라며 “그러니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명백하게 문장이 완성이 됐기 때문에 검찰이나 재판부가 이건 고의성이 있다 이렇게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만 과거 판례 중에는 심사를 직접 담당했던 사람이 충분히 꼼꼼하게 보지 않아서 속은 거라면 유죄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기소가 안 될 수도 있고 기소가 되더라도 재판에서는 무죄가 나올 거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심사위원장이었던 복거일 소설가가 “'단순한 해프닝이니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문학평론가 황현산 교수는 "공모한 사람들이야 어떤 작품이든 낼 수 있다. 이건 심사위원들 책임"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홍수 평론가는 "문학 자체가 특정한 인물을 찬양하라고 있는 게 아닌데 21세기에 이런 공모전이 개최된 것 자체가 상식밖"이라며 "주최측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만든 공모전에 오히려 응모자가 문학적으로 맞받아친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팩트체크는 ‘별것 아니다’는 주최측 심사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주최 측의 책임’ ‘이승만 공모전 자체가 상식밖’ 등의 문학평론가 발언을 연이어 전하면서, 피해를 입은 자유경제원을 오히려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자는 “자유경제원 홈페이지에 가보면 자유주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둔다고 했는데, 백과사전에서 보면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 표현을 중시하는 사상 및 운동이고 집단은 이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돼 있다”며 “앞서 문학계 인사도 있었고 과연 강력한 법적 조치가 자유경제원에 더 어울리는 대응방식인지는 좀 생각해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요약하면, 팩트체크는 일반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팩트체크를 진행했다기보다 자유경제원이란 특정 단체를 비판하는 관점에서 방송을 제작한 셈이다.

이에 대해 박한명 시사미디어평론가는 “방송의 맥락상 수상작 해프닝을 겪은 자유경제원을 비꼬는 논조가 강하게 풍긴다.”며 “어찌됐든 피해를 입은 단체가 아니라 피해를 입힌 악의적 응모자를 옹호하는 쪽 입장에서 방송이 제작됐다. 이런 시도는 이승만 대통령에 적대적인 좌파진영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고 뉴스룸의 편향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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