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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 보행은 나무에서 시작된 듯"

英연구진 진화론 기존 가설 뒤엎는 주장

  • 연합
  • 등록 2007.06.01 09:40:00

인류의 조상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한 것은 주류 학설이 주장하는 800만~400만 년 전이 아니라 나무 위에서 살던 2천400만~1천700만년 전 부터인 것 같다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영국 리버풀대학의 로빈 크롬턴 교수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수상(樹上)생활을 하는 수마트라의 오랑우탄을 관찰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지배적인 진화 가설에 따르면, 침팬지와 고릴라 및 인간의 공동 조상은 나무에서 내려 온 뒤 앞다리 지관절(指關節)의 등을 땅에 끌면서 네 발로 걷다가 마침내 두 발로 걷게 됐으며 인간만이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수마트라의 밀림에서 1년동안 오랑우탄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직립 보행은 영장류가 원숭이로부터 갈라져 나온 직후부터 생긴 능력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얻었다.

학자들은 오랑우탄이 가장 맛있는 열매가 달린 가늘고 약한 나뭇가지로 손을 뻗치기 위해 두 팔로 균형을 잡고 사람처럼 두 발로 꼿꼿하게 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랑우탄은 긴 발가락으로 가느다란 가지를 휘어잡고 매달리는 능력이 있어 한 팔로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다른 팔은 맛 있는 열매를 향해 뻗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더 튼튼하고 굵은 가지 위에서는 대부분 네 발로 걷는다.

학자들은 오랑우탄이 나무 위에서 두 발로 걷는 동작과 트랙을 도는 육상선수의 쭉쭉 뻗는 다리 동작을 비교한 결과 무릎 굽히기 동작이 다리 근육을 훨씬 혹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큰 나무를 오르내리며 앞다리 근육을 강화시킨 침팬지와 고릴라에게 무릎 굽히기가 별 무리없는 동작이겠지만 호랑이를 피해 하루 종일 나무 위에서 보내는 작은 몸집의 오랑우탄에게는 직립 보행을 이용해 휘청거리는 나뭇가지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이 에너지 효율 면에서 훨씬 경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와 보르네오 섬에서만 사는 오랑우탄은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와 함께 인류와 가장 가까운 대영장류 집단에 속하지만 영장류 가운데 유일하게 순수한 수상생활을 하며 열매와 연한 나뭇잎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

연구진은 "오랑우탄은 나무에서 살며 열매를 따먹는 영장류 조상의 특성을 간직한 유일한 대영장류로서 영장류의 팔다리 진화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동부와 중부의 열대 우림이 약 500만년 전 기후변화로 줄어 들면서 두 발로 걷는 능력을 가진 수상생활 원숭이들이 좀 더 많은 시간을 땅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며 인류의 진화적 조상인 영장류는 아예 땅으로 내려와 계속 직립 보행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반면 침팬지와 고릴라의 조상들은 이와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 높은 나무와 땅 사이를 오가며 나무에 수직으로 기어오르는 특기를 키웠고 나무에서 땅으로 뛰어 내릴 때 관절을 사용하는 방식을 발전시켰을 것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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