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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폭력 방지위해 교내 경찰배치해야

왕따자살에 대한 무관심은 사회적 폭력이다


【빅뉴스=서울】 김휘영의 행복칼럼=왕따 폭력에 의한 피해자들이 연쇄적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우리 한국 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자살한 학생들이 밝힌 유서 내용을 보면 어린 학생들의 집단적인 괴롭힘이 잔인하기가 말로 다 표현하기가 버겁다. 피해 학생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을지 상상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잠깐 화제가 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세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필자는 학생들의 왕따 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으로 교내에 경찰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도움을 받게 된다면 그걸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건 필자가 무려 10년 이전부터 주장해 온 내용이기도 한데 경찰을 학교 안에 배치하는 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고 여기에 전문 카운셀러도 배치되어야 한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일단 일선 선생님들이 학교 폭력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기에는 너무 바쁘다. 가장 먼저 한 학급당 학생 수가 너무 많다. 시험과 성적 채점 생활기록부 작성 등 잡무가 너무 많아 핀랜드 등의 서구 선진국처럼 학부모 상담 등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기가 벅차다. 그리고 교내에 경찰이 상시 거주하는 시스템 도입에 대해 학생들의 인권을 거론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참으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너무 안일하고 낭만적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하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교내에 경찰이 상주하는 일과 학생인권 침해와 무슨 상관성이 있는지 도저히 이해불가능한 억지다. 은행에 경찰이 상주하는 일이 고객들의 인권을 침해하든가? 물론 교사들의 권위가 다소 실추될 가능성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교사들의 권위가 떨어져 학생에 의한 교사 폭력사건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건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교내에 경찰이 상주하게 되면 교사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 줄어들어 현실적으로 또 심리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과연 인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리 인간 중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선하고 착하지 못한 사람들도 않다. 대부분이 선량하고 참을성 있고 올바른 사람들이지만 간혹 인성(人性) 자체가 유전적 결함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도 있음을 간과하는 것 같다. 최근 뇌과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밝혀지고 있는 과학적 사실로 보면 사랑, 슬픔, 분노 등 모든 정서적 감정과 반응들이 뇌의 작용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평온과 행복을 파괴하는 폭력성도 뇌의 작용에서 온다는 것도 밝혀졌다.

그런데 유전적 결함으로 불완전한 뇌를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중에서 인간 사회에 매우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는 싸이코 패스, 쏘시오 패스 등은 잘 알려진 예일 뿐이다. 게다가 인간의 공격성과 폭력성은 생존을 위해 타고난 본성이라도 한다. 원시인 시절인 네르데르탈인이나 호모 사피엔스의 행동양식이 어떠했을까를 상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런 본성을 유전받아 온 인류가 가정과 사회에서 어떻게 교육되고 훈육되고 관리되느냐에 따라 그 폭력성이 덜 발현될 뿐이라고 한다.

필자가 인간의 타고난 폭력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인간본성에 대한 7가지 고찰(약 20년은 되었을까? 하도 오래되어 제목이 정확한지 모르겠다)>이라는 책을 보고나서였다. 그리 두껍지 않았지만 심오한 내용이 담겨 있었던 이 책이 서울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책이라는 사실은 아직까지 기억에 또렷하다.

그 중에서 스키너의 공격성에 대한 이론은 매우 흥미롭고도 놀라왔다. 근래에는 유전자 정보가 많이 해독되고 뇌과학이 발달되어 인간의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던 인간의 악행들이 대부분은 그 행위자의 뇌의 결함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음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최근 TV 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온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이는 출연자의 뇌파검사를 해보니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른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이 분은 뇌파의 주기적인 오르내림이 없이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사소한 자극에도 극도의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자신을 3초 이상 쳐다보는 건 싸우자'는 뜻으로 해석하는 정도다. 하지만 이 동영상 프로그램을 검색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심성 자체는 매우 착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단지 이 출연자가 이상행동양상을 보이는 건 뇌의 파장이 일반인과 다를 뿐이다. 우리가 사람을 미워할 순 없지만 이런 특성 자체는 잘 연구해야만 우리 공동체에 이롭다.

문제는 이런 뇌의 결함을 가진 인간들이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 소수에 의해 이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의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고통과 피해를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피해가 너무 지대하기에 한국 속담인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려 놓는' 정도의 현상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너무 한가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나태함이다. 더 나아가 이는 이들의 이상행동에 의해 속출하고 있는 피해자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하고 있는 폭력성으로 본다. 그리고 미꾸라지 한마리 식의 시각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결코 도움이 안된다. 문제가 있다면 잘 관리하고 치료하여 일반인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방관은 또 다른 폭력!

그 다음 에드워드 윌슨( Edward O, Wilson)의 <인간본성에 관하여(On Human Nature)> 리차드 도슨의 <이기적 유전자> 를 거쳐 최근 각광받고 있는 최재천 교수 등의 호혜성 이타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진화심리학에 이르기 까지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한번 쯤 일독을 권한다.

인간의 정서 또한 진화의 산물이라고 한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다윈도 이 문제에 대해 무려 13년에 걸쳐 연구하였다. 물론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그 유명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도 적극 권한다. 적어도 우리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객관화시키고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살아 오면서 알게 된 인간은 마냥 선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의 이성과 감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결론을 내렸다. 필자가 인간만이 갖고 있는 이성과 감정에 대해 내린 결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성은 불완전하고 감성은 불안정하다. - 김휘영"

물론 이 불완전성 때문에 인간이 아름다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말을 왕따 폭력에 희생당하는 학생들 앞에 하기에는 너무 한가하고 잔인한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이런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제대로된 대책이 필요하다.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발육시기는 18세~21세

우리 주변에는 정신 건강이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사람들이 너무 많으며 우리는 원하든 원치않든 불가피하게 이런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최근 밝혀진 사실은 인간의 공격성과 폭력성을 절제할 수 있는 기능과 연관된 뇌의 활성화 부분이 전두엽이 아니라 전전두엽(前前두엽; prefrontal cortex)인데 18세~21세 시절에 집중적으로 발육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한국 나이로 19~22세다. 뇌과학이 좀 더 발달하면 좀 더 상세한 정보가 나오겠지만 동일인이라도 이 시기 이전의 청소년들의 정서가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와 비하면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는 걸 증언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교육이나 가정환경 등의 외생적인 요인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성장단계에 따른 본래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건 많은 걸 시사한다. 이는 설사 문제 학생이라고 해도 이 단계만 잘 관리하여 성장 및 교육시키면 큰 사회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성인 단계로 성장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왕따 폭력으로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시기가 바로 중학생 시기(15세~17세)로 이 전전두엽이 제대로 발육되기 이전이라는 사실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다른 접근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청소년들을 선한 존재라고 믿고 무작정 방치해서는 안되고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한 성인들에 의해 '제대로 보호하고 관리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서양과 동양의 시각

심지어 서양에서는 어린 아이들을 '작은 악마(Petit diables)'로 부른다. 악하고 불완전하게 태어난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게 교육이라는 관점이다. 하긴 기독교는 인간을 원죄를 갖고 태어나는 존재임을 전제하고 시작한다. 이런 문화인 만큼 이를 개선하여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된 것은 물론이다. 이에 비해 동양 문화는 주로 '제대로 완전하게 태어난 아이들'을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키우는 게 교육의 는 목적이라는 데 촛점이 맞추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서양 사회에서 어린 아이들의 집단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건 상수지만 동양사회에서는 그건 예외요, 변수로 취급된다. 동양 사회의 문화가 이러하니 언제나 큰 사고가 발생한 후 그제서야 분석을 하고 대책을 세우느라 바쁘다. 축적된 연구가 일천하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리 없다. 흔치 않은 예외적 상황으로 인식하기에 이에 대해 관심을 끊는 것도 빠르다. 이런 와중에 너무나 많은 선량한 학생들이 고통 당하고 있고 또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기도 한다.

인간은 개인으로 행동할 때와 집단이나 군중 속에 있을 때 판이한 행동양상을 보인다. 그리고 최근 언론에 밝혀진 행동사회학 연구실험에 의하면 성인 조차도 주변 상황에 의해서 인간의 공격성이 많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도로에서 행인과 어깨를 부딪친 뒤 반응을 살펴 보는 실험을 했을 때, 인적이 없는 골목길과 명동이나 인사동 같은 번잡한 길에서의 반응 양상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게 밝혀졌다. 인적이 드문 곳보다 보는 눈이 많은 번화가에서는 훨씬 덜 공격적으로 반응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은 곧 자신에게 해가 닥친다는 걸 알고 스스로 공격행동을 자제하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행동사회학자들이 말한다.

가해자들의 장래에도 도움되는 교내 경찰 상주시스템

이는 교내에 학생들의 폭력행동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피해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권위있는 시스템의 존재가 있다면 사정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기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사람들로 경찰 이상 없다. 경찰이 교내에 상주한다면 폭력범죄자가 된 청소년들도 이 시기를 큰 죄를 저지르지 않고 무난하게 지나갈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억울한 피해자 뿐만아니라 이들 가해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서는 더욱 필요한 게 교내의 경찰상주 시스템이다. 필자가 홍콩 팀샤추이에 갔을 때 교차로마다 경찰이 권총을 차고 근무하고 있었다. 아마도 실탄은 장전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세계에서 일본의 도쿄만큼이나 안전이 보장되는 곳이 홍콩인 건 이런 시스템과 무관하지 않다.

동양 사회가 이런 연구지식이 적은 건 이황 등의 과거 유학자들이 인간의 본성 중에서 주로 군자나 의리 등의 밝은 측면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 존경할만한 품성을 갖춘 사람들은 주위에 큰 피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살아가기에 연구할 실익이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 인간 사회에 살면서 참혹한 비극의 희생자들(victims)을 양산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서양처럼 문제적 인간들이 가진 속성을 연구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무관심 자체가 폭력성의 다른 표현이다. - 칼 메닝거

글 : 김휘영 문화평론가, 행복문화발전소장 wepass@naver.com

<참고> 네이버캐스트 <마음과 뇌(전전두엽의 기능)>편은 다음 주소에 가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3&contents_id=6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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