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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할 흥행코드를 찾아라

미녀는 괴로워- 세계적인 흥행대박 코드를 다 갖춘 영화


미녀는 괴로워- 세계적인 흥행대박 코드를 다 갖춘 영화

추석 특선 영화로 방영된 ‘미녀는 괴로워’에서도 인과관계상의 미흡함은, 매우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난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성형한 모습의 제니(김아중 粉)가 콘서트에 구름같이 모인 관중들 앞에서 성형 사실을 고백한다. “저는 제니가 아니에요 한나에요, 강한나!”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이때, 한상준(주진모粉)이 제니 뒤의 은막에 제니의 옛날 모습인 뚱뚱한 강한나가 열창하는 영상을 틀어준다. 두 말할 나위 없이 대 감동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벅찬 느낌을 받으면서, 마치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제니의 옛 모습, 즉 뚱뚱한 강한나가 노래 부르는 모습이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보통의 상식으로 보면 그 장면을 담은 CD는 공연장에 있기 보다는 녹음실이나 사무실에 있어야 더 사실에 부합한다. 적어도 한상준이 그 CD를 항상 휴대하고 다닌다는 복선이라도 제대로 깔아 주었으면 했다. 필자가 감독이었다면 제니의 첫 콘스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묘사한 컷을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카메라에 미리 담아 두는 장치를 마련하겠다.

#1. <콘스트 준비 장면>
한상준 : 제니가 롱런할 대형가수가 되느냐 마느냐는 이 콘서트에 달려있어. 그러니 전부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해. 전부 알아 들었지?
성동일粉 최사장: (공연 준비 CD물이 가득 든 박스를 들고) 알았어, 알았어. 그 이야기 한번만 더하면 100번이야. 빨리 빨리.....
(이때, 박스 모서리에서 CD 하나가 사무실 바닥에 떨어진다)
성동일粉 : 어, 이거 강한나 꺼잖아, 이제 이 CD는 필요 없잖아. 이젠 아미도 없는데......
한상준 : 일단 챙겨 넣엇! (영화 상영시 예상추가시간--30 초 정도, 참고로 아미는 강한나를 대역으로 쓰면서 그동안 외모를 무기로 립싱크를 해 왔던 가수임)

이런 식으로 그 CD가 제니의 고백 장면에서 뒤 배경으로 상영되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상황을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그 씨앗을 복선으로 심어 놓겠다.

#2. <제니의 갑작스런 성형고백 장면>
제니가 갑작스럽게 성형사실을 고백하자 장내가 술렁거린다. 이를 보던 한상준도 고개를 떨군다.
한상준 :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어이, 그때 챙겨온 거 어서 가져와!
성동일粉 : (이 상황에 몹시 당황한 듯) 뭐, 뭐 말이야. 이제 다 끝났어.
한상준 : 그때 그 CD 말이야, 강한나 씨디~ 빨리, 어딨어? (직접 찾는다)
성동일粉 : 아, 그거, 잠깐(박스를 뒤적이며) 여기 여기, 여기 있어.
한상준 : 그 씨디를 낚아채듯 가져가서는 CD 플레이어에 꼽는다.
(영화 상영시 예상추가시간 40초 정도)

이 두 장면을 전부 삽입해도 실제 영화 장면에는 채 2분(分)도 차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아니라면 한상준이 평소에 이 CD만은 언제나 가슴에 품고 다닌다는 대사 한토막이라도 필요했다. 그런데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이런 장면이 복선으로 마련되지 않은 채, 전혀 예기치 않았던 돌발 사고였던 제니의 무너짐(고백)이 발생하자 마치 철저하게 준비한 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CD한 장을 끄집어 내 틀어 주면서 그런 감동적인 장면을 완성한다.

그러나 그 상황이 인과관계가 약하고, 어찌 보면 매우 유치한 컨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는 현상을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한다. 아마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된다. 왜 그럴 수 밖에 없을까 하는 점은 다음과 같은 심리적인 기제가 작용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인간이라면 자신만이 느끼고 있는 자신의 취약점이나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영화의 이 장면은 이런 점을 묘하게 자극해서 강력한 카타르시스 시켜주기 때문이다. 이점은 거인 골리앗이 왜소한 다윗을 이겼을 때는 별 감흥을 못 받는 사람들이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을 때는 열광하는 이유와도 같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자신을 다윗의 입장에 두고 자신이외의 외계(外界)를 골리앗으로 대입시켜 보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인간을 가장 진하게 감동시키는 구조는 치밀하고 인과관계가 매우 정교한 추리영화에 있지 않다. 비록 밤 12시가 되면 마술이 풀려서 모든 것이 다 남루하게 바뀌지만 단 하나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만은 바뀌지 않는 구조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좀 더 세밀하게 따져들면 적어도 요정이 그 유리구두가 주인이 아니면 크기라도 움츠려서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요상한 주술(呪술)이나 마법을 걸어놓지 않는 한, 그 구두로 유일한 배필을 찾는 구조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구조다. 왜냐하면 보통의 신발은 그 재질이 어떠하든지 간에 비슷한 크기의 발을 가진 사람은 어느 누구나 신을 수 있는 게 오히려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오늘 날 상점에 늘려 있는 신발들도 ‘불특정’ 다수 중 한 사람을 주인으로 만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작품이나 영화의 성공요인을 두고 그 인과관계에만 주안점을 보면 더 큰 것을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그것이 매우 비현실적인 인과관계의 설정일지라도, 작가나 감독의 의도나 컨셉 자체가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느냐의 여부에 그 작품의 성공이 달려있다. 나중에 서프라이즈 파티를 하기 위해서 생일을 맞은 그 날의 주인공을 모르는 체 한다고 해서 “인간이 어찌 그럴 수 있냐?”라는 식의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위에서 말한 부분만 제외하면 ’미녀는 괴로워‘는 매우 정교하고 탁월한 시나리오다. 내가 헐리우드 영화 제작자라면 그 판권(版權)을 사들여서 리메이크 하겠다. 그렇게만 한다면, 아주 적은 비용으로 세계적인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고 평가된다. 이 영화는 원작인 일본 만화 《미녀는 괴로워( 스즈키 유미코(鈴木由美子)보다 훨씬 뛰어나게 각색되었다. 또 헐리우드에서 나온 비슷한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Shallow Hal, 2001)》보다 훨씬 뛰어난 흥행코드를 갖추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할(잭 블랙 粉)은 자신의 여자친구는 반드시 늘씬한 미녀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른바 미모를 밝히는 속물(shallow)이다. 그런데 심리상담사인 로빈스의 최면요법에 의해 정말 뚱뚱하고 못생긴 여성인 로즈마리가 자기 눈에만 기네스 팰트로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현상(phenomenon)을 소재로 삼고 있는 영화다. 혹자는 이 헐리우드 영화가 그 작품성이나 메시지는 <미녀는 괴로워(김용화 감독)> 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일정부분 인정한다. 하지만, 이 점이야말로 적어도 흥행에 있어서만은 이 영화가 가지는 내적 한계로 작용한다. 즉 너무 진지하고 철학적이다.

이에 반해서 한국에서 내 놓은 <미녀는 괴로워>는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로망인 신데렐라의 성공 스토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신데렐라를 왕자님과 춤출 수 있는 무대로 데뷔시켜 준 사람이 요정(妖精, fairy)이었음에 반해서 <미녀는 괴로워>에서는 그 역할을 성형외과 전문의가 하고 있다는 점만 다르다. 어찌 보면 이점은 신데렐라의 요정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그럴 듯하다.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요소

1. 20대 초반의 여성 코드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등 비슷한 영화들보다 <미녀는 괴로워>가 더 강력한 흥행요소를 갖춘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미녀는 괴로워>는 세계적인 문화시장에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20대 초반의 여성을 제대로 공략하고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Shallow Hal, 2001)》의 한국어번역제목이 아닌 영어로 나온 원제목 을 자세히 보라. 이 제목을 원문에 충실하게 영어 그대로 번역하면 <천박한 할> <(미인만 밝히는) 속물 할(Hal)> 이 정도 되겠다. 영화 내용 역시도 한 속물근성이 있는 중년 남성의 행동을 통해 본 관객들의 세상읽기 정도 되겠다. 한데 다 알다시피 세계 문화시장의 가장 큰 소비계층은 여성, 그것도 20대 여성이다. 특히 음반이나 영화는 10대 후반과 20대 여성을 빼놓고 시장과 흥행을 논한다면 그건 넌센스에 가깝다. 헐리우드 영화 의 주인공이 중년 남성인 할(Hal)이고 그 대상인 여성도 거의 30대에 가까운 뚱뚱한 아가씨다. 한데 한국의 <미녀는 괴로워, Pounds Beauty, 2006>은 세계 영상문화시장의 최고 고객층인 20대 초반 여성이 그 주인공이다. 만약 헐리우드에서 동일한 조건과 자금으로 이 두 영화를 만들어 경쟁했을 때, 어느 영화가 더 대박을 터뜨리겠는가 하는가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헐리우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거의 매년 대중에게 선보이는 대표적인 영화는 주로 치어리더 경연을 매개로 하는 영화다. 한데 이 아이템은 그 서사구조상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는 그 한계가 분명하다. 기껏해야, 치어리더 훈련과정에서의 부상(위기)과 극복 스토리거나, 또는 경쟁 상대팀과의 사소한 갈등과 티격태격, 그리고 약간은 극적인 우승 이런 뻔한 스토리로 어떻게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뻔한 스토리를 소재로 했지만 세계적으로 성공한 영화가 있다. 바로 <브링잇온(Bring it on, 2000, Peyton Reed 감독)>이다. 현재 이 치어리더 영화는 첫 편의 성공에 힘입어 시리즈로 3편까지 선보이고 있다.

<브링잇온> 원편에 O.S.T로 쓰인 “Don't Stop, Never Give Up!”이란 가사가 주는 메시지가 의미심장한, 매우 흥겨운 노래는 한국의 “미녀들의 수다”에도 오랫동안 선보일 정도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남녀 혼성 그룹 S Club 7이 부른 "Bring It All Back"이다. 전국 치어리더 경선에 나선 청소년기의 소녀들의 도전정신과 낭만을 잘 나타낸 음악이다. 물론 이 영화의 O.S.T 음반판매 수입도 상당했다. 한국의 <미녀는 괴로워>를 <브링잇온>과 비교해 보면, 치어리더와 심리적 동질감을 가지는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장점은 고스란히 갖고 있으면서도 그 변신이 너무나 놀랍다. 또 <브링잇온>보다 위기가 크게 부각되고 또 그 위기극복 과정에서의 극적인 휴머니티의 회복 또한 매우 놀라운 구성이다. 이건 원작 만화에도 없는데 너무나 뛰어난 각색의 힘이다. 각본을 손수 맡으신 김용화 감독과 노혜영님께 이 글을 빌어 갈채를 보낸다.

2. OPTCS (One Person-Two Character Structure) 영화

둘째,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세계적 흥행코드인 OPTCS를 갖고 있다. OPTCS란 필자가 세계의 영화를 분석하기 쉽게 지칭할 목적으로 만든 용어로 One Person-Two Character Structure의 약자다. 즉, 한 인물-두 캐릭터 구조를 말한다. 여자에게 미(美)란 단순 눈요깃감이거나 시각상의 즐거움을 주는 정도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 중 ‘미모는 나의 무기‘라는 표현처럼, 여자에게 미(美)란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보아도 막강한 권력(power)의 원천이다. 앨빈 토플러가 내놓은 최고 명저인 <권력의 이동(Power Shift)>에도 권력의 3 대 원천으로 인격(Character), 돈(Money), 지식(Knowledge)을 들었는데 그가 말한 인격은 우리가 생각하는 인격이 아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앨빈 토플러는 그 인격을 고매한 향기를 풍기는 인간으로서의 품성(personality)이 아니라, 최고 권력자인 왕이 되는 왕자라는 출신성분이나, 어떤 사람의 언변(글이나 말솜씨), 그리고 여성이 가진 미(美) 등을 예시로 들고 있다. 역사를 살펴보아도 남자와는 달리 여자들은 단지 미모하나로도 쉽게 권력의 중심부에 접근한 경우를 흔히 본다. 뚱뚱하고 못생긴 강한나가 ’값비싼 차도 없고 몸짱, 얼짱도 아닌 일반 남성’이라면, 성형 수술로 변신한 미인(美人)인 제니는 보통남자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한 모습’과 동일하다.

그래서 이 구조는 단순히 얼굴을 바꾼 <페이스 오프, Face-off, 1997, 오우삼 감독>와는 비슷해 보이지만 매우 다르다. 오히려 동일한 인물의 변신을 통한 두 가지 캐릭터를 창출하는 구조인 <지킬 앤 하이드>, <슈퍼맨>, <원더우먼>, <스파이더 맨>, <투명인간>, <배트맨>, <헐크>, <마스크> 등의 영화와 그 궤를 같이한다. 이런 영화가 세계영화의 중심지인 헐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급으로 이렇게나 많이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런 구조를 가진 영화들의 흥행성을 간접적으로 웅변해 주고 있음이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수시로 원래의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미녀는 괴로워>의 한 여자 두 캐릭터의 주인공 중, 변신한 제니가 성형 전의 강한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은 얼핏 보면 약점으로만 작용할 것 같다. 하지만, 이 단점 대신에 현대 문명의 물질주의나 상업주의, 또는 외모지상주의가 요구하는 시선 때문에 주인공이 잃어버려야 했던 정체성이나 자아(自我)의 상실을 고발해 줄 수 있는 넓고 깊은 철학적 메시지까지 담을 수 있는 더 큰 장점이 있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이 장점은 제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전 아버지도 버렸어요, 친구도 버렸구요. 저도 버렸어요. 아, 강한나 보고 싶다...” 라는 대사로 고백할 때 너무나 훌륭하게 구현된다.

3. 은막스타-화려한 조명과 갈채- 코드

셋째, <미녀는 괴로워>에는 여성들의 로망인 신데렐라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가수를 매개로 했기 때문에 화려한 조명과 갈채가 있다. 은막의 스타가 되어 화려한 무대 위에 올라가,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 모습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어 봄 직한 주제가 아닐까? 이건 신데렐라 스토리로는 채워질 수 없는 청소년기 여성들의 또 다른 로망이다. 놀랍게도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는 이런 대박 코드가 하나가 아니라 세 개 전부가 녹아 있다.

성공하는 천재들

성공하는 사람들은 안 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될 일을 찾아내는 안목(Eye)’과 거기에 집중하는 전략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이런 아이템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뛰어난 사람들이다. 영화 <디 워>와 <미녀는 괴로워>는 둘 다 세계시장에 충분히 통할 아이템이다. 이를 발견해 낸 김용화 감독과 심형래 감독 두 분은 충분히 천재라고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다만 <미녀는 괴로워>는 아직 세계화가 시도되지 않았고 동남아 시장에서 한류를 이어가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영화 <디 워>는 처음부터 세계화 전략으로 시작되었지만 매우 훌륭한 아이템을 사소한 연출상의 흠결로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의 세계공략 성공 가능성

내가 이 영화의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라면 당장 시나리오를 영어로 만들어서 헐리우드 시장에 매우 비싼 값에 팔아먹거나, 아예 세계 여성들의 보편적 시각에 좀 더 맞추어 영어로 시나리오를 만든 다음, 그 시나리오로 영화 <디 워>처럼 투자자를 모아서 세계 시장 석권에 나서겠다. (이 점에서 일본의 만화 원작자와의 저작권 관련 계약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영화 <디 워>가 한국의 신화 전설과 화려한 CG를 결합해서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었다면 <미녀는 괴로워>는 오히려 국적코드와는 무관한 없는 세계 여성들의 로망 자체를 현실화시킨 영화라서 흥행대박은 이미 예정되어 있음은 확실하다. 시나리오를 약간 더 세련되게 다듬고 배우만 제대로 캐스팅한다면, 또 다른 신데렐라 스토리인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 1990)>보다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스토리 구조가 바로 한국의 <미녀는 괴로워>다. 왜냐하면 현대의 여성들은 단지 과거의 신데렐라처럼 왕자님의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으리라고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성형수술을 통해서 신데렐라로 등장하는 현대 여성의 운명 개척의 의지가 담겨 있고, 또 한상준이라는 왕자님이 언젠가 변심을 해도, 자기 자신을 독자적으로 지킬 수 있는 노래 실력이 있다. 즉 이 영화는 신데렐라나 <프리티 우먼>에서 보여주는 단순히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를 만나서 자신의 일생을 맡기면서 그 뒤는 ‘나 몰라라’ 하는 그런 비현실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세상을 좀 더 알고 있는, 현대 여성의 진정한 로망을 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즉 멜라니 그리피스,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워킹 걸(Working girl, 1988, Mike Nichols 감독)에 나오는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나 현재 미국에서 빅 히트하고 있는 드라마 섹스 앤 시티(Sex & City)에 나오는 현대여성들의 트렌디한 시각 또한 절묘하게 반영하고 있다.

필자가 흥행수입을 확실하게 장담하는 이유는 이 영화는 좋은 노래만 함께 할 수 있다면, 세계적인 음원 판매 수입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 한가지 옥(玉)의 티로 보이는 마지막 대목인데, 영화에서 이 부분을 내레이션으로 처리한 점은 조금 안일하고 무책임했다고 판단된다. 마치 성대한 결혼식을 마친 스타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사진도 찍지 않고 황급하게 퇴장해 버린 꼴이라고 할까? 이 부분에서 관객들은 약간 허탈하다. 필자가 약간 보완한다면 이 영화에서 가장 속물(snob)로 나온 최회장(김용건 분)의 태도 변화 정도는 분명히 보여 카메라에 담을 필요가 있었다.

극 중 최회장은 제니가 뚱뚱하고 못생긴 강한나의 성형 버전임을 알고는 대책회의를 하면서 제니의 성형사실이 대중 앞에 공개되기 전에 각종 누드화보를 찍고 폐기처분시키자고 한다. 모발일 쪽은 자신이 직접 연락하겠다는 자본주의가 낳은 비인간성의 최악의 경우까지 연출한다. 그때 한상준이 손에 쥔 컵을 깨뜨리면서 분노의 피를 흘리는 장면은 절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 때 흘린 피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영화에서 가장 속물이자 자본주의의 속성을 대변하고 있고 또 있어야 하는 최회장의 극적인 변화를 담았으면 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최회장의 태도 변화는 다음과 같이 포착되어져야 한다.

# 사무실
(따르릉~ 휴대폰이 울린다.최회장이 급히 전화를 받는다)
최회장 : (허리를 굽히며) 예, 예, oo 화장품 회장니~임이십니까? 하유~, 죄송해서 이를 어쩝니까? 저도 그 여우 같은 계집애 한나한테 깜~쪽같이 속았지 뭡니까? 제가 당연히 배상해 드려야죠! 위약금이랑......

(전화기에서 oo 화장품회사 회장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보게나, 최회장, 그게 아닐세! 제니를 우리 회사 전속 모델로 5년, 아니 10년을 쓰고 싶네. 지금 매장에서 물건이 동이 나서 난리네......최회장 : (깜짝 놀란 목소리로) 예옛! (예정 추가 시간 1분)

# 사무실(제니와 한상준이 사무실로 들어온다)
최회장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좋은 자리를 가리키며 호들갑을 떤다) 자, 어서어서 아니 여기 안쪽으로 앉게나. 뭐해 빨리 자리 마련 안 해 주고...... 그때 최회장(김용건 분)을 바라보는 한상준의 눈초리는 매우 싸늘하다. 단 한마디 말도 없이 몇가지 물건만 얼른 챙기고선 나간다.

최회장:(허겁지겁 따라가며)"왜 이래, 그게 아니라니깐, 한 실장, 우리 대화 좀 하자구!”
한상준 : 다시 한번 최회장을 경멸하는 눈초리로 쏘아 본 후,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린다.
최회장 : 아아아 앗! (한상준을 잡으려고 따라가다가 갑자기 닫히는 문에 손가락을 치여 비명을 지르며 펄쩍펄쩍 뛴다) (예정추가시간 1분)

영화나 소설 속에서의 각 등장인물의 성격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데 이 부분을 삽입하면 순수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속물 건성과 돈의 논리에 의해 철저하게 변하는 자본주의의 얼굴을 확실히 드러냄으로써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간접 효과가 있다. 또한 이에 대비한 강한나와 한상준 같은 젊은 세대들의 순수성을 돋보이게 함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게 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음을 파악한다면 왜 이 부분이 중요한가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 부분을 넣은 후, 강한나/제니와 한상준이 독자적인 ‘강한 프로덕션‘을 차렸다는 내레이션과 이에 대한 짧은 컷을 함께 보여주는 센스도 빠뜨려서는 안된다. 그 외 기타 풍요롭고 행복한 장면을 파노라마로 보여주고, 멋진 차에 기대서 두 사람이 키스하는 장면으로 끝내는 장면(여기에 장미꽃 다발이 빠져서는 안된다)을 배경으로 독자적인 내레이션 처리가 들어갔다면, 관객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 정도는 훨씬 높아졌으리라 생각된다. 필자가 요구하는 장면을 모두 반영하더라도 추가되는 예상시간은 2-3분 내외에 불과한데 이에 비해서 더 높아지는 영화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하다. 물론 현 상태의 <미녀는 괴로워>가 보여준 마지막 처리 모습도 100점 만점에 70~80점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남성들은 시각적 이미지에 강하게 반응하고, 여성들은 시각이미지가 없는 내레이션에도 남성보다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 영화의 주된 관객이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큰 흠으로 작용하지 않았을 가능성까지 필자가 충분히 감안했기 때문이다.

만일 이 영화를 헐리우드에서 판권을 사들여서 주인공을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한다면 ’러브 엑추얼리(Love Actually, 2003)’ 이상 가는 대흥행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대형 스타의 캐스팅이 어렵다면 런닝 개런티 계약을 하는 방식도 무방하고 정 어려우면 가창력 있는 신인을 캐스팅해서 실제로 신데렐라 스타를 만드는 방식도 좋으리라 본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렇게 절묘한 흥행 코드들을 고스란히 다 갖춘 영화를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다. 음악도 매우 훌륭했다. 여기에 좀 더 세계적이고 대중적인 취향에 맞게 작곡한 곡을 3-4 곡 정도 더 첨가해서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이 주연으로 영화 속에서 부르게 한다면 음반까지 세계적으로 히트시킬 수 있는 영화가 확실하다.

<친구>와 <집으로>의 흥행코드--앨범영화와 가족영화

<집으로(The Way Home, 2002), 이정향 감독>는 앨범영화와 가족영화의 특성을 매우 잘 결합시킨 영화다. 영화<친구>가 조폭과 우정을 그린 남성영화이면서도 강한 앨범영화의 속성을 띄었기 때문에 여성까지도 영화관으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면, <집으로>는 배경을 강원도 산골 농촌을 무대로 함으로써 70년대 이후 이농현상을 겪은 40대 중년들의 향수를 앨범처럼 펼쳐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등이 꾸부정한 외할머니는 마치 박수근 화백의 그림처럼 현대인의 마음속에 있는 영원한 고향인 어머니를 그리게 하고 동시에 효도라는 가족의 정과 이에 대한 묘한 죄의식을 일깨우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많은 영화가 가족이나 가문이라는 용어를 가진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집으로>만큼이나 가족영화와 앨범영화의 공통분모를 훌륭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한 작품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가로 영화 <집으로>는 투자대비 최고 고효율의 대박을 기록한 영화로 등극하는 보답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시나리오의 흥행코드를 못 찾아낸 제작사들이 이 시나리오를 홀대하고 제작을 기피했다고 하니, 각본 및 감독을 겸하신 이정향 감독님의 높은 감각과 집념에 박수를 보낸다.

루리의 섬

도심에 사는 주인공이 돌연 배경을 옮김으로서 ‘앨범영화와 가족극의 결합’을 훌륭하게 그린 수작(秀作)으로 일본 드라마 <루리의 섬>을 소개한다. 모리구치 카츠의 <오키나와 외딴 섬의 세월> 이라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무려 4명이 각본을 쓰고, 이노마타 류이치, 이케다 켄지 연출가 연출한 이 드라마는 현대인의 상실감뿐만 아니라 가족애의 소중함과 더불어 인간 내부의 휴머니즘까지 너무나 서정적으로 그려내어 보는 이의 심금을 잔잔하게 울린다. 필자는 이 드라마를 보는 동안 몇 번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음을 밝힌다. 이 드라마는 일본 최고 중심부인 도쿄에 있는 초등학생 소녀 루리가 미혼모인 엄마에게서 사실상 버려진 후, 인구가 불과 49명밖에 되지 않는 오키나와의 한 외딴 섬에 입양됨으로써 시작되는 구조로 한국 영화 <집으로>와 그 발단이 너무 비슷하다. 서울서 강원도 시골로, 도쿄서 오키나와의 외딴 섬으로의 시선(視線)의 이동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 같지만 공업화로 급격한 이농현상을 경험한 도시민들에게는 30년 정도의 시대적 이동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는 중년층은 30년 전의 앨범을 펼쳐보는 추억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다만 <친구>나 <집으로>, 그리고 <루리의 섬>은 그 특성상 국내용 일 수밖에 없지만 <미녀는 괴로워>나 <디 워>는 잘만 기획하면 충분히 세계시장에서의 흥행을 보장받을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밝혀둔다.

CG 시대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영화 <디 워>를 중심으로

그 수준을 일반인에 비교해도 형편없는 평론가인 진중권이 말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화려한 CG시대에 돌입한 영화를 대상으로 논해보자.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희극에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작용하면 그 작품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는 게 올바른 분석이 된다. 우리 모두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로 가상여행을 해 보면 안다. 연극무대에 등장하는 악한이 있어 제우스 신이 벼락으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식 처단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때는 녹음기도 없었으니 그 음향효과를 현시대처럼 재현할 수 있었을까? 전깃불도 없었으니 벼락이 칠 때의 번쩍이는 모습을 위해서 섬광효과를 동원할 수 있었을까? 기껏해야 벼락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큰 제트(Z) 자(字)를 그려낸 모양으로 만든 나무 널빤지를 누군가 무대 위에서 떨어뜨려 악한의 몸에 맞추는 흉내를 내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필자가 벼락이 치는 모습을 마치 실제 상황처럼 영화에서 본 적은 <백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1985)>란 영화를 통해서였다. 그때 주인공(마이클 제이 폭스 분)을 과거와 미래로 데려가기 위해서, 아인슈타인처럼 헝클어진 흰머리를 한 박사가 에너지원으로 벼락을 이용한다. 이때 벼락은 조악한 모습이 아니라 실제 현실 속의 벼락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그래서 자칫 실수라도 하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긴장감이 돈다. 음향이나 섬광 모두에서 그렇다. 영화 <페노메논 Phenomenon (1996)>에서도 나오는 이 섬광을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인 무려 2500년 전에는 어떻게 연극 무대에 살려낼 수 있었을까? 이런 시대에 벼락으로 징계를 하는 식의 결말은 그 당시 관객들에게 유치한 느낌을 주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점에서는 진중권의 말이 옳다.

하지만 현대에는 어떤가? 영화에는 진짜보다 더 현장감 있는 벼락이 영상미로 구현된다. 이런 실제 상황 같은 징벌을 영화에서 보여준다면 그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뇌리에 각인될 것임에 틀림없다. 인과관계나 재미를 가미한 서사구조도 없이 단순히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서 사람이 죽거나 교회의 첨탑이 파괴되는 장면을 누군가 동영상으로 담았다고 해 보자. 이 장면을 인터넷에 올려놓으면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겠는가? 이 동영상 장면 자체만으로도 TV에 해외 토픽 뉴스로 뜰 것이다. 그런데 현대 영화에서는 극적인 재미를 더하면서 이런 벼락의 장면이 생생하게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웬만한 이미지 파일 하나가 글자를 쓴 텍스트 파일 수천 권의 용량보다 크고, 또 동영상 파일 하나가 수만 권의 책에 쓰인 용량을 넘어서는 정보량을 갖고 있음을 생각하면 스크린에 나오는 동영상 정보의 힘과 양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 자체가 대장관(大壯觀)이 된다.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는 장면을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는 어떻게 처리될까? 또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장면은 대사로 처리될 가능성이 가장 놓다. “어제 백두산 천지에서 큰 이무기가 하늘로 올라갔대” “진짜?” “그렇다니까, 돌쇠 아범, 쇠돌이 삼촌도 두 눈으로 보았다는데.” “정말?“ ” 그럼, 이무기가 용이 될 때 머리에서 뿔이 나고 눈에서 불이 이글거리는 모습으로 입에는 여의주를 물고 있더래“, 뭐 이런 식으로 대사로 처리한 후 나머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수준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영화 <디 워>에서는 CG의 도움으로 실제로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는 모습을 말이나 글이 아니라 동영상으로 관객의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랍게 살려낸다. 만일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시기에 이런 현란한 기술이 있는데도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이야기 했을까?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는 영화는 물론 TV나 라디오조차도 없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2500년 후의 한국에서 엉터리 영화평론가 짓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지적 수준이 낮지만 않다면,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즉 한국에서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논란은 현대라면 아리스토텔레스 자신도 말하지 않을 이론을 한국의 한 수준 낮은 사대주의자가 숭배하고 있는 황당한 경우에 불과하다. 이는 초음속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시대에 2500년 전에 만든 종이 비행기를 잣대로 해서 현재를 설명하려는 일보다 더 황당하다 / 김휘영(문화평론가)

[2부 끝 / 3부에는 영화 <디 워>의 전격해부와 <디 워 II>I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참고 및 주지사항>>

1. 앨범영화(Album Films) : 한 사회의 중장년층이 과거의 앨범을 보듯이 추억으로 빠져들 수 있는 영화로 흥행에 매우 유리한 특징을 갖고 있다. <친구><집으로><포레스트 검프>유형의 영화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필자가 처음 만든 용어입니다.

2. OPTCS (One Person-Two Characters Structure) 영화란? -- 한 인물이 두가지 캐릭터를 가지는 영화를 지칭하는 영화를 지칭하는 분류상의 용어로 <지킬 앤 하이드><슈퍼맨><스파이드맨><배트맨><마스크><미녀는 괴로워>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3. 이 글은 필자가 <흥행영화의 공식>이란 테마로 책으로도 발간할 내용이니 퍼 가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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