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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장바구니에서 깨닫는 노동개혁

아줌마가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경기회복을 위해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회복을 위해 노동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도 비록 의견이 다르고, 또 속도도 더디지만 심각한 양극화 현상과 세대간의 빈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계층의 이익이 충돌하다보니 개혁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경제생활을 하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또 가정의 주부로서 실물경제에서 느끼는 경기불황의 온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내 이웃의 삶 속에서도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나와 내 이웃의 경험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한발씩 양보하고 손잡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 아닐 까 싶다.

며칠 전 일요일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생선과 야채를 사기위해 집근처 재래시장을 찾았다. 장바구니를 손에 들고 남편과 함께 재래시장에 도착하니 어안이 벙벙했다. 장을 보려는 주부들과 흥정하는 시장 사람들로 분주하고 시끌벅적한 재래시장 골목이 아니라 한산한데다 묘한 적막감까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곳저곳을 눈으로 훑으며 걷다 생선가게에 들러 고등어자반 두 마리를 주문했다. 주인이 생선을 먹기 좋게 손질하여 까만 봉지에 담아 건넬 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 “왜 이렇게 한산해요?” 그랬더니 주인장이 한숨을 푹 쉰다. “요즘 상황이 너무 안 좋네요.”

서민들의 보금자리와 같은 재래시장의 모습은 경제와 물가의 바로미터라는 게 평소 내 생각이다. 시장 근처 공장들의 가동률도 떨어지고 하다 보니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시장도 잘 찾지 않는다는 가게 주인의 이야기였다. 재래시장 골목경기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었다.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지갑이 두툼해야 장바구니도 자연스럽게 무거워지는 법이란다. 상인들이 더 울적해하는 점은 이런 경기불황이 쉽사리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기 때문이다.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오는 내내 생선가게 주인의 한탄 소리가 내내 귓가에 맴돌아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주부들이 장바구니에서 느끼는 경기불황은 더 심각하다

경제 활황기엔 재래시장이 떠들썩했고, 주부들 장바구니가 무거웠다. 그러나 지금은 무척 힘든 상황이다. 꼭 재래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서가 아니라 우리집 장바구니의 무게를 직접 느끼는 주부들은 경제 불황을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경기악화로 고용은 줄고 그로 인해 일터가 사라지고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사회생활을 ‘알바’로 시작한다. 심지어 그나마 알바도 못 구한다는 상황이 지금의 경제현실이다. GNP, GDP, 경제성장률 등과 같은 경제지표가 숫자로 보여주기 전부터 상인이나 주부들은 이미 경기불황의 여파를 오래전부터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 전 대구서문시장을 찾아 포장마차집, 국밥집 등을 들러 일일이 시장 상인을 격려했다고 한다. 누구는 대통령이 보여주기식 쇼를 하는 게 아니냐고 볼 멘 소리를 하지만 그렇지 않다. 경기불황이 이어지는데 재래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고 생각한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이럴 때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경기불황과 대형마트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 재래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시장과 함께하는 서민들의 장바구니에도 정책적으로 반영되지 않겠는가!

어쨌든 국내 경제도 안 좋은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한다. 9월에는 미국 금리가 동결 되었지만 12월에는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이 언론보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많은 서민들이 일터를 잃고 수입이 없는데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은 걱정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의 금리도 올라가야 외국자본이 안 빠져 나갈 텐데, 대출로 집을 장만한 서민들은 어떻게 버텨내야 할지 막막한 느낌이 들 것 같다. 평범한 주부라도 세계 경제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수수방관만 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해야 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40대 이상은 과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어떻게든 극복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아직 사회생활을 제대로 해 보지 못했거나 기간도 짧은 2030세대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극복하는데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정부와 책임이 있는 당국이 경제위기에서 특히 힘들어하는 젊은 층의 고통에도 관심을 가지고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들고 실행해주어야 한다. 그 첫발이 바로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는 작업이 아닐까?

‘경기불황 타개’ 까만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고용이 줄고 국민들의 실질적인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경제위기 타개책이란 간단하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만큼의 수입은 아니더라도 현재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늘려 벌이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일자리 확충이야 말로 최고의 정책이다. 그렇기에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직시하여 고용시장 유연화 및 임금피크제와 같은 노동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야당에서는 근로자 해고가 쉬워진다고 무작정 반대하고 있지만 구호에 그친 말뿐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재벌은 악’과 같은 추상적이고 선동적인 구호성 주장 말고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는 야당의 모습을 보고 싶다. 고용유연화나 임금피크제를 실시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더 나은 대책을 들고 나와서 국민 앞에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뜻이다.

노동계의 양보를 요구하는 기업도 임금피크제로 감소한 임금만큼 일자리를 만드는데 앞장서면서 서로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의 품앗이 전통이 바로 이렇게 국민 각 계층이 고통을 분담하는 식으로 미덕을 발휘할 때 발휘되는 게 아닐까? 특히 당부하고 싶은 건, 평범한 국민, 주부들 입장에서 정부당국과 기업 노동계에 원하는 답은 간단하다. 까만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는 고양이가 고마운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으는 것, 주부들의 장바구니는 무겁고 상인들의 어깨는 가벼운, 재래시장이 본래다운 떠들썩한 시장다운 모습으로 환하게 바뀌기를 기대한다.

미디어그룹 내일 이사 양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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