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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패권’ 단어 썼다고 여당 편향이라는 KBS본부

“설득력 없는 억지 비판, 노조야말로 편향 자랑한 꼴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가 자사 메인뉴스인 <뉴스9>의 정치뉴스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여당에 편향적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KBS본부 홈페이지에 1일 올라온 관련 기사 자료에 따르면, 언론노조 KBS본부 총선보도감시단은 지난 1월 1일부터 3월 29일까지 세 달간 KBS 보도국 정치외교부가 <뉴스9>를 통해 보도한 리포트 383건에서 사용한 단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뉴스9>이 ‘친노(親盧)’는 ‘패권’으로, ‘친박(親朴) 대 비박(非朴)’은 ‘갈등’으로 표현하는 등, ‘여당 편향적’인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뉴스9>은 383건의 정치부 리포트 가운데 ‘친노’라는 단어가 포함된 리포트는 16건으로 이 가운데 7건의 리포트에서 ‘패권’이라는 단어가 함께 등장했다. 리포트 건수가 아닌 ‘패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총 횟수는 11번이었다. 또한 ‘친노’라는 언급 없이 ‘패권’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리포트도 1건이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의 패권주의’라고 표현했다.

KBS본부측은 근 400건에 달하는 정치부 리포트 가운데 친노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16건 가운데 7건 리포트에서 ‘패권’ 용어가 등장했다며, 이를 여당 편향적 보도의 근거라며 내세운 것이다. <뉴스9>이 ‘친노 패권’으로 보도한 것을 확률로 계산하면 2%도 안 되는 셈이다.

총선보도감시단은 또 다른 문제로, ‘운동권’이란 단어 사용을 트집 잡았다. <뉴스9>이 야권의 내분을 전달할 때 ‘패권’과 함께 ‘운동권’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친노’라는 단어가 들어간 리포트에서 이 단어는 17차례 등장했다. 이 역시 전체 보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도 되지 않는다.

총선보도감시단은 “‘운동권’이라는 말은 이른바 과거 ‘군사독재’ 시절 ‘학생운동’ 혹은 ‘반독재 운동’ 전력이 있는 인사들을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자주 쓰는 단어”라며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놓고 ‘운동권 정당’이라고 지칭하며 공격하고 있음을 볼 때 KBS 정치부 뉴스가 야당을 묘사하는 방식이 여당의 시각과 선거 전략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총선보도감시단은 그 예로 지난 3월 10일 <더민주, 정청래 등 5명 공천 배제…“친노 세력 여전”> 리포트를 꼽았다. 리포트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등 현역의원 5명이 공천에서 탈락했음을 전하며 “박남춘, 배재정, 최민희 등 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우원식, 이인영, 우상호 등 운동권 출신 의원들은 단수 공천이 확정됐다. 이 때문에 김종인 대표가 강조해온 패권주의 청산과 운동권정당 극복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총선보도감시단은 “이처럼 ‘친노=운동권=패권주의’라는 등식의 적용이 마치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비판인 것처럼 꾸미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총선보도감시단은 <뉴스9>이 여권 보도에서는 패권 등의 단어가 아닌 중립적 용어를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383건의 리포트 가운데 친박(혹은 진박)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리포트(여당의 내분 관련 전달)는 모두 39건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패권’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리포트는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계파’, ‘갈등’과 같은 ‘가치중립적’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총선보도감시단은 이 같은 경향은 ‘친노’가 포함된 야권 내분 관련 리포트에서도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반발’, ‘신경전’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용어들이 자주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3월 14일 <뉴스9>에서 보도한 관련 사례를 들었다.

<뉴스9>은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등 현역 4명이 공천에서 배제됐음을 전하면서 “새누리당이 친박계 중진인 서상기 의원을 비롯해 대구지역 현역의원 네 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습니다.(앵커멘트)”, “진박 논란의 중심지인 대구에서 서상기, 주호영, 권은희, 홍지만 등 의원 4명을 공천 배제했습니다. (기자 리포트)”, “상당한 정도의 갈등이나 충돌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인터뷰 :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라고 묘사했는데, 인터뷰를 통해 ‘갈등’, ‘충돌’ 정도의 가치중립적인 단어로 새누리당 내분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총선보도감시단은 “요컨대 KBS 정치부 9시 뉴스는 야당(주로 더불어민주당)의 내분은 ‘친노’ ‘운동권’의 ‘패권(주의)’이 문제라는 인식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반면, 여당(새누리당)의 내분은 당 대표가 ‘옥새’를 갖고 저항할 정도로 친박계의 공천 전횡이 문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친박’은 ‘패권’이 아닌 ‘반발’, ‘신경전’과 같이 가벼운 갈등 상황으로 묘사됐음이 데이터 분석 결과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총선보도감시단은 이 같은 자체 분석 결과를 두고 “우리 노동조합은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보도 책임자들의 답변을 요구한다.”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드러난 이 같은 여당 편향적 보도 태도에 책임을 지고 답하라! 왜 야당의 ‘친노’는 ‘패권’이고, 여당의 ‘친박(진박)’은 ‘패권’이 아닌지, 우리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성실하게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 뉴스9 보도 경향에 대해 언론노조 KBS본부 총선보도감시단이 친노 패권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여당 편향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친노 패권주의’는 단어는 야권 내부의 갈등에서 비롯돼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지난 2002년 난닝부-빽바지 논쟁에서 기원을 찾는 등 야권 주류와 비주류 사이 갈등의 주된 원인이 돼 왔다.

이후 언론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를 KBS가 사용해서는 안 되며, 또한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여당 편향적 보도의 근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는 것이다.

KBS본부노조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는 “친노 패권이나 운동권 같은 단어들은 야권 인사들 스스로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데 그걸 KBS가 사용했다고 여당 편향적이라니 억지 아닌가.”라며 “노조가 억지 주장으로 자사 보도를 비판하는 것을 보면 노조야 말로 친노 편향적이라는 점을 스스로 자랑한 꼴이 아닌가. 비판을 해도 좀 논리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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