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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권순활 논설위원 퇴사...중앙일보 김진 이어 정론 보수논객 ‘수난’

권 위원, 마지막 칼럼 쓸 때까지도 전혀 생각안했던 ‘갑작스런 퇴사’라고 밝혀

허위·왜곡보도가 시뻘건 흙탕물이 되어 포털과 방송, 신문지면을 뒤덮어버린 상황에서도 정론직필의 칼럼을 써오던 권순활 논설위원이 최근 동아일보를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이번 권 위원의 갑작스런 퇴사 소식을 지난해 11월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 ‘강제퇴사’ 당한데 이어  또다른 정통 보수논객의 수난을 상징하는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권 위원은 몸담고 있는 동아일보·채널A가 최순실 사태와 관련 의혹보도를 쏟아내는 와중에도 선정적인 보도를 경계하고 법과 절차를 강조하는 글을 써왔었다.



권 위원은 9일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랫동안 몸담고 일했던 동아일보를 최근 떠났습니다”고 알렸다. 이어지는 글에서 권 위원은 “퇴직에 따른 이런저런 불편과 불이익을 모르진 않습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많은 정이 들었던 회사와 이제 이별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 작년 말 결정을 내렸습니다”고 퇴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퇴직 결정이 매우 갑작스러운 ‘어떤 요인’에 따른 것임을 내비쳤다. 권 위원은 “동아일보 논설위원으로서 마지막으로 쓴 칼럼은 작년 12월 28일자 ‘멀어지는 경제 극일의 꿈’이란 제목의 글이었습니다”며 “그 때만 해도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는 결정을 하리라는 생각은 없던 때였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와 관련된 칼럼이 마지막이 된 데 대해 “언론인으로서 거쳐 온 주요 경력이 경제 분야 부장과 부국장, 논설위원, 그리고 도쿄특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우연으로 돌리기만은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며 특별한 소회도 남겼다. 

하지만 권 위원은 더 자세한 퇴직 사유에 대해선 끝내 말을 아꼈다. 권 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자세한 사정은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단지 고민이 좀 많았었다”고만 밝혔다. 오히려 그는 동아일보에 대한 자신의 남다른 애정을 소개하며, 진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권 위원은 “동아일보를 아주 좋아한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줄곧 동아일보에서 기자를 하고 싶었다”며 “81학번으로 군대를 갔다오고 4학년에 복학했던 87년에 동아일보가 기자채용을 안해서 가을에 잠깐 MBC에 입사해 기자생활을 하다가, 88년 초 동아일보 채용공고가 나와 다시 시험쳐서 입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동아일보가 채널A와 더불어 최순실 사태 관련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면서 각종 의혹보도를 쏟아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허위왜곡보도로 판명되는 기사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 대통령을 향한 성희롱 수준의 의혹보도까지 쏟아내면서 보수지로서의 정론과 사실보도를 기대하는 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권 위원은 ‘최순실 사태’의 파장이 길어지면서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칼럼을 쓰며 자성을 촉구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30일자 칼럼 ‘[권순활의 시장과 자유]‘짧았던 번영’ 이대로 막 내릴 순 없다’에서 “대통령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국민이라도 국가 혼란이 길어져 어렵게 쌓아올린 한국의 성취가 무너지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동향을 주목하는 지금 ‘정치 리스크’가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냉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지난해 11월 한 애국단체 집회에서 노무현 정권도 삼성이 출연한 8000억 원을 재단을 통해 거두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당시엔 권 위원이 10년전에 썼던 칼럼이 재조명 받기도 했다. 

권 위원은 이미 2006년 3월 29일자로 ‘[광화문에서]‘삼성 8000억 원이 가면 안 될 곳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써 삼성이 출연한 8000억원이 친노좌파 세력의 뒷돈으로 쓰일 가능성을 꿰뚫어보고 강력하게 우려했었던 것이다. 

12월 28일자 칼럼 ‘[권순활의 시장과 자유]멀어지는 경제 克日의 꿈’에선 “성장엔진이 멈춘 뒤 다가올 미래는 더 잘살면서 격차가 줄어드는 나라이기보다는 하향평준화와 빈곤화로 이어질 위험성이 농후하다. 노무현 정권 시절 한 젊은 실세가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면 어떤가. 모두 평등한 세상이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기억도 떠오른다. 대한민국은 시행착오와 혼란을 얼마나 더 겪은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경제 극일로 가는 불을 다시 붙일 수 있을까”라고 썼다. 권 위원이 동아일보 기자로서 지면에 남긴 마지막 문단이었다. 

권 위원은 동아일보 퇴사 이후에도 정통 언론인이자 정론 보수논객으로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선택할 생각”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제가 생각하기에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미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은 경북 출생으로 대구 계성고를 나와 1988년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7MBC 수습기자로 시작해 이듬해 동아일보로 적을 옮긴 후 201612월 퇴사할 때까지 몸 담았다. 동아일보에서 사회부와 경제부를 거쳐 1997년 도쿄특파원을 지냈다. 이후 경제부 부장을 거쳐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 국장급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한국 대기업의 리더들(김영사, 2002)’, ‘세계 최강 미니기업(동아일보사, 200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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