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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도그마에 빠진 야당, 국민은 미래를 보고 싶다

재보궐 선거 결과가 말하는 민심, 야당 또 무시할건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난 10·28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친노 주류의 반응은 왜 이 나라가 어렵고 힘든지 잘 알게 해준다. 문재인 대표는 “저희가 많이 부족했고, 더 겸허하게 노력할 일”이라면서도 “국정교과서 문제는 별개”라고 밝혔다. 재보선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곤 국정교과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뜬금없이 제안하기도 했다.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결과는 겸허히 받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교과서 반대와 총선 승리에만 집중하겠다”고 책임론에 선을 긋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반대 투쟁에 계속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1야당의 김성수 대변인은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민심을 헤아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욱 노력 하겠다”고 했는데, 문 대표와 최 본부장의 이러한 입장들이 과연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고 있는 모습인지 의문이 든다.

완패해도 민심 또 무시하는 야당

야당이 겉으로는 민심을 헤아린다면서도 오직 역사교과서 반대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은 선거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오직 정치공학적인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조금 더 높다는 점에 의기양양해 재보선의 결과가 던지는 시사점을 회피하고 또 얼렁뚱땅 넘어가겠다는 뜻으로 들려 안타깝기도 하다.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는 올바른 역사교육을 강조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민생은 돌보지 않고 역사교과서에만 매달린다며,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김무성 대표의 부친까지 끄집어내 ‘친일파’로 매도했다. 정부여당이 민생을 팽개치고 부친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교과서 문제에 나섰다고 비판하는 야당이, 정작 자신들은 민생을 책임진 단체장과 지역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 별관심도 두지 않고 완패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만 4곳을 새로 차지했다. 새누리당이 불리하다는 수도권에서 이런 성과를 얻은 것이다. 실제 투표율이 낮아 민심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적어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생우선이라는 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인지는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들 지지층도 제대로 투표장으로 끌어내오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어려웠던 시절, 그러나 정치가 희망을 주던 시절 돌이켜봐야

조금 샛길로 새는 감이 있지만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970년대에는 지금은 흔하디 흔한 텔레비전도 귀한 시절이었다. 고 김희갑․황정순씨 주연의 ‘꽃피는 팔도강산’, 고 서영춘․ 배삼룡․이기동의 코미디와 같은 프로를 보기 위해 텔레비전이 있는 이웃집을 찾아가, 마당에 멍석을 깔고 앉아 동네 사람들 여럿이 TV를 보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한여름 저녁엔 모기를 쫒기 위해 덜 말린 쑥을 피워놓고, 눈이 따갑도록 나는 연기 속에서 옥수수를 쪄먹고 등목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던 시절이었다. 고생스러웠지만 행복하기도 한 시절이었다.

2015년 지금은 그 시절과는 비교가 불가능하게 모든 것이 편리하고 풍족해졌다. TV보다도 더 많은 첨단 스마트폰과 자동차, 고급취향의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와 온갖 종류의 맛집 식당 등 과거보다는 모든 것이 풍부해졌다. 집에 있는 TV를 보지 않고 손안의 스마트폰만 있어도 전화, TV, 쇼핑 등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소위 ‘터치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손가락 하나면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이루어지는 꿈같은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편리한 시대가 됐다.

이렇게 모든 것이 과거보다 모든 것이 풍족해지고 삶의 질도 좋아졌는데 다들 힘들다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0불 시대에서 2만 불이 넘는 시대가 됐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삶의 질은 떨어져 고통스럽다고 한다. 왜 이럴까? 반면에 동유럽 헝가리의 경우 국민소득은 5천불 전후이지만 삶의 질은 8천불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왜 이런 수치가 나오는 것일까? 소득은 적지만 비정상적으로 삶의 질은 높다는 의미일까?

우리나라도 70년대 전후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개발 속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얼마든지 일을 할 수가 있었고, 국민들은 내가 땀을 흘리는 만큼 노력의 대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2015년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화상은 어떤가? 동네에서 TV 한 대 구경하기 어려운 시절에서 지금은 최신 스마트폰을 남녀노소 누구나 갖고 있는 시대가 됐다. 가고 싶은 곳, 갖고 싶은 것 얼마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가계나 기업, 자영업자, 청년들 모두들 어렵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국민은 야당 정치에서 희망과 미래를 보고 싶다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야 실수하지 않는다. 과거 모든 것이 부족하고 궁핍한 시절에도 우리는 노력한 만큼 결과를 내 손안에 쥘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 믿음 속에 온 국민이 하나가 돼 경제개발에 매달렸고, 다소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 내 자유가 조금 제한이 되더라도 국가의 미래와 지도자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그것을 감내하고 이겨냈기에 눈부신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과거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미래로 가자는 역사교과서를,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극악하게 매도하고 민생은 팽개치고 있다. 민생은 정부여당만의 책임이 아니다. 야당이 그걸 제대로 할 수 있게끔 견제해줘야 하는데 오로지 교과서 반대에만 나서고 있다. 이러니 국민이 투표를 하고 싶겠는가? 재보궐 결과의 민심은 “야당, 당신들 똑바로 하라”가 정답이다. 그런데 그걸 또 무시하는 듯 하니 얼마나 기가 막힌가!

국민은 무심한 듯, 무지한 듯 하지만 다 알고 있다. 정치권은 국정화, 노동개혁 등에 대해 여야로 나뉘어 싸우고 있지만 관점을 고쳐야 한다.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상생하는 방안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도 살고 무엇보다 국민이 산다. 모두가 정신 차려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불과 몇 십 년 전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자. 어떻게 분열과 고통의 시기를 극복해왔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시 미래를 계획하자. 우리는 할 수 있다.

미디어그룹 '내일' 이사 양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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