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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운동권이 모르쇠 한 ‘김종인 파동’ 언론이 분석했다

조선 “김 대표는 분장사 역할” 동아 “기승전‘문(재인)’ 예고편” 중앙 “총선후 김종인 토사구팽”

언론이 지난 사흘 동안 벌어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파동에서 드러난 이른바 ‘친노패권주의(진보패권주의) 본색’을 23일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례 2번 논란을 통해 벌어진 사태를 분석하며, 더민주가 총선, 대선을 목표로 김 대표를 ‘친노(진보)패권주의’로 불리는 당의 민낯을 일시적으로 감추기 위한 ‘분칠’용으로 영입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주도한 비례대표 명단에 반발한 더민주 지지세력이 당 외곽에서부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22일 내부 핵심인 중앙위원회의 ‘반란’으로 뒤집어지기까지, 일사분란하게 이뤄졌던 모습이 더민주를 움직이는 패권주의의 실체를 드러냈다는 평가이다.

더민주 패권주의 본색 심층 분석 돋보인 조선일보 “친노운동권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조선일보는 이날 ‘더민주, '김종인 포장' 뜯어내고 친노·운동권 본색’, ‘결국… 親文·운동권이 비례대표 상위 순번 차지’ ‘흔들고, 밀어붙이고, 어르기… '親盧패권 작동법' 보여준 48시간’, ‘'제1 야당 바꾸기' 김종인 68일 파격, 말잔치로 끝나나’, ‘김종인 "黨확장성 위해 명단 짠것", 문재인 "미리 손 못써 죄송"’ 등의 기사로, 더민주 비례대표 공천 파동에서 드러난 속살 곳곳을 적나라하게 짚었다.

조선일보는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둘러싼 당내 갈등 과정을 통해 친노·운동권 색깔이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문재인 전 대표가 당의 변화를 명분으로 김 대표에게 총선 지휘봉을 맡겼지만 결과적으로 김 대표는 '분장사(扮裝師)' 역할에 그쳤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신문은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중앙위를 석권한 사람들이 세 과시를 하면서 김 대표에게 '당신은 이제 없어도 돼'라고 행동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며 “친노·운동권이 '당의 주인은 우리'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흔들고, 밀어붙이고, 어르기… '親盧패권 작동법' 보여준 48시간” 제하의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주도했던 비례대표 명단은 22일 새벽 중앙위를 거치며 친(親)문재인 및 운동권 중심 명단으로 탈바꿈했다.”며 “김종인 대표의 사퇴 소동을 초래한 '비례대표 파동'에 대해 더민주 비주류들은 "친노 패권이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는 메커니즘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친노·운동권 그룹은 어디엔가 지휘부가 있는 것처럼 이틀 동안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 <더민주, 김종인 대표 앞세워 국민 속였다>를 통해서도 “김 대표가 내놓은 비례대표 공천 명단이 뒤집어지는 과정은 총선이 끝난 뒤 더민주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가 어느 길을 택한다 해도 운동권당을 합리적 대안 정당으로 바꾼다는 건 헛된 기대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김 대표 한 사람이 바꾸기에는 더민주 내 친노·운동권의 뿌리는 깊고 넓게 퍼져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가 자신의 뜻이 이렇게 묵살됐는데도 당에 남아 있는다면 그의 모든 행위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 다섯 번을 다는 신기록을 위한 것이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 야당을 바라는 많은 국민의 바람을 자신의 영달에 이용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처신은 의원 자리를 탐해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들을 무색하게 한다.”고 썼다. 김 대표의 뜻이 최종 묵살된 후에도 당에 남아 지분만 챙긴다는 것은 김 대표 스스로 밝혔던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주장이 허언임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일보 송평인 “친노, 마치 누군가의 지령을 받은 듯 일사불란하게 표변”

동아일보 역시 같은 날 “농민운동-민변 출신이 남녀 1위… 김종인이 민 교수는 당선권 밖으로”, “뒤집힌 野 비례 순번… 金 “내이름 빼” 반격” 등의 기사에서 더민주의 비례대표 명단 파동을 짚었다.

신문은 사설을 통해서는 “이번 비례대표 공천 파동 덕분에 적잖은 국민이 김 대표를 간판으로 앉힌 문 전 대표와 친노의 속셈을 알게 됐다.”며 “김 대표가 진정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면 비례대표 2번과 ‘간판’ 역할을 맞바꿔선 안 된다. 자신이 공언한 대로 친노패권주의와 운동권 체질뿐 아니라 당의 정강정책과 선거 공약까지 완전히 바꿔 놓을 자신이 없다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옳다. 그래서 문 전 대표가 직접 자신의 얼굴로 총선을 치르고 국민의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신문 송평인 논설위원은 <친노 하루 만의 돌변, 무섭다>를 통해 이른바 ‘친노(진보)패권주의’의 민낯을 낱낱이 지적했다. 송 논설위원은 김 대표의 비례 2번 공천 사실이 알려진 20일 SNS가 조국, 문성근 등 친노들의 분노(“후안무치도 유분수” 등)로 들끓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수 시간이 흐른 그날 당일 “우리에게는 승리가 목표다. 김 대표의 비례 2번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갑자기 돌변한 사실을 지적했다.

송 논설위원은 그러면서 “SNS로 이런 드라마틱한 표변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는 건 드문 일”이라며 “마치 누군가의 지령을 받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21일 밤 12시 가까운 두세 시간 사이에 김 대표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 존중으로 바뀌었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사실 김 대표에게 비례 2번을 제안한 것은 문재인 전 대표였다. 김 대표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1월 자신을 영입하러 왔을 때 비례 2번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문 전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저라도 김 대표를 상위 순번에 모셨을 것”이라며 앞서 그런 제안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친노가 문 전 대표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했을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송 논설위원은 원로 친노 함세웅 신부 등이 김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을 비판한 것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재야의 친노도, 비대위도, 중앙위도 지도자의 뜻을 잘못 읽었을 뿐이다. 지도자의 뜻이 전해지자 모든 것이 순식간에 변해버렸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가 김 대표를 옹호하고 나서자, 친노 주류의 반발이 순식간에 잠잠해진 광경을 비꼰 대목으로 보인다.

송 논설위원은 “친노의 판단 착오 덕분에 4·13총선 이후 더민주당에서 전개될 사태의 예고편을 우연히 볼 수 있었다.”며, “적절한 때가 되면 오너가 다시 등장해 바지사장을 몰아내고 당을 장악한 뒤 대권에 도전한다는 내용”, “다만 반항의 친노가 고개를 숙이자 바지사장의 기세가 등등해졌고 영화가 예상보다 흥미롭게 전개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기승전‘문(재인)’이라는 기본 플롯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철수 분당의 파장이 당을 침몰시키기 직전에 문 전 대표는 경남 양산으로 후퇴해 침몰을 막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막말 정청래 의원 등 몇몇이 희생됐지만 큰 손실은 없었다.” “공천도 다 끝나 간다.” “끝내기 수순인데 형세 판단도 못 한 자들이 판을 망칠 뻔했다.” 등으로 며칠 간 더민주에서 벌어진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정리한 뒤 “칩거하던 오너가 부랴부랴 올라왔고 바지사장을 간신히 설득해 봉합한 것이 지난 3일간의 해프닝”이라고 냉소적 결론을 내렸다.

중앙일보 “필마단기 김종인, 총선용 도구에 불과”

중앙일보도 같은 날 <진보패권, 김종인을 토사구팽시키려나>를 통해 “이번 김종인 파동에서 분명해진 건 김 대표의 정치실험이 진보패권 세력에 의해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이라며 “김종인은 역시 필마단기였고 친노·친문 주류의 총선 승리를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대표가 그동안 지역구 공천에서 운동권 인사들을 쳐낼 수 있었던 것도 패권 세력이 선거 승리를 위해 잠시 양보했기 때문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어떻게 봉합돼 넘어갈지 모른다. 하지만 총선 직후 문재인 세력은 문 전 대표의 개인 의지와 관계없이 김종인을 토사구팽(兎死狗烹)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게 지난 시절 진보패권 세력이 반복했던 행태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종인 파동에 대한 이 같은 언론의 지적과 다르게, 친노 성향의 언론들은 이날 새누리당 공천 관련 소식을 메인톱 기사로 게재하는 등 더민주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축소보도하는 모양새였다.



한겨레신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새누리 공천 48일 ‘유승민 찍어내기’로 막내려>기사가 메인을 장식했고, 같은 시각 경향신문 역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맹비난하는 <철도파업 분쇄·국정화 잔다르크…‘뼛속까지 보수’ 대거 포진>기사를 대문에 걸었다.

한겨레는 사설을 아예 싣지 않은 대신, <김종인의 모욕>이란 제목의 박찬수 논설위원의 칼럼을 게재했다. 김 대표의 비례대표 명단 파동을 다룬 이 글에서 박 논설위원은 “지금 더불어민주당에서 타협과 봉합으론 감출 수 없는 게 있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에 남은 상처”라며 “비례 갈등 와중에 공개된 김종인 대표 발언은 제1야당을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모욕은 김 대표가 받은 게 아니라 지지자들과 당원, 유권자라며 오히려 김 대표를 비판한 내용을 담았다.

김종인 비판 자제한 듯 보인 한겨레와 경향, 그럼에도 ‘한마디씩’ 불만

경향신문은 <더민주·김종인, 갈등 딛고 함께 가려면> 제하의 사설에서 김 대표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면서도, “김 대표가 중앙위의 공천안 수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중앙위가 잘못된 공천에 반대하고 수정안을 내는 것은 당헌·당규에서 보장된 당연한 절차다. 김 대표의 권위주의적인 행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민주가 대안 정당이 될 가능성을 지켜보던 상당수 유권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며 “김 대표는 하루빨리 당무에 복귀해 이런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 당을 흔드는 게 아니라 살리는 게 목적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더민주 비대위원들과 당원, 지지층도 이제는 김 대표에게 신뢰를 보내야 한다.”며 “선거를 코앞에 두고 리더십을 불신하고 자기 입장만 고집하며 혼란을 조장하는 그런 행태를 또다시 보여서는 안된다.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차가워진 유권자의 마음도 풀릴 수 있다.”고 촉구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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