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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김종인 ‘친노․운동권 문화 청산’ 약속은 깨졌다?

언론 “형식적 물갈이 더민주 총선 뒤 다시 운동권黨 될 것” 우려

친노 패권주의와 운동권 정치 문화 청산을 약속했던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더민주는 10일 잦은 막말 구설에 올랐던 정청래(재선·서울 마포을) 의원과 로스쿨을 졸업한 딸의 취업 청탁 의혹이 불거졌던 윤후덕(초선·경기 파주갑) 의원 등 친노계 분류 인사들을 비롯해 최규성(전북 김제·부안), 부좌현(경기 안산 단원을),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을 컷오프 대상에 올렸다.

지난 달 1차 탈락자 김현, 임수경 의원 등과 이후 공천에서 배제된 강기정 의원을 포함해 현역 탈락자는 16명으로 ‘친노․운동권’으로 분류되는 상당수 인사들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더민주의 공천 작업이 형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탈락한 의원들은 주로 막말이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것일 뿐 실제 김종인 대표가 공언해왔던 ‘인적 청산을 통한 당의 정치 풍토 변화’를 기준으로 한 공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19대 총선 한명숙 당 대표 체제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입성해 더민주의 강경 노선을 이끌던 친노․시민단체․운동권 출신 등 인사들 대부분은 컷오프에서 배제됐거나 전략공천지역 투입설이 도는 등 외풍을 피해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민언련 출신 비례대표 초선으로 보수언론 저격수로 불리는 최민희 의원은 남양주시병에 단수추천으로 사실상 공천을 확정지었고, 구국학생연맹(구학련) 활동을 했던 학생운동권 출신의 김기식 의원은 전략공천 지역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노맹 사건의 핵심인물 은수미 의원과 전교조 출신의 도종환 의원은 경선지역에 포함됐고, ‘백선엽은 민족반역자’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광진 의원 등 다른 강경파 의원들도 아직까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지난 1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노 패권주의가 당에 얼마만큼 깊이 뿌리박고 있는지를 보겠다” “이것을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다”고 당의 패권주의 정치문화 청산을 자신했다.

또한 “정당이 선거에서 득표하려면 (운동권․이념정당 논란과 관련해)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안되는 시대”라며 “그러한 체제를 탈바꿈하고 정신을 차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정당으로 바꾸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더민주의 공천 심사 결과가 김 대표의 공언과 달리 사뭇 다른 분위기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더민주의 공천 결과에 대해 언론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인 것.

동아 “이상호, 이인영 등 운동권 출신과 최민희 등 친노 단수 공천 받아” 꼬집어

조선일보는 11일자 사설 <형식적 물갈이 더민주 총선 뒤 다시 운동권黨 될 것>을 통해 “예고했던 대로 막말·갑질 논란을 일으킨 강경파·친노 의원을 일부 탈락시킨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들 외에 다른 친노·운동권 의원 다수는 컷오프를 무사히 통과했다. 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대표적인 486 운동권 출신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친노·운동권 출신이면 모두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들 중 일부는 합리적 대안을 찾는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이 세상을 선악(善惡) 이분법으로 보고 자신을 선(善)으로 여기는 어이없는 위선에 빠져 있다. 역대 최악이라는 이번 19대 국회는 주로 이들에 의해 갈 길이 가로막혀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현역 의원 중에도 친노 패권의 핵심으로 지목되거나 막말·갑질 논란을 빚은 이가 많다. 하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맛보기 식으로 몇 명 쳐내는 외에 당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공천 개혁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면서 “김 대표는 '운동권 정당 청산'을 국민 앞에 약속했다. 중대한 정치 공약이다. 반발과 고통을 무릅쓰고 실천하지 않으면 김 대표의 거침없는 언행에 주목했던 국민의 시선은 달라질 것”이라며 “그리고 총선이 끝난 뒤 더민주당은 '도로 운동권당(黨)'으로 또다시 얼굴을 내밀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아일보도 같은날 <김종인 개혁, 이해찬 빼놓고 ‘친노 패권’ 청산 어림없다>제하의 사설을 통해 “김 대표가 친노 패권주의를 쳐내겠다고 거듭 큰소리친 것에 비하면 정청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우원식 이상호 이인영 의원, 송영길 전 의원 등 운동권 출신들과 최민희 배재정 박남춘 의원과 백원우 전 의원 등 친노 정치인은 단수 공천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의 쇄신은 정치를 왜곡시켜 온 친노와 운동권 세력을 얼마나 배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지 않으면 총선이 끝난 뒤 더민주당은 전투력이 강한 친노 세력의 발호로 개혁은커녕 치열한 권력투쟁의 내홍에 빠져들 것”이라며 “김 대표가 도마뱀 꼬리 자르듯 개혁의 시늉만 하고 민심을 얻기를 바란다면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역시 이날 <제1 야당 물갈이 잘 했지만 더 과감해야> 제하의 사설에서 “더민주의 물갈이는 이제 절반에 불과하다. 김종인 대표는 친노 패권주의와 낡은 운동권 정치의 청산을 공언한 바 있다.”며 “더민주를 박차고 나간 국민의당 세력도 이를 강하고 요구하고 있다. 다수 여론도 이를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의원 중에는 낡은 투쟁 정치의 선봉에 섰던 이들이 다수 있다. 더민주는 더욱 과감하게 물갈이를 단행해 당의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며 “중간에서 그친다면 환골탈태가 아니라 ‘선거용 화장 고치기’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더민주의 공천심사 결과에 여론의 비판 움직임도 일고 있는 가운데 이는 더민주의 향후 공천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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