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전문가 "우편물 전달은 범행 합리화의도"

"사회적 징벌하는 영웅으로 착각", "피해망상증 환자"

  • 연합
  • 등록 2007.04.19 16:13:00



전문가들은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의 범인 조승희(23)씨가 미국 NBC TV에 범행 목적을 밝힌 우편물을 보낸 것에 대해 자신의 범행을 대의를 위한 `테러'로 합리화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19일 분석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은 우편물을 보낸 것으로 볼 때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매우 크며 스스로를 기독교와 부자 등에 대한 사회적 징벌을 내리는 영웅으로 여기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동영상을 보면 세상에 대한 분노나 불만을 느낀 조씨가 사회적 대의 명분을 찾아 응징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어 소영웅주의적 특징을 보인다"며 "자신을 구석으로 내모는 세상에 대한 불만 때문에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에게 총부리를 겨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이어 "총기를 구입하고 촬영을 한 것으로 볼 때 우발적인 행동으로 볼 수는 없다"며 "미국에서 생활하며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힘으로써 반(反)사회적 성격 장애를 갖게 된 조씨가 상당히 오랫동안 쌓아둔 사회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대 행정학과 이웅혁 교수도 "범인의 가장 큰 심리적 기제는 `되갚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나와 남을 구분해 내가 소외되고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책임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응징이란 행동이 의미가 있고 순교자적인 것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대의 명분을 만든 뒤 자신의 의도를 잘 알릴 수 있는 통로인 방송사에 영상과 성명서를 보내는 것까지 미리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고 진단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조씨가 단순히 반사회적인 성격 장애에서 나아가 피해망상증을 앓고 있는 환자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조씨가 제작한 동영상에 나오는 `오늘과 같은 참사를 피할 수 있는 천억번의 기회가 있었다'는 내용 등으로 볼 때 피해망상증과 이보다 더 심각한 편집형 정신분열증이 진행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그는 평소 외톨이로 지내고 따돌림을 받은 것이 자신의 기질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한 통속의 무리가 있다고 여긴 것 같다"며 "부자를 비롯해 사회 전반을 악의 무리로 생각하고 이들에 대한 극도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건국대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도 "조씨가 동영상에서 일종의 선언문 형식으로 `자기 자신의 피를 흘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자신을 사도나 예언자로 착각하는 과대망상 증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총기 소유를 허용한 미국의 총기 문화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범희 교수는 "정신분열증이나 피해망상이 이렇게 많은 희생자를 내는 경우는 드문 편이지만 누구나 쉽게 총기를 구해서 가질 수 있는 미국의 총기 문화가 조씨의 정신적 피폐함과 맞물리면서 최악의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게 됐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jsa@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