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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와 한국의 술 문화

싸이와 기획사는 세계적인 가수로서의 책임과 매너를 익혀야


【서울=빅뉴스】 김휘영의 문화평론= 10월 4일 저녁 싸이의 서울시청 앞 공연을 인터넷으로 보았다. 1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파 속에서 열창하는 싸이의 모습은 참 에너지가 넘쳤다. 이게 국내 팬들이 싸이에게 바라는 모습이다. 하지만 갑작스레 준비한 무대였기 때문인지 ‘저기 뛰어!’ ‘여기 뛰어!’ 하면서 무대 위를 펄쩍펄쩍 뛰는 모습에서 약간 덜 숙련된 모습을 보았다고나 할까? 초반에는 청중과 약간 유리되어 싸이 혼자 너무 열정적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최고의 공연가는 자신은 차갑지만 관중으로 하여금 열광하게 만드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세계적 가수로 만든 ‘강남 스타일’이 시작되자 관중들은 예외없이 그 유명한 말춤을 추며 열광했다. 월드컵 이후 이렇게 많은 수의 군중이 자발적으로 한바탕 열기를 발산한 일이 얼마만인가? 우리에게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싸이가 세계적인 가수로 승승장구하길 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싸이가 자신의 열정을 주체 못하고 깡소주를 병째 들고 마셨을 때는 참으로 아연실색했다. 아무리 잘 보아도 큰 실수를 한 것으로 본다. 필자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서 하는 말이 아니다. 광장에 무수한 청소년들까지 모여 있는 상태에서 공연예술가가 공개적으로 술을 들이키는 문화는 한국이 아니라면 좀체 받아들여지기 힘든 장면이다. 특히 오랜 금주시대를 거쳤던 미국이라면 기겁을 할 모습이다.

저 모습이 그대로 외국에 방영되어 싸이가 마신 게 탄산음료가 아니라 알콜 농도가 얼마인 술이며 또 그 장소에 청소년들이 무수히 많았음이 알려진다면 싸이가 향후 세계 시장을 누비는 일에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게 틀림없다. 세계 가수들의 꿈의 무대인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라는 싸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이 해프닝이 무사히 넘어가기를 빌 뿐이고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서구에서는 새벽 2시에 남편이 술먹고 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기 힘든다. 당장 이혼감이다. 한국에서는 각종 범죄가 만취 상태에서 일어났다면 상당부분 감형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서구에서는 오히려 더 엄한 처벌을 받는다. 음주를 대하는 동서양 문화의 차이다. 어떻게 보아도 어제 싸이가 선보인 음주 가무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가수가 되겠다는 열망이 있다면 절대 금기사항이고 더군다나 싸이는 한국에서 대학가 행사에도 자주 초빙되는 인기가수가 아닌가?

싸이가 강남 스타일의 성공을 타고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굳건히 발돋움할 수 있도록 주위에서도 많은 것을 도와 주어야 함을 실감했다. 이에는 후속곡으로 더 멋진 노래와 춤을 내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로 된 노래로 세계에 성공해야 한다는 주문과는 다른 차원에 있는 것도 많다.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굳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라도 '강남 스타일' 정도의 리듬과 춤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은 이미 증명했다. 하지만 세계적 가수로 발돋움하고 있는 싸이는 진정한 공연예술가로서의 책임과 스테이지 매너도 함께 익혀야만 한다. 싸이가 활동하는 대중 예술계는 스타로 등극하기는 정말 어렵지만 추락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곳임을 자각하고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고 이 기회를 놓치기에는 너무 아깝다 / 김휘영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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