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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0원짜리 한끼의 행복과 금수저들의 정치

‘직무유기’ 정치가 서민 행복마저 지켜주지 못하는 불행한 시대


얼마 전 이른 아침에 도매 시장에 가 보았다. 여기저기서 깡통에 불을 피우고 추운 손을 녹여가며 “어서 오세요” 하고 반가운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상인들을 보며 ‘모두가 참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허름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콩나물국밥 한 그릇에 3,900원이라는 글씨가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었다.

같이 간 동행 한명과 함께 콩나물 국밥 두 그릇을 쓱싹 비우고 밖으로 나오니 속이 든든한 게 더할 나위 없이 푸근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소소한 만족감으로도 행복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가 상징하듯 행복은 이렇게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 주변 가까이 있는 행복은 잊고 거대하고 신기루와 같은 꿈만 쫓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실직한 가장,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 비정규직들의 당장 얼어붙은 손과 발을 녹여줄 수 있는 법안을 완벽하지 않다고 노동개악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노총과 이른바 귀족노조들, 절대 다수 국민들은 꿈도 못 꿀 고액 연봉자들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현실적인 법안들을 반대만 한다. 정쟁과 당파 싸움에 날새는 국회는 법안처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경제활성화·노동개혁 법안은 나몰라라 대량해고 위험만 키우는 국회

면세점 사업권만 해도 국회는 생각이 있는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신랄하게 비판한 것을 보면서 국회와 노동계의 이기심이 새삼 원망스러워진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면세점 사업권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한 관세법 개정안은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얘기하면서 충분한 토론도 거치지 않고 1분 정도 토론하고 통과된 것으로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또 “(법안 논의) 당시에도 정부에서 면세점 사업의 지속성이 떨어지고 신규 사업자 교체 때 대량해고와 실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건의는 무시한 채 졸속으로 통과됐다”고 비판하였고, “대통령이 통과시켜 달라고 애원에 가깝게 하는 법안은 수년 동안 묶어놓고 있으면서 이런 법안은 토론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통과시키는 현실이 통탄스럽다”며 “부디 어려운 취업을 이룬 분들이 거리에 나가지 않도록 국회가 국민들 편에 서서 대책을 마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들은 먼지만 쌓이고 있는데, 이렇게 고용불안을 부추기는 법안들은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통과시키는 게 지금 국회의 모습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인지 의문이 든다. 대통령과 국민이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노동개혁 등 경제관련 법안 처리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움직여야 할 당사자들은 자기들 생각만 하고 요지부동이다.

서민의 눈물 닦아주는 진짜 정치가 바로서야

모두들 발에 볼트를 박았는지 꿈쩍도 안하고 있으니 시장에서 공장에서 힘들게 장작불을 쪼이며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시대 50-60대 부모들은 어디에 하소연을 해야 하는가? 힘든 노동을 끝내고 집에 가면 대학을 졸업 하고도 취직이 안 되어 방에서 이력서만 쓰고 있는 자녀들 때문에 힘이 든다는 이야기도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국회의 ‘금수저 의원님’들은 모르겠지만 시중에 1만원 아니 2만원 그 이상의 한 끼 식사가 많다. 경기가 좋고 고용이 잘 될 때는 비싼 한 끼 식사도 웃으면서 할 수 있지만, 요즈음 같이 경기가 어렵고 불안한 미래가 걱정돼 지갑을 닫을 땐 단돈 3,900원짜리 한 끼 식사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서민의 삶은 이렇게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여기저기에 있는 재래시장을 가다보면 한쪽 구석에 있는 간이식당이나 실비집에 가보면 가미 솥에 익어가는 선지국이나 순대국은 3,900원보다도 가격이 더 아래다. 그러나 소박한 그 한 끼의 식사로도 우리네들은 너털웃음을 짓고 행복을 느낀다. 서민들은 이런 작은 기쁨마저도 서서히 잃고 있는 현실이다. 자식이 취직이 안 되어 한숨짓고, 부모는 명퇴로 절망감에 빠져 있다. 3,900원짜리 콩나물 국밥 한 끼 식사의 행복도 이런 서민의 한숨과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가 바로 서야 이루어질 수 있다.

미디어그룹 '내일' 이사 양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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