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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를 보면, 참으로 기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열사(熱沙)의 사막을 소리없이 끝없이 쉬임없이 걷는 낙타. 등에는 두 개 혹은 한 개의 혹을 짊어지고, 마치 도인(道人)처럼, 수행자처럼 걸어가는 낙타. 누가 뭐라 하든, 비바람이 몰아치든, 태양이 뜨겁든 말든, 주인이 가라고 외치든 말든, 발이 빠지든 말든, 누가 곁에서 죽든 말든, 갈 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낙타.

사막을 걷다보면 모래수렁을 만나든가, 아니면 모래폭풍을 만나는 위험이 있다. 그러나 나이든 낙타는 그 위험을 알아차리고 길을 피해서가든가, 아니면 모래폭품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기다린다고 한다. 무척 영리하고, 작은 경험일지라도 지식으로 바꿀 줄 아는 게 낙타다.

모래바람이 불어도 두 눈 살며시 뜨고, 목적하는 곳을 향해 불평 없이 걷는 낙타를 보면서 오늘은 박근혜 후보를 생각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장정에 오른 박근혜 대표가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일정을 포기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국회는 대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곳은 낙타가 사는 사막이다. 곧 국민이 사는 곳이 대선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터라는 뜻이다. 마치 복서가 상대를 맞이하여 맞서 싸우는 링과 같은 곳. 숨거나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의 터가 바로 국민이 거처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후보는 국회로 갈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세상으로 가야한다.

이번 정두원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는 계략과 음모가 있다. 첫째는, 친이계의 잔칫날 재뿌리기이고. 둘째는 박지원의 모략이 그것이다. 이 부결사태에 남경필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나, 그건 이재오를 비롯한 정몽준과 뜻을 같이하는 자들이 박근혜 대선에 재뿌리기 심사를 드러내놓고 있다고 본다.

박지원은 민주당을 동원하여 이번 부결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두언 다음에 닥쳐올 본인의 문제가 거기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도 구속되는 상황이라면, 박지원의 정치생명은 끝장날 것이란 것이 우리 논객들의 판단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후보는 이런 상황, 즉 더러운 계략과 음모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저 낙타처럼 이미 결정된 항로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친이계도 언젠가는 낙타와 함께 길을 갈 것이다. 그러나 박지원은 대선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로 남아서 민주당과 같이 공멸해야 한다. 박지원의 흠 많은 과거와 정치경력은 민주당 대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 사이에서 박지원에 대한 성토가 얼마나 빗발치는지, 그 사실을 민주당 관계자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국회문제가 대선에 끼칠 영향은 적다. 오히려 이때일수록 국민 속에 들어가야 한다. 구름이 인다고 해서 반드시 모래폭풍이 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모래바람을 잠재워줄 한줄기 비가 올 수도 있다. 비가 오면, 사막에도 꽃이 필 것이고, 길을 걷는 낙타는 더욱더 행복할 것이다.

가라, 박근혜여. 낙타처럼 가라. 낙타처럼 무심(無心)을 수행하라. 묵묵히 그 길을 가라. 박정희 대통령께서 목표한 그 길을 가라. 정두언이든 박지원이든 누구도 개의치 말고 앞을 보고 가라. 별빛이 인도하는 먼 길을 가라. 낙타처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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