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미국 영화 전문 케이블 TV 채널 HBO(Home Box Office)의 크리스 알브레히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회사에서 쫓겨났다.
알브레히트는 지난 6일 새벽(이하 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등 물의를 빚어 9일 모기업인 타임 워너에 의해 해고됐다.
알브레히트는 지난 8일 자신이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회사에 휴가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었으나 하루 뒤인 9일 "타임 워너의 요청으로" HBO 회장 겸 CEO를 사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8일 HBO가 지난 1991년 알브레히트의 부하 직원이자 연인이었던 여성이 알브레히트를 폭행죄로 고소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최소한 40만 달러를 화해금으로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이 여성은 알브레히트가 자신을 떼밀고 질식시켰다고 고소했다.
리처드 파슨스 타임워너 회장 겸 CEO는 알브레히트를 해고한 데 대해 "이는 회사를 위해 옳은 결정"이라며 "HBO에 대한 크리스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알브레히트는 지난 1995년 부터 HBO의 프로그램 책임자를 맡다가 2002년 CEO가 됐다. 그의 CEO 재임 시절 HBO는 `소프라노스'와 `섹스 앤드 더 시티' 등의 드라마로 대성공을 거뒀으나 이후 뚜렷한 히트작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타임 워너는 알브레히트의 후임이 결정될 때 까지 빌 넬슨 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HBO 회장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알브레히트는 지난 6일 새벽 3시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카지노의 주차장 밖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8일 자신에게 주벽이 있으며 13년 간 술을 끊었다가 최근 다시 술을 마시게 됐다고 고백했다.
(뉴욕 AP=연합뉴스) sungb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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