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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단일화 압박 이기고 명분 지킬 수 있을까?

수도권 곳곳서 승부의 키 쥔 국민의당, 다급한 더민주 후보들 단일화 공세 물결

국민의당이 자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등과 임의적인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제명을 포함한 정치권 퇴출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야권의 단일화 논의 흐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25일 마포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 자의적으로 (단일화를) 한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벌써부터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하지 않는 지역이 한두 군데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일방적 단일화로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은 다른 후보의 출마 기회를 막은 것”이라며 “타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타당한 조치로 그는 “제명 포함”을 언급하며 “정치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이 정치를 계속해선 안 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정치의지나 소신 이런 부분을 공천과정에서 속이고 들어온 후보가 있다면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아울러 “기본적으로 통합이나 연대는 없다”며 “후보 간 단일화는 극히 일부분의 예외적 경우”라고 했다. 예외적 경우로, 이 본부장은 “국민의당 후보가 양보하는 것보다는 국민의당 후보로 단일화되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당 소속 후보와 (당이) 충분하게 협의하고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당 후보로 단일화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총 182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확정지은 상태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는 10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야권연대 뿐 아니라 후보 개인 간 단일화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일차적으로 당의 존립 이유와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도권 승패 키 쥔 국민의당, 그럼에도 후보 단일화를 못 받는 이유는...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의 화두로 3당 경쟁 체제 구축을 위한 ‘낡은 정치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이태규 선대위 전략홍보본부장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제는 경제'라고 했는데 저희는 '문제는 정치'란 게 기본 인식”이라며 “여당이 야당 심판론, 제1야당이 여당의 경제정책 실패를 말한다면 국민의당은 양당 정치체제를 깨는 낡은 정치 심판론이 기조”라고 말했다.

낡은 정치 심판론을 내세운 국민의당이 후보 간 단일화에 나설 경우, 이 같은 선거 기조가 바로 흔들릴 수 있다. 심판의 대상과 단일화 하는 행위 자체가 구태정치로 비쳐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이 일부 지역의 몇 몇 후보 단일화는 어쩔 수 없더라도 당선 가능성 여부와 상관없이 독자 후보로 이번 총선을 치르겠다고 나선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야권분열로 마음이 다급해진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인 국민의당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특히 수도권에서 국민의당 후보들이 얻는 의미 있는 지지율은 더민주 후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데 직접적인 원인이 되면서 당락의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서울 성북을은 새누리당 김효재 후보가 32.0%,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후보는 23.5%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김인원 후보는 8.0%, 정의당 박창완 후보는 3.9%였다. 야권 후보 득표율을 합하면 35.4%로 새누리당 후보를 앞선다.

같은 조사에서 경기 성남중원은 새누리 신상진 39.2%, 더민주 은수미 25.9%, 국민의당 정환석 6.3%로 집계됐다. 22일 <중부일보>-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신상진 37.7%, 은수미 29.4%, 정환석 14.4%로 나왔다.

KBS·연합뉴스·코리아리서치가 23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서울 영등포을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는 38.4%를 얻어 더민주의 신경민 후보(28.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 후보와 국민의당 김종구 후보의 지지율(12.9%)을 합치면 41.1%로 권 후보를 앞선다.

인천 부평갑에서는 22일 <중부일보>-리얼미터 조사에서 새누리 정유섭 24.2%, 더민주 이성만 21.0%에 이어 현역 의원인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가 17.3%를 기록했고, 친여 성향으로 알려진 무소속 조진형 후보가 10.9%를 얻고 있다. 위의 여론조사와 관련한 상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당 의석 몇 자리 아닌 명분 지켜야 살 수 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더민주가 특히 수도권 후보 단일화에 집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수도권 곳곳 더민주 후보들은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며 사실상의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더민주 경기 군포을 이학영 후보와 군포갑 김정우 후보는 25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획득은 물론 개헌선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에 경기 군포을 국민의당 정기남 후보는 같은 날 “일방적 후보단일화 요구는 패권야당의 갑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를 거부했다.

더민주 경기 남양주병 최민희 의원은 지난 22일 “야권분열은 무능하고 독선적인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게 면죄부를 줄 뿐”이라며, “야권 연대는 통합으로 가는 지름길이자 국민과 함께 승리하는 길”이라고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같은 지역구 국민의당 이진호 후보는 24일 공식 입장을 내고 “국민의 다양한 견해와 다양한 선택을 배제한 채 오직 선거공학만을 생각하여 추진하는 야권단일화야말로 낡은 정치의 반복일 뿐” 이라며, “진정으로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고, 이를 심판하고자 하신다면 기성의 낡은 정치 틀에서 자유로운 저 이진호를 단일후보로 밀어주시기 바란다”고 밝히며 완주의 뜻을 분명히 했다.

각 당이 25일 후보 등록을 마치며 본격 총선체제로 접어들면서 더민주의 야권 후보 단일화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는 총선에서 ‘낡은 정치 심판론’을 앞세운 국민의당이 과연 이 같은 제1야당의 거센 공세에 끝까지 명분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한명 시사미디어비평가는 “국민의당이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더민주에 일방적으로 양보한다거나, 나눠먹기식의 후보 단일화를 한다는 이미지를 줄 경우 당 경쟁력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며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몇 석을 얻기 위한 야합의 모습이 아니라 낡은 정치의 대안세력이 되겠다는 명분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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