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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교육감 특집 ] 국회의원시절 조전혁을 기억한다.

내가 아는 조전혁 - 정성전 ( 강석훈 의원실 비서관)


“조 의원 뭔 소리야? 출발은 내일인데!”

2011년 1월, 조전혁 의원님이 해외출장을 떠나기로 예정된 어느 날 아침이었다. 출장 전 날 여느 때처럼 의원실 식구들과 웃으며 비록 짧은 출장이지만 석별의 정(?)을 나누고 사무실을 떠난 터라 그날의 출장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른 아침 공항에 도착해 동료의원을 기다리던 조의원님은 약속시간이 한참 지나도 그들이 나타나지 않자 휴대폰을 들었고, 전화기너머 동료의원으로부터 낯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말을 들었다.
“조 의원 뭔 소리야? 출발은 내일인데!”

인천공항의 비보(悲報)가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01호로 빠르게 전해졌다. 사무실 직원들의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얼굴은 하얘지고 머리카락은 쭈뼛쭈뼛 선체로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었다. 다들 말은 안했지만 마음속으로 잠시나마 ‘면직(免職)’을 생각했었다고 후일담을 나눴다. 물론 이 같은 생각이 조의원님의 인품과 성품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사소한 일도 ‘영감(令監)’이 크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쫓겨나는 국회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큰 펑크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무실 각자의 모니터 앞에 숨죽여 앉아 이런저런 걱정만 하고 있던 차에, 조의원님이 사무실에 나타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면서 한마디만 툭 던졌다.
“내일이란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금도 이 실화를 들은 국회 직원들은 크게 웃고 크게 놀란다. 국회에서 상상도 못할 펑크 스토리에 크게 웃고, 아무도 짤리지(?) 않은 데에 크게 놀란다. 면직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담당 비서나 의원실 총괄 보좌관이 크게 혼나도 찍소리 못할 상황에서 꾸중 한번 하지 않은 그분의 사람됨에 놀라는 것이다.

나는 조의원님의 배려심이 좋다. 위의 ‘공항사건’ 이후 조의원님은 단 한 번도 그 사건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때 사무실 직원들에게 보여준 포용력과 배려심은 우리로 하여금 더욱 더 일에 집중하고 신중한 일처리를 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정말 잘못했을 때 욕하고 윽박지르는 것보다 한번쯤 보듬어 주고 격려해 주는 편이 그 사람을 발전시키고, 두고두고 좋은 약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의원님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드물다. 큰 실수를 저질렀지만 조의원님 덕분에 큰 가르침을 받았다.

나는 조의원님의 남자다움이 좋다.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천(落薦)이 결정되자마자 입고 있던 청바지와 점퍼 차림으로 신발을 구겨 신은 채 국회 정론관으로 달려가 ‘결과에 승복하고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조의원님의 회견을 잊을 수가 없다. 비록 이어진 김무성의원님의 백의종군 기자회견으로 그분의 발언이 묻히긴 했지만, 사사로움을 버리고 당을 위해 희생하고, 솔선수범하고, 이것저것 재지 않는 그분의 강직함이 좋다.

나는 조의원님의 사람됨이 좋다. 길가다 마주친 포장마차의 ‘오뎅 코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해 선 자리에서 5개씩 베어 물고 오뎅국물을 호호불며 자리를 뜨는 모습,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이 있는 날 아침 집에서부터 츄리닝과 장화를 신고나와 주민들과 끝까지 함께 김장을 담그는 모습, 삼겹살을 먹으러 가서는 취미생활이라며 혼자 땀을 뻘뻘 흘리며 고기를 굽고 자르는 인간적인 모습이 좋다.

찐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조전혁 의원님과의 추억에 흠뻑 젖는 오늘, 여느 때처럼 그분의 품에 폭 안겨 인사하고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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