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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사회 세대차 극복.자기성찰 악전고투"

  • 연합
  • 등록 2007.04.30 15:36:00



버지니아공대 참사사건의 희생자들은 땅에 묻히고 대학의 수업은 재개됐지만 한국인이 저지른 이 사건을 겪은 한인 교포사회는 깊은 세대차 및 전례없는 자기성찰과의 악전고투를 지속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조승희와 같은 젊은 한인 재미교포들은 다른 이민자그룹의 젊은이들보다 훨씬 심한 이중생활을 영위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낮에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새로운 자유를 찾아 나설 것을 격려하는 미국 사회를 겪지만 밤이 되면 의심 없이 복종하고 의심.두려움을 발설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전통적인 가정으로 복귀해 견뎠다는 것이다.

조지 매이슨대학의 재미교포 댄 김(19, 1학년)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와 개인을 추구하는 서구 문화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같은 대학의 제이콥스 김(22)도 "내 부모는 많은 희생을 했으면 금전적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며 "하지만 심지어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도 말을 꺼내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세대차는 이번 사건 이후 벌어졌던 '사죄' 논란을 놓고 표면화됐다. 신문은 자신들이 저지른 사회적 수치에 집단 죄책감을 갖는 문화에서 살았던 많은 재미교포들은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지자 사과로 반응했지만 이러한 전통적 가치가 아이들에게 건강한 감정적 출구를 빼앗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비엔나 카운티 장로교회의 상담역인 에스더 장(36)은 '사과' 논란으로 인해 한국으로부터 이민 온 세대와 미국이라는 초개인주의적 세계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 한국인들 사이에 세대차가 깊게 패였다면서 "우리 부모는 우리가 집단적으로 생각할 것을 원하지만 우리는 독립적으로 살아야 하며 이런 것이 긴장의 일부가 된다"고 지적했다.

많은 젊은 교포학생들의 범인의 행동에 사과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주미 한국대사관 등 윗세대들이 자신들과 무관한 것으로 보이는 참사에 유감을 표명한 것을 분개하고 있다. "범인은 한 개인일 뿐이며 한국 공동체와 문화를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교포들이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라는 제이콥스 김의 지적은 이러한 생각을 대변한다.

신문은 재미교포들은 근면함 등으로 미국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들의 공동체가 여전히 고립적이며 자신의 문제를 탐구하거나 노출하기를 꺼리며 경제.교육적 성공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 공동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세대 간. 신.구 문화간 긴장이 침묵 속에 곪아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버지니아공대 사건이 이러한 침묵을 폭발시켜 정신적 병리현상과 오랜 금기를 드러낸 만큼 한국과 미국의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비극 속의 희망'이 작동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교포사회에서 활동중인 김미해씨는 "사람들이 한발 물러나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서로 우리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어떤 프로그램이 가능하며, 어떤 사건이나 문제아와 대면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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