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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개천절 태극기 집회] '촛불' 뒤덮은 '태극기' 바람

"문재인, 우리를 국민으로 취급안해… 우리도 대통령으로 인정안한다"

#. 3일 오전 12시경, 서울 2호선 시청역은 발디딜 틈없이 붐볐다. 지하철 출구까지 15분 정도 걸렸을까.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던 한 태극기 시민이 ‘문재인 퇴진’이라는 구호를 크게 외쳤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고조된 목소리로 이를 따라 외쳤다. 2002년 월드컵을 방불케했다. 몇몇 사람들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연신 핸드폰의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면서 SNS에 사진을 전송했다. 


"지금은 국가적 위기"

시청역 출구로 나오니 셀 수없이 많은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집회에 버금가는 규모였다. 사람들이 너무 빼곡히 몰려있어서 ‘산소가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어처구니없는 걱정까지 들 정도였다. 

출구 주변에선 형광 조끼를 입은 젊은이들이 ‘한국 교회 기도의 날’이라고 적힌 팜플렛을 나눠주고 있었다. 팜플렛에는 “지금은 국가적 위기! 지금은 기도할 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우파성향의 기독교단체가 연 행사였다. 비슷한 시간에 자유한국당은 세종문화회관 부근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를 열고 있었고, 우리공화당은 숭례문 앞에서 '문재인 퇴진 태극기 집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교보빌딩 앞에서는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를 열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인터넷을 확인해보니, 자유한국당 추산 300만명이 모였다는 보도가 눈에 띄었다. 얼마 전 좌파 진영의 ‘200만명’설에 대한 풍자적 비유라는 생각이 들면서, '200만명' 집회보다는 이날 집회의 규모가 수배 정도 크다는 확신도 들었다.

'문재인․조국 퇴진'으로 한 목소리

단체들의 이름과 성향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만 하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한 입장이 상반된다. 집회 참석자들도 이동이 많아 어느 집회에 참석한 것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웠다. 

다만 이날만큼은 모두가 한 목소리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장관의 퇴진을 외쳤다. 집회에서 만난 양 모(32)씨는 “세상 깨끗한 척하던 조국 장관의 이면에는 추악한 얼굴이 숨겨져 있었다”며 “조국 장관이나,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이나 모두 법과 질서를 위반한 범법자들”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 본명을 강행한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시민들 사이에서 나왔다. 김 모(55)씨는 “조국 장관 임명을 반대했던 것은 좌파 진영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임명이 확정되니) 문재인과 조국사이에 무언가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우리를 국민으로 취급안해… 우리도 대통령으로 인정안한다"

오후 2시경부터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가 주도하는 집회를 쭉 지켜봤다.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 도태우 변호사, 박성현 전 뉴데일리 주필,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정광제 이승만 학당 이사 등 유명 우파 인사들이 연단에 올랐다. 

우파 인사들 역시 한목소리로 조국 장관 사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도태우 변호사는 "수십년간 불법, 부도덕, 위선으로 가득찬 삶을 살아온 조국이 법무부장관 자격이 있냐"고 반문하며 "이제는 국민으로 맨손으로 저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박성현 전 주필 역시 "집권 세력이 조국을 보호하겠다며 검찰을 고발하는 웃기는 짓을 저질렀다"고 지적하면서 "슬픈 진실이지만, 우리는 지금 거짓이 지배하는 폭도 공화국에서 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광제 이사는 "우리 연구단체는 조국과 문재인이 가장 싫어하는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을 냈다. 조국은 이를 쓰레기 같은 책이라고 욕을 했다"며 "문재인과 조국이 싫어하는 책이면 우리가 좋아해야 하는 책이다. 문재인에게 정신적으로 이기는 방법을 이 책에서 찾아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변희재 대표고문은 문재인 정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우리는 2년 4개월 이상 매주 태극기를 들었는데, 문재인은 우리의 주장을 진지하게 들어준 적이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며 “문재인은 우리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역시) 우리도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화의 바람은 올까

해가 지고 나서도 태극기의 바람은 꺼지지 않았다. 몇 단체는 서울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갔고, 대학생들이 모여 조국 장관에 대한 규탄 집회를 연다는 소식도 들렸다.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길에 한 친구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광화문 집회 참가자 인원에 대해 "민주당식 계산으로 3억8000만명 이상"이라고 발언했다는 기사였다.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지하철을 같이 탄 태극기 시민들은 대부분 집회에 대한 기사와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며 귀가하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한 시민이 집회에 함께 참석했던 것으로 보이는 옆 사람에게 한 마디를 건넸다. "언론들도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은폐를 못하는거지... 500만명이 나왔다는 보도도 있어. 이거 한번 봐봐. 어찌됐든 이번 집회는 참 고무적이네." 

대한민국이 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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