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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폴리테이너, 한국의 소셜테이너

한미 연예인들의 사회참여 차이는 결국 전문성 여부

미디어워치 106호에 발행인 칼럼 ‘미국 스타들은 김여진의 떴다방식 사회운동 안 해’가 게재된 이후, 바른사회시민회의, KBS 열린토론 등등의 토론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도 여전히 연예인들의 사회 참여 혹은 정치 참여에 대해 분명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듯하여, 이번 호에서는 문답 형식으로 보다 명쾌하게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다.

문) 폴리테이너라는 개념은 언제부터 생겼는가?

폴리테이너는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슐츠가 1999년 논문 ‘벤투라와 새로운 세계의 용감한 폴리테이너 정치학’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1998년도 미네소타주 주지사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프로레슬러 출신인 벤투라가 당선되면서, 슐츠는 “대중문화산업이 성장하면서 영상매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에 따라 이미지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이 정치에 참여할 경우 사람들은 연예인의 이미지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것이다.

슐츠의 주장만 놓고 볼 때, 폴리테이너는 정치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을 평가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선거 방식을 분석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되었을 뿐이다. 실제로 폴리테이너는 연예인 출신 정치인 뿐 아니라, 정치인이면서도 연예인식의 엔터테인먼트 능력을 보유하여, 매스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하는 인물도 포함한다.

연예인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로널드 레이건 뿐 아니라, 트럼펫을 불면서 연예인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한 빌 클린턴 역시 폴리테이너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답) 소셜테이너 개념은 언제부터 생겼는가?

폴리테이너가 학술적 개념이 반면 소셜테이너는 한국 언론이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기록 상으로는 스포츠한국의 김성한 기자가 광우병 파동이 한창이던 2008년 5월 2일자 기사 ‘세븐·김희철 미친소? 못참아! 뜨거운 이슈’라는 기사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폴리테이너가 실제로 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정치가 아닌 다른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연예인을 소셜테이너로 달리 구분하는 것은 타당하다.

문) 미국에서도 폴리테이너와 소셜테이너를 구분하는가?

답) 미국은 연예인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로널드 레이건은 영화배우 시절부터 공화당원으로 활동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오랜 공화당원 생활을 거친 뒤, 캘리포니아주 카멜 바이더 시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비공식적으로 정치권과 연을 맺은 뒤, 선거 때 갑작스럽게 정치 참여를 선언해온 한국의 연예인들과의 정치 참여 방식이 크게 다른 것이다.

미국 연예인들의 정치참여가 일상화되어있기 때문에 정치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소셜테이너’의 개념이 필요하지 않다. 찰튼 헤스턴의 경우 미국 총기연합회 회장을 세 번 연임하며, 총기 관련 사회참여를 하는 인물임과 동시 공화당원이기도 하다. 찰튼 헤스턴이 “나는 폴리테이너가 아니라 소셜테이너일 뿐”이라 주장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문) 그럼 왜 한국에서는 폴리테이너와 소셜테이너를 구분해야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는가?

답) 앞서 언급한 대로, 연예인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정치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소셜테이너’ 개념이 한시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김제동, 김여진, 김미화 등이 참여한 사회활동은 광우병 파동, 한진중공업, 반값등록금, 제주 해군 기지 반대 등등 특정 시민사회 세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집회를 기획한 것들이 많다. 또한 특정 시민사회 세력은 야권단일화 등 정치문제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보면, 연예인들이 사실 상 특정 정치세력 지원에 나선 점을 감추기 위해 ‘소셜테이너’라는 개념이 이용되는 측면도 있다.

문) 미국의 연예인들의 사회참여도 정치적으로 결합되는 경우가 있는가?

답)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찰튼 헤스턴은 총기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운동을 했다. 이는 공화당 지지세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찰튼 헤스턴은 본인이 직접 선거에 나서지는 않았어도, 공화당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이러한 찰튼 헤스턴의 사회참여는 아동인권운동에 나섰던 오드리햅법이나 에이즈퇴치운동에 나선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다른 평가를 받게 된다. 찰튼 헤스튼 타계 시 미국 언론은 “그의 사회적 활동 때문에 그의 연기 생활에 어두운 그림자기 드리웠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즉 미국의 연예인들도 정치성이 강한 사회참여활동을 할 경우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수하는 것이다.

문) 미국에서 비해서 한국 연예인들의 사회참여에 부정적 여론이 높은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답) 90년대에도 연예인들의 사회참여는 분명히 있었다. 민가협이 주최한 ‘양심수의 밤’에 김혜수, 최민식 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김혜수와 최민식은 ‘우유 마시기’, ‘동강 살리기’ 운동에도 참여했었다. 이 당시만 해도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결합도가 지금보다 훨씬 낮았고, 김혜수와 최민식이 공영방송에서 고정 출연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다.

반면 2008년 광우병 이후의 연예인들의 사회참여 논란은 김미화와 김제동의 사건들이었고, 이들은 각각 KBS와 MBC라는 공영방송에서 고정출연을 하고 있었다. 보편적 방송서비스를 해야할 공영방송에 특정 정치세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참여를 한 인사들이 자리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이들의 고정출연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반면 다른 이유로 이들이 하차하게 되면, 정권의 탄압 논란이 벌어진다. 즉 한국에서의 연예인들의 사회참여 문제는 근본적으로 공영방송이 과다하게 많다는 문제와 연관이 되어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유명무실한 PBS 이외에 공영방송이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공영방송 논란이 벌어질 수 없다.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를 지원한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공영방송에서 고정출연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김제동, 김여진, 김미화 등이 설사 정치참여 의사가 없다 하더라도 이들과 생각이 다른 국민들 입장에서는 “결국 저들이 정권을 잡게 되면 KBS, MBC에서 모든 자리는 다 맡겠구나” 이런 의심을 하게 된다.

즉 정치지향형 사회참여에 걸려있는 전리품이 너무 많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문) 한국 연예인들의 사회참여 방식 공영방송 이외의 문제점은 없는가

답) 전문성 부족이 가장 문제가 된다. 사회참여와 정치참여가 활발한 미국 연예인들도, 미국 내에서 첨예하게 문제가 되는 건강보험정책, 세금정책 등에 함부로 뛰어들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연예인들은 매우 전문적이고 복잡한 사안에 문어발식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여진은 대북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북 지원 문제는 북핵 및 북한의 3대세습 독재와 맞물리면서, 북한 전문가나 북한 인권 전문가들 내에서도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깊은 학습 없이 뛰어드니, 제 3자 입장에서는 곱게 보기 어렵다.

우파시민사회에서는 김여진이 조만간 ‘한미FTA 반대’ 집회에 뛰어나갈 것이라 예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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