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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반도 전문가, “남북회담은 전 세계를 속이는 ‘정치쇼’” 평가 화제

리 소데쓰, “이번 정상회담은 일과성 정치쇼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진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바로 몇 시간 전, 이번 회담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하여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한 얘기를 하게 될 것이며 결국 ‘세계를 속이는 ’정치쇼‘’가 되리라고 정확히 예언했던 일이 일본과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료고쿠(龍谷) 대학 사회학부에 재직 중인 리 소데쓰, 한국명 이상철(李相哲) 교수는 27일 새벽 6시에, 오피니언 사이트 이론나(iRONNA)에 ‘남북회담에 성과 없음. 세계를 속이는 ‘정치쇼’의 진의를 읽는다(南北会談に成果なし、世界を欺く「政治ショー」の真意を読む) 제하 칼럼을 게재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리 소데쓰 교수가 쓰는 글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그는 한국 경북을 원적으로 하는 조선족으로, 중국에서 출생해 그곳에서 대학을 나오고 기자 생활까지 하다가 일본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아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 범상치 않은 출신과 경력에서 오는 그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보력과 분석력은 한중일 학계 모두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리 교수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도 ‘종북’ 척결에 반발한 한국 좌파의 쿠데타임을 명확히 지적, 한국의 자유통일 애국세력으로부터도 널리 인정받고 있는 논객이기도 하다. 



남북회담은 세계를 속이기 위한 정치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칼럼에서 리 교수는 먼저 4월 21일,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던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의 반응과 청와대 관계자의 반응부터 짚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결정을 환영한다. 전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의한 의미있는 진전이다”라고 평가했으며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이 이 정도로 빠르고 과감한 조치를 취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이런 반응의 결과로 한국군은 4월 23일부로 대북한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지하기도 했다. 

리 교수는 하지만 한국 정부의 반응은 호들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남북 정상회담을 의식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하여 쌍방이 행동으로 나타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단순하게 기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왜냐하면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를 속이기 위한 정치쇼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예측했다.

이어서 리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짚었다.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미국의 압력을 완화시켜 군사적 공격을 회피하는 것이요, 또 하나는 신속하게 미국의 제재를 완화시키는 것이다. 

리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융화 분위기를 연출하고 평화적 행사를 계속하면 미국의 압력을 완화시켜 군사충돌로 발전할 것을 저지할 수 있다”며 “또한 한국을 지렛대로 이용하여 국제제재의 포위망을 돌파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과의 경제교류, 인도적 지원의 문호를 여는 길에도 이어질 것이다”라고 김정은의 의도를 꿰뚫었다.

사실, 문재인도 이전 정권의 대북정책을 뒤집고보니 남북 긴장상태가 해소되고 한반도에 평화를 실현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성과’를 자랑할 토대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당연히 남북정상회담은 화려하게, 대대적으로 하는 것이 김정은이나 문재인 모두에게 이익이라는게 리 교수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열매가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리 교수는 지적했다. 리 교수는 “원래 회담이란 무엇인가를 해결하거나 결론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남북 양측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를 할 의사도 없고, 결론도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

리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은) 구체적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하여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 불과하다”며 “‘평화체제 구축’을 향하여 노력하겠다는 애매한 ‘원칙’에는 합의해도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비핵화를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래의 과제로 남겨 미국에게 맡기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리 교수의 이런 전망은 결국 그대로 다 들어맞게 된다.

그는 “(일각에서는) 북한은 핵개발을 중지시키고 경제 중시의 길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문제도 본질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채택한 ‘ICBM발사실험의 중지, 북부 핵실험장의 폐기 및 핵실험의 중지’는 대내적으로는 병진노선(핵무장과 경제건설을 병행 추진한다)이 승리를 거두어 핵 보유국이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경제에 주력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현장 상황과 관련해서도 리 교수는 “북한이 이제까지 6번의 핵실험을 실시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산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9번의 여진이 발생했다”며 “작년에는 이곳에서 작업하던 200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원래 당연히 폐쇄해야할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더 이상 쓸모없는 실험장을 ‘폐기’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비핵화’를 향해 행동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준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기만극을 벌인 것이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듯 보이는) ICBM발사실험 중지가 미국에게는 좋은 소식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평가하고 듯 보이나, 어떻든 이것조차도 실험을 중지하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개발을 중지하겠다고도, 폐기하겠다고도 말하지 않았다는 것.

리 교수는 “어디까지나 동결이다”라고 지적하며 “어떤 물건을 잠시 창고에 치워놓겠다는 의미로 언제라도 다시 꺼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나름 속셈이 있겠지만 미국은 어떻든 타협하지 않을 것

북한의 진의는 무엇인가. 리 교수는 “이제까지 개발한 핵을 보유한 채 향후 핵을 만들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뒤에서 은밀하게 핵의 완성을 노리면서) 미국과 타협하고 경제활성화에 매진할 속셈”이라고 봤다.

2년만 어떻게 더 버티면 북한의 핵 능력은 완전한 것이 되므로, 그때라면 미국도 북한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김정은은 계산했으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도 바보가 아니다. 리 교수는 “미국은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미국까지 도달하는 ICBM발사실험과 핵실험을 중지시키면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그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몇 번 오락가락 하기는 했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한 형식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비타협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만약 북한의 핵개발을 용납하면 이란의 핵개발도 용납하는 것이 되고, 그것이 도미노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방(UAE)으로 확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면 일본과 한국도 당연히 핵을 가지려고 할 것이고, ‘핵의 세계’가 현실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미국으로서는 북한을 반드시 시범케이스로 두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리 교수는 “북한의 핵 문제를 애매하게 넘어가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어 동맹국의 신용 실추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리 소데쓰 교수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과거의 정상회담과 다른 점은 북한이 입장 상 우위에 서있다는 점”이라면서 “핵을 사실상 보유한 김정은 위원장과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없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구도에 변함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애초에 정상회담에서 실현하려고 한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애매한 원칙에 대한 합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목표 자체도 낮았던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는 결국 미미할 수 없다고 내다본 것.

단, 그는 “남북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는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남북간 교류를 확대하는 점에 합의는 할 것”이라고 예측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합의도 어차피 다 정치쇼라는 것이다. 리 교수는 “그런 것을 마치 큰 성과처럼 보여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전제 조건인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의 체결도 결국에는 미국의 동의가 없으면 무의미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리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은 일과성 정치쇼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진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냉소를 던지며 칼럼을 마무리 했다.


* 본 칼럼에서 리 소데쓰 교수의 칼럼 번역은 박아름 씨의 도움을 받아서 이뤄진 것입니다.


[편집자주] 그동안 한국의 좌우파 언론들은 중국과 북한의 갓끈전술 또는 이간계에 넘어가 늘상 일본의 반공우파를 극우세력으로, 혐한세력으로만 매도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반공우파는 결코 극우나 혐한으로 간단하게 치부될 수 없는 뛰어난 지성적 정치집단으로, 현재 문재인 정권을 배출하며 중국과 북한에 경도된 한국이 경계하거나 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국외자와 제 3자의 시각(또는 devil's advocate의 입장)에서 한국의 그 어떤 언론보다도 도움이 되는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일본에도 아사히와 마이니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외신 시장에서 검열되어온 미국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는 물론, 일본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도 가감없이 소개해 독자들의 국제감각과 균형감각을 키워드릴 예정입니다. 한편, 웹브라우저 구글 크롬은 일본어의 경우 사실상 90% 이상 효율 수준의 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고급시사지라도 웹상에서는 한국 독자들이 요지를 파악하는데 전혀 장애가 없는 번역 수준입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독자들이 일본쪽 외신을 접하는데 있어서, 편향되고 무능한 한국 언론의 필터링 없이 일본 언론의 정치적 다양성(특히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과 뛰어난 정보력(특히 중국과 북한, 동아시아 문제와 관련)을 가급적 직접 경험해볼 것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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