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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가 추진하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에 대해 7월부터 관세를 2%포인트 낮춰주는 할당관세 적용이 기름값을 떨어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재경부는 석유제품의 수입가격이 낮아지면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이 촉진되면서 소비자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정유업계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업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유류세를 낮추라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재경부는 "유류세 인하는 없다"는 방침을 재천명하면서 관세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관세인하로 기름값 떨어질까

재경부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완제품에 대해 할당관세 적용을 추진하는 것은 관세율을 낮추면 소비자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현재 기본관세가 5%인 석유제품을 하반기부터 신규로 할당관세 적용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재경부가 법제처에 제출한 할당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은 석유제품에 할당관세 3%를 적용하는 것으로 돼있다.

재경부는 관세율 인하 만큼 소비자가격을 직접 떨어뜨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할당관세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정유업체와 석유업체 간 경쟁 유도를 통해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가 석유제품 할당관세를 논의하는 관계부처 회의에 이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할당관세 규정안이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통계 등을 바탕으로 관세인하가 소비자가격 인하에 미치는 영향 자료를 마련하고 있으며 최종 확정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재경부의 이런 방안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할당관세가 적용돼도 소비자가격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석유제품 수입업체 입장에서 관세가 2%포인트 낮아지면 휘발유는 리터당 10원 정도 경쟁력이 생기는데 현재 유가가 높기 때문이 이 정도로는 가격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할당관세 도입으로 관세가 인하될 경우 가격인하 압력이 증대되고 석유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등 석유류 제품시장 경쟁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름값은 공장도가격이 내려도 주유소 가격은 오르는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결정 구조여서 정책당국이나 가격집계 기관도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있어 관세 인하가 실제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는 이달 중 투명한 석유제품 가격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유가 모니터링 제도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산자부는 정유사들이 주유소나 대리점에 제공하는 공장도 가격을 현재처럼 신고가격이 아닌 실제 판매량과 매출 등을 통해 산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정부 "유류세 인하 검토 안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유류세를 낮춰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으나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도 중간 유통단계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자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세수가 크게 감소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더구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 절약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마당에 세율을 인하하면 휘발유 소비를 늘려 국제수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지난 7일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국내유가가 높은 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유가대비 유류세 비중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면서 "유류세는 현재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 재경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 "유류세 내려라" 비난 봇물

최근 유류세 세제개편 요구로 들끓었던 재정경제부 홈페이지 게시판은 조원동 재경부 차관보의 "휘발유나 경유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인하하면 유류소비가 촉진되고 국제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언 이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화명 '욕나온다'는 "기름값이 어느 정도 비싸면 불만을 표시 안하겠지만 지금 서민들은 정말 살기가 힘들다"면서 "정부는 서민들이 기름값 몇 푼에 아등바등하는 게 이해가 안가는가"라고 반문했다.

'구라구라'는 "정유사가 담합으로 수천억원 이익 본 것은 제대로 막지도 못하면서 서민들에게 절약하고 아껴쓰라고만 하는 것이 맞는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휘발유.경유 관세 인하 방안에 대해 본질(유류세제 인하)을 외면한 '생색내기'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않았다.

'열받아'는 "자동차 안끌고 다니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며 "생색내기식 관세 인하 말고 실질적인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류세 인하가 소비 진작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세수결손은 물론 석유 제품간 소비 불균형 문제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유류세 인하는 소비에 도움이 되지만 그로 인해 세수 결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또 원유 정제시 일정 비율로 관련 제품이 나오는데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 소비량만 급격히 늘어나면 등유나 기타 제품과의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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