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윤곽 드러나는 김 회장 보복폭행 전말

한화그룹, 단계마다 거짓 해명 되풀이

  • 연합
  • 등록 2007.04.29 16:47:00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아들이 강남 술집에서 폭행당하자 김 회장이 보복 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수사 과정에서 속속 사실로 확인되면서 사건의 윤곽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폭행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그룹 차원에서 나서 `폭행은 전혀 없다'고 발뺌했던 한화는 회장의 혐의가 하나씩 사실로 드러나자 어쩔 수 없이 `회장이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청계산 폭행은 없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꿔 거짓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는 `청계산 폭행' 현장 확인 등 지금까지의 경찰수사 결과와 피해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지난 8일 발생한 김 회장 측의 보복 폭행 사건을 재구성했다.

◇ 김 회장 처음부터 `출동' = 3월 8일 새벽 5∼6시께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Y씨 등 서울 북창동 S클럽 종업원 대여섯명과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이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싸움을 벌였다.
김 회장의 아들은 이 과정에서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눈 주변을 10여 바늘 꿰매는 상처를 입고 귀가했다.
아들이 다친 사실을 알게 된 김 회장 측은 이날 초저녁 Y씨 등에게 직접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아들, 비서실 직원, 수행원, 사택 경비원 등 최소 16명을 데리고 청담동 G가라오케로 향했다.
이들은 Y씨 일행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G가라오케 종업원들을 다그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경찰에 출두해 조사받은 한화 경호담당 임모 부장 등 관계자 2명은 청담동에서 폭력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일부 인정했고 이 자리에 김 회장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김 회장은 모든 상황이 수습된 뒤 북창동 술집만 찾아가 화해의 폭탄주를 돌렸다"는 한화그룹의 초기 해명이 거짓말임이 드러난 셈이다.
전기충격기 등으로 `무장'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 측은 G가라오케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사과를 하기 위해 찾아온 조모씨 등 S크럽 관계자들을 강제로 차에 태워 청계산 자락으로 향했다.


◇ `청계산 폭행'도 있었다 = 한화그룹 측이 말했던 `제3의 장소'는 언론의 보도와 항간의 소문대로 청계산 자락임이 확인됐다. 다만 허름한 숲 속의 창고가 대로변의 공사현장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경찰은 28일 이뤄진 현장조사 결과 제2의 폭행장소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에 있는 도로변 3층 상가건물 지하실임을 확인했다.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이 건물은 시민들이 드라이브를 즐기는 도로에서 불과 10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근처에는 4∼5개의 카페와 식당이 밀집해 있고 바로 옆에는 주민들이 들락거리는 빌라와 교회까지 있었다.

연합뉴스가 만난 주민 이모(50)씨는 "당시 검은 색 승용차 6∼7대가 불을 환하게 켠 채 들어와 동네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검은 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길을 가로막고 나서서 `아무 일도 아니니 들어가라'고 해서 아무 말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청담동과 북창동에서만 폭행이 있었지 청계산에서의 폭행은 없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한화그룹 경호실 관계자들의 증언이 거짓임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피해자들은 이곳에서 김 회장으로부터 직접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서 증언했다.
김 회장의 아들을 자신이 폭행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구타당한 피해자는 경찰에서 "김 회장이 `눈을 때렸으니 눈을 맞으라'며 눈을 때렸고 아들과 경호원들 또한 뒤따라 나를 때렸다"라고 진술했다.

이중 한 피해자는 최근 지인에게 "정신없이 맞는 데 너무 무서워 아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며 "나중에 차로 어딘가에 내려주는 데 죽지 않고 살았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할 정로로 이날 폭행은 무자비하게 이뤄졌다.
폭행 과정에서 정작 자신의 아들을 때린 Y씨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회장은 이들을 서울 모처에 내려주고 곧바로 북창동으로 향했다.
피해자들은 하지만 일부 언론보도와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김 회장이나 경호원들이 전기충격기를 소지하고는 있었지만 권총이나 흉기는 갖고 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 조폭간 `전쟁' 방불 = 등산복 차림의 김 회장과 경호원 30여명이 대형 승용차 예닐곱대에 나눠타고 북창동 S클럽에 나타난 것은 8일 자정께.
한화그룹 경호 관계자들은 경찰에서 김 회장 곁에 아들을 포함해 16명밖에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북창동에 있었던 가게 주인 등 목격자들은 당시 김 회장 일행이 이 보다 훨씬 많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만난 목격자들은 김 회장 일행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S클럽에 들이닥쳐 순식간에 이곳을 장악하고 사장을 통해 종업원 Y씨를 불러내 폭행했는데 조폭간 `전쟁'을 방불케 했다고 전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이 흉기를 갖고 있었고 심지어 김 회장은 S클럽 사장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협박했다고 보도했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에서 부인했다.
피해자들의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혹시 모를 김 회장으로부터 보복이 두려워 사실을 축소해 진술하고 있는지는 경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점이다.
김 회장의 유죄가 인정된다면 흉기와 총기 사용 여부가 법원에서의 양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경찰 수사 과제 = 조직적인 보복폭행 사건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한화 측은 `회장은 직접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회장 감싸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따라서 ▲회장의 직접 폭행 여부 ▲폭력시 흉기 사용 여부 ▲ 경호원 외 폭력배 동원 여부 ▲사건 무마를 위한 매수 또는 협박 여부 등을 밝혀내야 한다.
경찰은 김 회장의 폭행을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이 나오는 점을 감안해 대질신문을 통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겁에 질린 피해자들의 거부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setuzi@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