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늘의 유머'에 MBC 한 예능PD가 자신을 '엠병신PD'라고 소개하며 MBC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이 PD는 "제 이름은 권성민이고, 예능PD"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늘의 유머'는 학부 졸업학기에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수업에서 '온라인 공론장'의 연구주제로 삼았을 만큼 관심 있게 봐온 사이트"라고 말문을 열었다.

권 PD는 이어 2012년 MBC 파업을 언급하며 "이제 와서 돌아보면 믿기지 않지만 마봉춘은 엠병신과 꽤 열심히 싸웠다"며 자사를 ‘엠병신’이라는 말로 폄하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파업에서 졌다.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봤지만, 결국 방문진에 의해 좌우되는 사장인사의 문제는 정치 역학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언론을 노예삼지 않을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기대하는 것 말고는 다른 활로가 없었고, 대선의 결과는 절망만을 안겨주었다. 문제는 경영진 대부분이 유지된 채, 얼굴마담일 뿐이었던 김재철 사장은 전혀 다를 바 없는 다른 허수아비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사이 사측은 '시용직'이라는 전무한 고용형태로 대체인력을 대거 뽑았고 눈에 거슬리는 이들은 차례차례 해고해 나갔다"며 사측을 비난했다.

권 PD는 또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매도하며 "예능국 소속인 저는 보도와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부당한 지시를 받은 일은 없지만 예능국은 아직까지는 은근슬쩍 시사적인 풍자도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예능국이 있기에 보도국 기자들 스스로는 차마 하지 못하고 있는 말들을 대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저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 스탠리 밀리그램의 귄위복종 실험, 모두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의 MBC에서는 아주 사소한 반발로도 취재 업무를 빼앗긴다. 명령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어떤 기사든 써낼 기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MBC의 노조 형태에 대해 “2012년 파업을 주도했던 원래의 MBC 노동조합(제1노조)과 기자출신 이상로 씨가 만든 노조(제2노조), 파업 복귀 세력과 시용직들이 중심으로 새롭게 만든 노조(제3노조)가 있다"며 "현재의 MBC는 크게 제1노조와 제3노조의 두 세력으로 양분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경영진은 노골적으로 제3노조에 소속된 인원들의 입장을 최대한 지원해주고 있고 제3노조 세력들 역시 가장 적극적으로 경영진의 결정사항을 수용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기사의 질이나 완성도는 전혀 상관없이 제1노조 소속으로 활동하던 기자들이 조금이라고 결정사항에 반발하면 징계나 발령부서 조정 등으로 취재부서로부터 배제시키고, 그 자리를 남아도는 제3노조 세력의 직원으로 대체하고 있다"고도 했다.

권 PD는 또 "지금 참을 수 없이 화가 나지만, 그 화를 못 이겨 싸웠다가는 또 똑같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배웠기 때문에 노조(제1노조)에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할 때까지 참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었던 세월호 관련 보도들은 그 싸움을 하지 않는 이들의 작품"이라며 "묵묵히 '기레기'임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기자들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엠병신을 마음껏 욕해달라. 더 먹어야 한다. 사실 욕은 저희들이 제일 많이 한다"며 "불매운동도 좋다. 뉴스도 이미 안 보시겠지만 주변에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이런 상황임을 알려드리고 보지 말도록 해 달라"고 자회사를 비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권 PD는 계속해서 MBC 언론노조가 또다시 파업을 할 것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다시 싸움을 시작하려 할 때는 싸우는 이들과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리고자 한다"며 '오늘의 유머'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의 대한민국이라고 해서 모든 국민이 박근혜의 국민이 아니지 않나. 결국 박근혜의 대한민국이 된 것이 수치스럽지만, 그 속에서도 다시 한 번 싸워 비록 대통령이 박근혜라 한들 그 정부에게라도 국민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움직임들이 있다"라며 "엠병신의 직원들이라고 해서 모두 엠병신에 적극적으로 충성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 인터넷 사용자는 18일 이 같은 권PD의 주장을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소개하며 "MBC 권성민 예능PD라는 사람이 '오늘의 유머' 즉 오유에 남긴 글"이라며 "모든 국민이 박근혜 국민이 아니고, 박근혜의 대한민국이 된 것이 수치스럽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자신이 있는 회사를 엠병신이라고 한다. 보도국 기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예능 PD인 자신이 대신하려고 한다"며 "세월호 관련 보도한 사람들은 기레기라고 하기도 했다. 이 PD는 무슨 프로그램을 하고 있냐"라고 되물었다.

이글을 본 다른 네티즌들은 "저런 것 들을 직원으로 두고 있으니 엠병신이라는 소리를 못면하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무슨 짓?", "그나마 세월호 관련한 재난보도는 MBC가 가장 좋았는데 어쩔. 왜 안에서 해야 할 일을 밖으로 나와 누워 침 뱉는지", "선동할 때 도와달라는 거냐. 자기가 다니는 회사 엠병신이라고 욕하면서 비난 글 올리고, 회사 안 때려치고 계속 다니는 건 뭐하는 짓이냐? 결국 사표안내고 월급 받고 잘 다니면서. 그렇게 싫으면 그만두고 이상호 팩트티비에 재취업하던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심민희 기자 smh1775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