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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마저 중공에 굴복? 반중(反中) 인사 인터뷰 한 기자들 추가 해고

해직 언론인 ”중공 표적 된 건 영광… 30년 언론 인생 중 최고의 순간”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미국의 소리(VOA, Voice Of America)’ 방송마저 중공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했다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공 반체제 인사와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자사 언론인 2명을 추가로 해고했기 때문이다.

 

미국 자유보수 계열 온라인 매체 워싱턴프리비컨(WFB, Washington Free Beacon)23(현지시각) 반중(反中) 인사와 인터뷰한 VOA 기자 2명 추가 해고(VOA Fires Two More Reporters for Chinese Dissident Interview)’라는 제목으로 빌 거츠(Bill Gertz) 안보전문기자의 기사를 게재했다.

 


反中 인사 인터뷰 빌미로 VOA 기자들 해고돼

 

이날 매체는 “VOA를 운영하는 USAGM(United States Agency for Global Media)VOA 중국 지부의 베테랑 기자 프레드 왕(Fred Wang)과 로버트 리(Robert Li)를 지난 15일자로 해고했다“VOA가 중공의 압력에 굴복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해고 사태는 2017427일에 있었던 중국 반체제인사 궈원구이(郭文貴)와의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궈원구이는 중국 당정(黨政) 고위층과 유착하며 부동산 재벌이 된 정취안(政泉) 홀딩스그룹의 회장으로, 20148월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미국으로 망명한 인사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중국 지도부의 부패를 폭로, 반중(anti-Chinese Communist Party) 인사로 변신했다.

 

워싱턴프리비컨은 중공 당국이 궈원구이의 반체제 활동을 막는 각종 사이버 공작과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에 압력을 행사해 궈원구이의 SNS 접근을 차단했다미국 카지노 업계의 거물 스티브 윈(Steve Wynn)을 비롯한 중공과 연계된 다수의 미국 기업인을 동원, 궈 회장의 강제 송환을 압박하는 시진핑의 친필 서신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영진 사내 지침 위반” vs 해직 언론인 부당한 탄압

 

앞서 USAGM는 또 한 명의 기자를 해고한 바 있다. 궈 회장과의 생방송 인터뷰를 기획한 VOA 만다린어(중국 표준어) 담당 사샤 공(Sasha Gong) 지국장이다.

 

당시 사샤 공은 궈 회장과 3시간 동안 인터뷰하기로 했지만, 주미 중국 대사관이 미 국무부와 VOA에 격렬하게 항의한 끝에 1시간 19분 만에 생방송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사샤 공은 해고 통지를 받았다. VOA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공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 아니며, 해당 방송이 사내 지침을 위반했기 때문에 인사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VOA는 해고 사유로 인터뷰를 중단하라는 회사의 직무명령 거부 및 관리·감독에 대한 직무유기(사샤 공 지국장) 궈 회장이 제공한 영상 클립 삭제 지시 거부(공동앵커 프레드 왕) 인터뷰 생중계 중단이라는 직무명령 거부(인터넷방송 책임자 로버트 리) 등을 적시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경영진의 부당한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인터넷 생방송을 총괄했던 로버트 리는 사측이 방송 중단을 구두 명령으로 지시하자(unplug order) 이에 반발, 서면 지시(written order)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사측이 자신들의 실책을 덮기 위해 나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중공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한 VOA 수뇌부가 언론사로서 위상이 훼손된 상황에 대해 그 책임을 자사 기자들에게 전가했다는 해석이다.

 

당시 사샤 공 지국장과 인터뷰를 함께 진행했던 공동앵커 프레드 왕은 반골(defiant) 언론인으로서 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중공 정부의 표적이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 30년 언론인 인생 중에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다(I feel honored to be targeted by the Chinese government. This is the high point of my 30-year professional life as a journalist)”.

 


VOA 총책임자, 중공과 끈끈한 사업자 관계 의혹

 

이날 워싱턴프리비컨은 VOA의 또 다른 굴복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11(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클레어몬트 연구소 40주년 축하 연설 가운데 중공을 비판하는 부분이 VOA 만다린어 서비스 방송에서 삭제됐기 때문이다.

 

누락된 내용은 중국 공산당이 100만 명 이상의 무슬림을 노동수용소에 구금하고 있으며, 강압과 부패(coercion and corruption)를 국정 운영의 주요 수단(primary tools of statecraft)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 언론 감시단체 BBG-USAGM Watch폼페이오의 연설을 중국어로 제대로 송출하는 건 정부의 공식 목소리를 담는 VOA가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의무라며 꼬집었다.


워싱턴프리비컨도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위한 내부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진단했다.

 

매체는 국민혈세 75000만 달러를 쓰는 VOA가 미국의 대외 정책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VOA에 유능한 관리자가 없고, 조직 구성도 정보화 시대에 뒤쳐져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VOA 총책임자인 아만다 베넷(Amanda Bennett) 국장의 남편이 그레이엄홀딩스(Graham Holdings)라는 그룹의 회장을 역임, 국제 교육 자회사를 통해 중공과 끈끈한 사업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VOA의 최고위층부터 중공의 영향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베넷 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 출신으로, 워싱턴포스트 발행인 도널드 그레이엄(Donald E. Graham)과 부부 사이다. 사샤 공 지국장은 나에 대한 엄청난 사적 적개심을 베넷 국장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소수의 이민자 출신 기자들이 수십 년간 VOA에 헌신해왔지만, 재력과 권력을 가진 베넷 국장이 우리를 해고하려고 혈안인 것은 개인적 증오심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VOA, 정치화로 리더쉽 위기

 

논란이 일자 VOA는 외부 기관에 인터뷰 파행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맡겼다. 결과는 해당 인터뷰가 언론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VOA 수뇌부의 결론과 일치했다. 국무부의 감찰관(inspector general)도 이 사건을 조사했지만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USAGM 이사회 제프리 트림블(Jeffrey Trimble) 부의장이 지휘한 조사위도 6개월 넘게 결론을 지연시키다 제프리 부의장의 은퇴로 유야무야 됐다. 결국 그의 후임이자, 저널리즘 경력이 전무(全無)한 회계사 출신 그랜트 터너(Grant Turner)가 언론인 3명에 대한 해고를 결정했다.

 

한편 워싱턴프리비컨은 지난 3월 폼페이오 장관이 미 하원 세출 소위원회(Whole Appropriations Subcommittee)에 출석할 당시 그의 발언을 소개했다. VOA를 관리·감독하는 USAGM 이사회가 정치화되었고 이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내용이다.

 

현재 VOA와 이사회는 내부 갈등과 정치화로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이사회는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새 CEO를 선임할 것을 촉구한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조직을 추스르고 미국 정책의 대외 홍보라는, 냉전 시절부터 수행해온 본래의 역할을 새 시대에 맞게 재편해 가야 한다. 이것이 납세자에 대한 책임이다.”

 

워싱턴프리비컨은 인터뷰 방송에 참여했던 또 다른 VOA 직원 후첸장(Huchen Zhang)과 양첸(Yang Chen)도 강등 징계를 받았지만, 이후 업무복귀 결정이 내려졌다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중공발() 전체주의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려는 언론인들의 수난 시대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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