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리영희, "카다피, 해방의 기쁨" 찬사 늘어놓아

2005년 저서 ‘대화’에서 “서방 자본주의의 착취를 거부하는 몸부림”

리비아 사태가 끝내 대규모 유혈사태로 확전됐다.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는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한 무력 진압을 강행하고 있다. 용병들을 고용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행을 가하는 것은 물론, 전차, 전투기, 미사일까지 동원해 자국민을 학살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트리폴리에서만 200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이에 미국과 유엔도 리비아 정부를 규탄하고 유혈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25일 리비아를 유엔인권위에서 추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리비아 정부가 리비아 국민의 인권을 짓밟았으며, 유엔인권위 추방 조치는 리비아 정부를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인권위원회도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리비아 위기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다.

전 세계에 ‘살인마’로 각인된 카다피는 올해 69세며, 현존하는 세계 최장기 독재자다. 1942년 유목민의 아들로 태어난 카다피는 1963년 대학을 졸업한 뒤 군사학교에 들어가 직업군인이 됐다.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었던 나세르를 모방해 젊은 장교들로 구성된 ‘자유장교단’을 구성한 카다피는 1969년 반미 쿠데타를 성공시켰다. 그는 혁명평의회 의장으로 취임해 권력을 장악했으며, 외국 석유회사들을 추방하고 석유를 국유화한 뒤 미군 기지를 철수시키고 비동맹운동에 참가했다.

리영희, 카다피 향해 “질식과 절망의 상태에서 해방되는 것과 같은 기쁨”

이같은 반미-반서구 노선으로 인해 카다피는 한때 국내 반미-좌익세력으로부터 추앙의 대상이 된 바 있다. 특히 국내 종북좌파의 정신적 지주인 리영희는 2005년 저서 ‘대사’(한길사)를 통해 카다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신생 독립국가인 리비아에서 쿠데타로 서구제국주의의 괴뢰로왕조를 전복한 카다피 육군중령은 즉시 서방제국주의 자본이 소유했던 유전의 국유화를 단행했어요. 이것은 아랍세계 인민이 결정적으로 서방 자본주의의 착취를 거부하는 몸부림이었어. (중략)국내 현실로 말미암은 질식과 절망의 상태에서 해방되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꼈어.”

특이한 사실은 현재 ‘살인마 카다피’를 규탄하는 데 동참하고 있는 국내 좌익 언론들이 종북좌파의 거두 리영희를 노골적으로 칭송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12월5일 리영희 사망 직후 좌익 언론들의 ‘리영희 찬양’은 낯 뜨거울 정도였다. 한겨레는 2010년 12월6일자 ‘리영희, 담대한 진실의 향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사실의 빛으로 진실을 드러내는 데 온전히 바쳐진 선생의 삶. 이제 누가 앞장서 허위의 장막을 찢고 우상의 주술을 벗겨낼까. 탐욕의 족쇄를 깨뜨리고 자유인의 길로 이끌까. 선생은 홀연히 떠났지만, 우리의 눈앞은 캄캄하고, 머리는 허둥대고, 가슴은 떨린다. 언제나 선생의 뒤를 따르던 이들이었기에 더욱 황망하다”고 리영희를 찬양했다.

경향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서 “그의 죽음은 우리에게 성찰의 시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왜 동시대의 지식인들은 그가 하던 것들, 그가 이룬 것들에 좀처럼 미치지 못하고 있는가. 물론 한 인간의 전형을 이룬 그의 삶과 철학을 따라하긴 어렵다. 게다가 동시대의 과제들은 더 까다롭고 복잡하고 모호하고 어려워졌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식인들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이다”고 주장했고, 오마이뉴스도 이날 ‘내가 아는 리영희는 ‘죽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죽음은 선생이 살아온 흔적까지 지우지는 못한다. 우린 또 그 흔적 위에 희망의 불씨를 지필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누군가는 흔적이 되고 또 누군가는 불씨가 될 것이다. 다 선생이 남기신 위대한 유산이다. 죽은 그가 결코 죽지 않았음을 이제는 우리가 증명해야 할 차례다”고 밝혔다.

모택동 ‘문화혁명’까지 찬양했던 리영희

물론 리영희가 ‘대화’를 출간했던 2005년은 카다피가 지금과 같은 대규모 학살극을 자행했던 시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리비아는 카다피 1인에 의해 통치되는 철권 독재국가였으며, 국민들의 인권이 지속적으로 탄압됐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특히 리영희는 현재 진행 중인 ‘리비아 학살극’을 능가하는 1960년대 중국 모택동의 문화혁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1974년 발간된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모택동과 문화혁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문화대혁명은 자본주의의 조건에서 만들어진 인간을 개조하여 사회주의적 인간을 만드는 것과, 계급분화의 제 조건을 근본적으로 제거함으로써 평등한 인간사회를 보장·발전시키는 사회구조를 창조하자는 두 가지의 목적을 지닌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또 리영희는 이 저서에서 “문화혁명이라는 급격하고 웅장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미국 기자들만 모를 뿐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지 오래”라며 “모택동은 레닌과 스탈린을 뛰어넘은 위대한 사회주의 사상가로서 인간의 평등사회에 대한 꿈을 실현하는 올바른 노선에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참고로 모택동의 문화혁명으로 인한 희생자는 각종 문건에 따르면 사망자 약 1000만 명과 피해자 1억 명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경제적 손실은 약 5000억 위안(약 72조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