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기술연구원 BOB차세대보안리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육생 등 120여명이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에 걸쳐 강원도 철원과 연천군 안보현장을 방문했다.
이번 행사는 연구원이 BOB 차세대 보안리더들의 대북 안보관 확립 및 호국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날인 20일 철원군 소재 제 2땅굴을 방문한 학생들은 땅굴을 따라 걸어가며 북한군의 침투경로를 확인하면서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강정진 학생(여. 숙대 컴퓨터공학과 4)은 "땅굴 들어갈 땐 머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는데 반환점에 이르렀을 땐 처음과 달리 긴장감이 들었다"며 “북한군이 침투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뉴스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면 그러러니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번 땅굴 방문으로 안보의식을 새롭게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 당시 최고 격전지였던 철원 백마고지 전적지를 방문했다. 가는 길에 위치한 북한 노동당사 건물은 붕괴조짐 때문에 개보수중이라 정확한 옛 모습을 확인하기는 힘들었고 과거 번성했던 노동당사 일대는 지금은 잡풀만 우거진 논밭으로 변해 있었다.
영화 ‘고지전’의 주무대이기도 한 이곳에서 학생들은 안내병이 당시 처절한 백마고지 전투상황에 대해 설명하자 잠시 숙연해졌다.
당시 전투에서 희생당한 전사자를 모신 돌무덤과 추모탑을 둘러본 뒤 멀리 북한 쪽 백마고지를 바라보며 설명은 이어졌다.
당시 백마고지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포격이 투하된 산 정상 부위가 무려 1M이상 낮아졌다하니 얼마나 처절한 전투가 이뤄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 방문현장 중 백마고지가 가장 인상 깊었다는 김은진(여. 부경대 컴퓨터공학과 3)학생은 "대학교 1학년 때 부모님과 ‘고지전’ 개봉영화를 봤는데, 실제 그 현장을 가보니 전해지는 느낌이 달랐다"며 "솔직히 북한 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 도발한다해도 그리 위협이 될까 했는데, 막상 전망대 올라서 보니 바로 가깝게 있는 걸 보니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철원군 주요 안보현장을 둘러본 뒤 숙소가 있는 연천군으로 이동해 저녁식사 전 잠시 '청춘' 이라는 동영상을 청취했다. 나라를 잃은 우리 민족이 얼마나 큰 수난을 겪고 그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 등을 행적을 소개한 대목에선 잠시 숙연해졌다.
이어 북한 중학교 교사출신인 탈북인사로부터 북한의 교육제도에 관해 여러 설명을 들었다. 남한과 다른 입시제도, 특히 북한 대학 현황과 교육제도,컴퓨터 수업방식에 많은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에서 살다왔다는 최광준(남 세종대 정보공학과1) 학생은 "다른 교육과 달리 저녁에 20분 동영상이 가장 감명 깊었다"면서 "중국에서 살다왔는데 우리나라 역사를 자세히 몰랐는데, 동영상을 통해 우리역사를 진지하게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뒷날인 21일 오전 연천군에 소재한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릉을 방문하고 예를 갖춰 절을 한 뒤 문화해설사로부터 '비운의 왕 경순왕이 왜 경주나 개경이 아닌 연천 땅에 묻혀 있는가'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런 뒤 근처 북한군 무장게릴라들의 침투로 현장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1968년 1월 21일, 31명의 청와대를 습격한 무장공비들의 당시 행적을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나뭇꾼들의 신고가 없었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란 설명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명(남. 광문고 3)학생은 "무장공비가 국군 옷을 입고 서울 청와대 인근까지 어떻게 무사통과를 할 수 있었는지 신기했다"고 말했다.
강정진(여 숙대 컴퓨터공학과 4)학생도 "북한무장공비가 기무사 옷을 입고 위장했다 했는데 어떻게 사전에 그런 복장과 정보를 알았는지 놀라왔다"며 "정보전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한편으론 경악스러왔다"고 말했다.
잠시 뒤 방문한 관측소(OP)에서 안내병인 여군으로부터 불과 2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북한 측의 여러 현황을 설명받고 군인들과 같이 기념촬영까지 마쳤다.
이번에는 고려공신들을 모신 숭의전을 방문했다.
숭의전은 조선시대 전 왕조인 고려 태조 왕건(王建)을 비롯하여 나라를 부흥시킨 4명의 왕들과 고려 16명의 공신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으로 지금도 그 전례가 전승되고 있으며, 1971년 사적223호로 지정되었다.
역대 고려왕조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왕과 고려 전시기를 망라하여 충신으로서 또한 백성에게 공덕이 뛰어났던 16공신들의 모신 사당을 둘러보며 일행들은 장구한 500년 고려역사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안보체험을 다녀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대준(남.광주고려고2) 학생은 “북한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어 유익한 교육이 됐으며, 이런 교육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훈(남.충남대 컴퓨터공학과2) 학생도 “ 무장공비침투로나 땅굴현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으며, 이번 안보교육으로 우리나라가 정전상태라는 걸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한국정보기술연구원 BOB센터 김옥경 연구원은 “참가한 학생들이 다들 만족해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사이버보안을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겐 기초소양을 위해 이런 교육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1기수당 최소 1회 이상의 안보체험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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