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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앵커, 좌파노조 의식한 MBC 경영진의 ‘제물’됐나?

한국노총 정연수 부위원장 “말 잘 듣는다고 함부로 날려서 본보기를 만든 것인가” 항의...면담 진행한 노무부장도 ‘합리적’ 이윤재 스타일 인정

문화방송(사장 안광한, 이하 MBC) 대표적 앵커로 인지도가 높은 MBC 이윤재 공정방송노동조합(이하 공정노조) 위원장 ‘부당 전출’ 논란의 내막을 둘러싸고 회사 안팎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소위 좌파노조 위원장에 대한 사측의 경고 차원에서 소수노조 위원장을 제물로 삼아 전보발령을 냈다는 의혹이다.

공정노조는 지난 2012년 MBC 장기파업 당시, 평소보다 두 세배 많아진 업무량을 처리하며 회사 운영을 지켜왔던 조직이기도 해, 이 위원장의 경인지사 전출에 따른 조직 와해가 회사 입장에서도 결코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 경인지사 발령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사항은 이처럼 회사 발전에 기여했던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직을 수행 중인데도, 당사자와 사전협의는커녕 심지어, 본인조차도 인사발령 공고를 보고 해당 사실을 알게됐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노총 측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회사 측에 항의 의사를 전했다. 10일 오전 한국노총 정연수 부위원장 등 5명은 MBC를 찾아, 한국노총 회원조합인 MBC 공정방송 노동조합 위원장 부당전출 건 등으로 사측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한국노총 측은 안광한 사장 등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발언이 가능한 대화상대를 사측에 요청했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노무부장과 노무사 등 5인을 회사 대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노무부장은 이 위원장의 인사발령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본인과 사측이 전혀 상의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알지 못한 상태였다. 노사관계의 실무 책임자임에도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사측 대표로 나선 셈.

정연수 부위원장이 인사발령의 배경을 묻자, 노무부장은 “이윤재 위원장이 합리적인 면이 분명 있으며, 노조활동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경인지사는 큰 행사가 많다. 대외 인지도가 높은 인사가 필요했고, 이런 차원에서의 인력수요”라고 인사발령 배경을 설명했다.

정 부위원장이 “이윤재 위원장이 그렇게 합리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노조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인데, 말 잘 듣는다고 함부로 날려서 본보기 만든 것인가?”라며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정 부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 위원장의 ‘부당전출’이 좌파노조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는 의미로, 회사에 쓴 소리를 내면 시쳇말로, ‘보내버리겠다’는 좌파노조에 대한 경고 메시지 라는 의혹 제기다.



“MBC가 자산을 함부로 대해” “이번 사건이 이윤재 위원장을 스타로 만들고 있다”

그러자, 노무부장은 “그런 맥락은 없다”면서 재차 노조활동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이윤재 위원장은 회사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자산을 그리 함부로 대하느냐?”며, MBC가 법과 질서에 맞지 않은 부도덕한 행위를 자행함으로써 회사는 물론, 안광한 사장 입장에서도 도움이 안 되는 인사발령이라며 항의했다.

한국노총 회원조합인 KBS공영노동조합 황우섭 위원장도 같은 자리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무던히 자기 일을 수행하던 이윤재 위원장을 ‘스타’로 만들고 있다”며, 노조위원장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하고, 본인과의 사전협의 없는 인사발령 행태가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노사규정에서 벗어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 위원장은 “항의 방문한 사람은 비록 5명이지만, 여론은 훨씬 많다”면서, “가장 큰 손해는 안광한 사장일 것이다. 나중에 보면 그것이 안목이고 사람을 보는 관점일텐데, 한참 기간이 흘러서 봅시다. 누가 가장 손해인가. 그러면 여러분들 노무를 담당하는 사람들도 잘 보좌를 하지 못한 셈이 될 것이다”라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해석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갈등의 지속을 야기하기에 앞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줄 것을 노무부장에 요청했다.

이 날, 한국노총 정연수 부위원장이 노무부장에게 제기한 ‘제물’ 의혹은 이미 사내에서도 불거져 나온 상태다.

평소, ‘신사 이윤재’로 통할만큼 사내 인망이 두터웠던 이 위원장의 인사발령이 갑작스럽고 부당하다는 데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커녕, 익명게시판에서조차 언급이 안 되고 있는 지극히 고요한 상황이 오히려 예사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또한, 업무상 과실이나 그 동안의 행적 등으로 인한 소문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이 위원장의 ‘본인도 모르는’ 전보 발령은 ‘좌파노조에 대한 경고’와 함께, ‘안광한 사장의 좌경화’ 라는 불필요한 의혹의 씨를 뿌린 셈이 됐다. 언론노조 MBC본부 측에 대한 사측의 으름장이자, 우파 노조 죽이기 작업이라는 것.

비대위 “안광한 체제는 좌파노조와 야합했거나 아니면 비굴한 것” 직격탄

지난 1일 공정방송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 위원장의 부당전출에 대해 “도대체 납득할 수가 없다. 추측조차 할 수 없다. 통상적인 상상이나 금도의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사측에 강한 반발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이번 인사를 “명백한 노조탄압”이라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광한 체제는 사실상 좌파로 돌아섰다는 명백한 증거…소모적인 이념 논쟁은 접어두더라도 과연 이번 인사가 언론노조 위원장이었다면 가능한 일이겠나?”고 맹렬히 꼬집었다.

이 위원장 인사에 항의하는 측은 MBC파업 당시 회사를 지켰던 조합원들로서는 사장의 좌경화가 큰 불안요소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좌파노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인 노조의 수장을 부당 전출시킨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비대위측은 “안광한 체제는 적어도 좌파노조와는 ‘야합’했거나 아니면 골목대장 수준에도 못 미치는 ‘비굴함’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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