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겨울왕국>Let it go와 휴가병 존속살해사건-간섭중독사회의 비극

과잉간섭은 인격성장을 저해하고 사회를 불행하게 해


【서울=미디어워치】김휘영의 문화평론=2014년 2월 4일 휴가 나온 이등병이 휴가복귀 준비를 안하는 것을 다그치는 어머니를 둔기로 폭행해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안타깝고 서글프기 짝이 없는 비극이다. 한국에서는 존속살해에 대해서는 보통 살인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다. 간섭을 할 일이 따로 있지 어찌하여 군인의 휴가복귀 같은 일까지 참견하고 간섭하는가 하는 점이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행사가 용납되어서는 안되고 그중 살인은 최고의 폭력행위이기에 이 이등병의 행위를 두둔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 한국 사회가 얼마만큼 간섭에 중독된 사회인가 하는 점이다.

군대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휴가 나와서 복귀하지 않는 일이 얼마나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걸 잘 안다. 군인이 휴가를 마치고 제때 복귀하지 않거나 못할 경우, 이는 곧 탈영으로 간주된다. 탈영병은 곧 헌병대에 의해 추격을 받고 이에 반항하면 현장에서 저격당해 죽는 일도 무수하다. 이런 까닭에 평범한 신분이 아닌 군인의 복귀는 타인이 간섭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되어 있다.

간섭중독 사회

군입대를 할 정도로 장성한 아들에게 이런 일까지 참견하고 간섭할 정도면 평소에는 얼마나 많은 간섭이 이루어지고 있었을지 능히 짐작할 만하다. 아마 이 휴가병은 지나친 간섭행위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려 있었을 확률이 높다.

필자가 진단하기에는 우리 한국은 간섭공화국이다. 이른바 간섭중독사회다. 이는 필자의 바로 앞 칼럼 ☞명절 스트레스의 주범- 지나친 간섭, 애정인가 질병인가? (2014. 02.01, 미디어 워치, 김휘영의 문화칼럼)에도 자세히 밝혀 놓았다.

실로 만연된 간섭행위들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우리는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에 무수한 비극과 불행을 양산하고 있는 간섭공화국이 된 주된 원인으로 필자는 1.지나치게 종적질서를 중시하는 권위주의적 유교 문화, 2. 나(개성)보다 우리(공동체)를 중시하는 문화 3.자신보다 타인의 시선에 의해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체면중시문화, 4.과도한 경쟁 문화 등으로 진단하고 있다.

똘레랑스 문화

이에 반하여 한국보다 행복지수가 높은 서양인들은 우리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타인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관대하고 무관심하다. 타인이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그럴 가능성이 현저하지 않는 한 타인이 어떤 행위를 하든 참견하고 간섭하기보다 포용하는 태도를 흔히 똘레랑스 문화라고 한다.

이는 서양문화 속에서 창작되었지만 세계적으로 애창되는 노래들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들 중 유명한 것들은 비틀즈의 렛잇비(Let it be), 도리스 데이의 케세라 세라(Que sera sera),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에 나온 하쿠나마타타(걱정마. 문제없어!), 그리고 최근 세계적인 흥행돌풍을 이끄는 디즈니 신작 겨울왕국(Frozen)의 테마곡 렛잇고(Let it go)도 있다.

특이한 건 한국 사회에서 간섭을 가장 많이 하는 신분이 엄마인데 렛잇비(Let it be), 케세라 세라(Que sera sera)에는 둘 다 엄마가 곡 속에 등장하고 있다. 서양문화 속에서 자라나는 아들과 딸 자식이 세상 일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할 때 엄마는 이렇게 답하고 있는 건 간섭중독 사회인 우리 한국에 많은 걸 시사한다.

Let it be - Beatles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내가 근심의 시기에 처해 있을 때
Mother Mary comes to me
어머니께서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Let it be
순리에 맡기거라.


Que sera sera - Doris Day

When I was just a little girl,
내 나이 아주 어릴 때
I asked my mother,
어머니에 물었어요.
What will I be?
난 커서 뭐가 될까요?
Will I be pretty?
내가 예뻐질수 있을까요?
Will I be rich?
부자가 될까요?
Here's what she said to me.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Que sera, sera,
케세라 세라
Whatever will be,will be
무엇이 되든지 간에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Que sera, sera,
케세라 세라
Whatever will be,will be
무엇이 되든지 간에.

특이하게도 이 노래의 2절에는 엄마가 아니라 심지어 선생님도 똑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 한국이라면 엄마나 선생님이나 적어도 이런 대답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런 주제가 문화콘텐츠인 노래 가사에 까지 등장해서 그것도 빅 히트를 확률은 더 희박하다. 특히 한국의 엄마라면 이 질문을 한 아들 딸에게 가능한 많은 학원에 등록시켜 개인 시간조차 못가지게 하려고 시도하지 않았을까?

<겨울왕국>에 나오는 테마 음악 Let it go의 가사에 나타낸 주제 또한 타인의 시선이나 참견과 간섭에서 독립된 나 자신의 주체성과 이로 인한 행복의 중요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

겨울왕국 테마곡 Let it go

The snow glows white on the mountain tonight
오늘밤, 산에 덮인 눈이 하얗게 빛나

Not a footprint to be seen
발자국조차도 보이지 않아

A kingdom of isolation
고립된 이 왕국에서

and it looks like I'm the queen
나는 마치 여왕처럼 보이겠지

The wind is howling like the swirling storm inside
내 안에 휘몰아치는 바람은 폭풍처럼 울부짖어

Couldn't keep it in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Heaven knows I've tried
내가 노력했다는 건 하늘이 알아주겠지

'Don't let them in, Don't let them see'
'다른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해, 눈에 띄어서도 안돼'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언제나 착한 소녀(조신한 여성)가 되어야 해'

'Conceal, don't feel, Don't let them know'
'감추고, 의식하지 마렴, 누구도 알아채선 안돼'

Well, now they know
그런데, 이젠 모두 알아 버렸는걸

Let it go, Let it go
다잊어, 내 버려 둬!

Can't hold it back anymore
이제 더이상 버틸 수도 없잖아

Let it go, Let it go
다잊어, 내 버려 둬!

Turn away and slam the door
뒤돌아서서 문을 닫아 버릴거야

I don't care
상관없어

What they're going to say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지

Let the storm rage on
폭풍아 계속 휘몰아 치렴

The clod never bothered me anyway
추위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하거든

It's funny how some distance
참 재밌는 게 뭐든 거리가 멀어지면

Makes everything seem small
점점 작게 보이는 법이거든

And the fears that once controled me
한때 날 속박했던 두려움조차도

Can't get to me at all
날 괴롭힐 수 없어

It's time to see what l can do
이제 내가 뭘 해야할 지 보여줄 시간이야

To test the limits and break through
한계를 시험하고 뚫고 지나가겠어

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이제 내겐 옳고 그른 것도, 규칙도 없어

I'm free
난 자유야

Let it go, Let it go
다잊어, 다잊어

I'm one with the wind and sky
난 하늘과 바람과 함께 할테니까

Let it go, Let it go
다 잊어, 내 버려 둬!

You'll never see me cry
다시는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거야

Here l stand
나 여기에 서서

and here I'll stay
여기에 머무를거야

Let the storm rage on
폭풍아 계속 휘몰아치렴

My power flurries through the air into the ground
내 힘이 넘쳐흘러 하늘로 흩날려 가

My soul is spiraling in frozen fractals all around
내 영혼은 얼어붙은 프랙탈 속에 휘몰아쳐

And one thought crystallizes like an icy blast
내 결심만은 눈 결정체처럼 확고해졌어

I'm never going back
난 절대로 돌아가지 않아

The past is in the past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까

Let it go, Let it go
다 잊어, 내 버려 둬!

And I'll rise like the break of dawn
여명의 빛이 떠오르듯이 나도 떠오를 거야

Let it go, Let it go
다 잊어, 내 버려 둬!

That perfect girl is gone
그 완벽했던 소녀는 이제 없어

Here I stand in the light of day
태양이 떠오를 때에 나는 여기 서 있을거야

Let the storm rage on
폭풍아 계속 휘몰아치렴

The clod never bothered me anyway
추위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하거든.

/ 김휘영 문화평론가ㆍ행복문화발전소장wepass@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