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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보복 폭행' 사건 현장 재구성>

청담동→청계산→북창동서 펼쳐진 한밤의 `느와르'

  • 연합
  • 등록 2007.04.27 16:20:00

청담동→청계산→북창동서 펼쳐진 한밤의 `느와르'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자신의 아들이 술집에서 폭행당하자 경호원 등을 동원해 보복 폭행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모아보면 사건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난다.
한화 측의 해명과 달리 김 회장이 실제 폭행에 가담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면서 사법기관을 거치지 않은채 사적인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여기는 비뚤어진 재벌 총수의 비뚤어진 인식에 대한 비난여론도 강하게 일고 있다.
연합뉴스가 그동안 만난 피해자 주변 인물들과 목격자들의 진술, 한화그룹의 해명 등을 종합하면 `보복 폭행' 사건은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일어난 작은 충돌이 발단이었다.
◇ 사건 시발은 청담동 G주점 = 3월 8일 새벽 5~6시께(전날 저녁이라는 증언도 있음) Y씨 등 서울 북창동 S주점 종업원 대여섯 명은 일을 마치고 종종 찾아가던 청담동의 G술집에 손님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이곳에서 Y씨 등은 김 회장의 둘째 아들과 사소한 말다툼 끝에 시비가 붙었고 김 회장의 아들은 이 과정에서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눈 주위를 10여 바늘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아들은 귀가해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고소해야 하는 게 나니냐'고 말했지만 김 회장은 '철없는 소리 하지 마라. 남자답게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직접 가해자 `색출'에 나섰다.
이날 초저녁 김 회장과 아들은 Y씨 등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차량 7,8대에 나눠타고 10여명의 경호원들을 대동한 채 청담동 G주점에 들이닥쳤다.
김 회장 측은 G주점 관계자들을 다그쳐 단골인 북창동 S주점 종업원들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이들을 불러냈다.
G주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자신들과 다툼이 있었던 사람이 대기업 회장의 아들이란 사실을 알게 된 S주점 종업원 4명은 상대방이 요구하는 대로 사과를 하기 위해 오후 8시께 이곳에 도착했다.
◇ 청계산 보복폭행 있었나 = 김 회장 측은 이들을 강제로 차에 태워 청계산 자락의 한 창고로 끌고가 폭행하기 시작했다.
한 피해 종업원은 "산으로 한 200미터쯤 올라가니 사람들이 양쪽에 길게 늘어서 있었고 불도 없는 어두운 창고로 우리를 끌고 갔다"며 "잠깐 라이터로 불을 켜더니 `좀 맞아야 겠다'고 하고는 수십 분 동안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없이 맞는 데 너무 무서워 아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며 "나중에 차로 어딘가에 내려주는 데 죽지 않고 살았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행 과정에서 정작 자신의 아들을 때린 Y씨가 없다는 걸 알게 된 김 회장은 이들을 서울 모처에 내려주고 곧바로 북창동으로 향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측은 북창동 S주점 외의 다른 곳에서 Y씨 등 종업원들을 만난 적이 없으며 회장은 S주점에 찾아가긴 했지만 상황이 모두 수습된 후 찾아갔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김 회장의 폭행 가담 여부 규명이 경찰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조폭 `전쟁' 방불케 한 북창동 접수 = 등산복 차림의 김 회장과 경호원 30여명이 대형 승용차 예닐곱대에 나눠타고 북창동에 나타난 것은 이날 자정께.
이들은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S주점에 들이닥쳐 순식간에 S주점을 장악하고 사장을 통해 종업원 Y씨를 불러내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S주점 사장의 뺨을 때리는 등 직접 폭행에 가담하기도 했다.
인근 주점의 종업원들과 업주들이 상대 조직에 의한 `전쟁'으로 오인해 몰려왔지만 이들은 밖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의 제지로 김 회장이 들어간 S주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김 회장은 아들을 때린 Y씨를 찾아내 아들에게 `맞은 만큼' 때리도록 한 후 양주와 맥주를 시켜 폭탄주를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주면서 `남자답게 화해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제안하고 술값 명목으로 100만원을 주고 현장을 떠났다.
한화그룹 측은 "회장이 `사과를 받아오라'며 아들과 경호원들을 먼저 보냈지만 아무런 폭력 없이 사과를 받았고 회장은 아들이 걱정된 마음에 상황이 모두 수습된 후 찾아가 화해의 술잔을 돌렸을 뿐"이라며 "어디까지나 회장의 아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setuz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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