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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마케팅이 사회공헌?"

지점개설용 학교발전기금, 마케팅성 행사지원까지 `사회공헌' 내세워

  • 연합
  • 등록 2007.04.19 05:47:00



은행연합회가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사회공헌 실적을 공개한 이후 적용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공헌'의 범위를 너무 넓게 적용해 마케팅성 활동을 사회공헌으로 내세우는 은행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은행은 이 부분을 자체적으로 누락시켜 은행간 비교도 무의미하게 됐다.

농협과 같은 공적기능을 지닌 금융기관이 시중은행과 같은 잣대로 비교되는 데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가 18개 국내은행의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을 취합한 '2006년 은행 사회공헌 보고서'를 낸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이 1천304억원을 사회공헌 활동에 투입해 1위로 나타났다.

하나은행(575억원), 신한은행(479억원), 국민은행[060000](304억원), 우리은행(285억원), 외환은행[004940](45억원) 등 순이었다.

그러나 은행권 관계자들 역시 이같은 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사회공헌이라는 개념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데이터를 모으다 보니 마케팅 성격이 더 강한 자금 집행을 사회공헌으로 끌어 맞추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사회공헌 금액이 누가 많은 금액을 집행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넓은 범위를 사회공헌으로 분류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다.

은행 관계자들은 은행연합회가 학술.교육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는 학교발전기금을 일례로 들고 있다.

은행들이 각 대학교에 지점을 내는 대가로 기부금을 내는 것은 공공연한 관행. 서울 시내 4년제 주요 대학교에 지점을 내려면 10억원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같은 과정에서 지불된 기부금은 사실상 마케팅 비용에 가깝지만 대다수 은행들은 이를 순수한 사회공헌 비용으로 분류했다.

각종 지자체의 금고를 유치하는 과정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해당은행의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학술행사와 은행이 자체적인 필요에 따라 외부에 용역을 준 연구 실적도 학술.교육 부문 사회공헌 실적에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대다수 은행들이 애매한 부분은 사회공헌 금액으로 계상하는 분위기였다"며 "이같은 움직임이 사회공헌 금액을 부풀리는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학교 및 지자체를 섭외하기 위해 출혈을 심하게 한 은행일수록 사회공헌도 더 많이 하는 아이러니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사회공헌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는 한 금액을 취합하는 것이 되레 오해를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스포츠와 관련된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 구단 운영, 각종 스포츠 행사 후원 등도 마케팅 목적이 상당한데도 사회공헌 금액으로 계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주식회사인 시중은행과 농업발전이라는 공익 목적을 갖고 있는 농협을 수평 비교하는 것도 무리라는 목소리가 높다.

농협은 지난해 사회공헌금액 1천304억원 중 농협문화복지재단에 1천억원을 출연했는데 이 재단은 신용사업에서 수익을 내 경제.교육지원 등 사업을 지원하는 농협 본연의 존재 목적과 연관이 있다.

농협 관계자 "농협은 농촌과 농업을 지원하는 것이 설립목적이기 때문에 농협이 하는 사업들은 기본적으로 사회공헌적 성격이 있어야 한다"며 "일반 시중은행과 동일한 기준으로 사회공헌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연합회는 기준을 명시하고 각 시중은행에 데이터 검증기회까지 줬지만 은행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 않았다"며 "이번이 사회공헌금액을 집계하는 첫번째 시도인 만큼 내년에는 데이터의 정확성을 좀 더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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