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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에 효과적인 열 가지 베스트 건강기능식품이 있다고?

체계적이지 않은 허점투성이 연구결과.. 소비자들 유의해야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번 글은 영국의 저명한 EBM 대체의학 전문가인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의 글 'The 10 best supplements for cancer?'를 번역한 것입니다. 서범석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홍보특보가 번역하였으며, 황의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원장이 편집하였습니다


암 환자들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해 무수히 많은 정보를 들으며 살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정보의 99.99%는 신뢰하기 어려우며 그 중 대다수는 아주 위험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암 환자들을 돕기 위한 신뢰성 있고 객관적인 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과연 어디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믿을 수 있을까?

‘통합적 암 치료법들(Integrative Cancer Therapies)'이라는 저널에 최근 실린 다음 논문에서 저자들은 암 환자 치료 시 사용되는 식이요법 건강기능식품들을 검토한 바 있다. ( 'Integrating dietary supplements into cancer care' )

참고로 이 저널은 암 치료 분야에서 새롭게 부흥하고 있는 치료법들에 전위적으로 포커스를 맞춘 최초의 저널이다. 해당 저널은 대체의학 치료나 전통적 치료법에 대해 과학적 이해을 강조하고, 대체의학 치료나 전통적 치료법이 현대의학적 의료 서비스에 통합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통합적 의료서비스에는 실험적 백신, ‘만성적-항암화학요법(chrono-chemotherapy)’, 기타 선진적인 치료는 물론이거니와 식이요법, 라이프스타일, 운동, 스트레스 조절, 영양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치료적 개입 등이 있다.

이들은 ‘상호 이해 가능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최고의 접근 방법은 명백한 사실과 불확실한 것 모두를 환자와 함께 논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꽤 그럴싸하게 들리는 주장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이 무언가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문제의 건강기능식품들 목록

저자들은 의사나 다른 의료 전문가들이 이러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통합암학회(The Society of Integrative Oncology)’에 속해있는 ‘임상 실험 위원회(Clinical Practice Committee)’에서 진행한 바 있는 연구의 성과를 소개한다.


해당 연구진들은 자신의 환자와 이런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의사들에게 기본적 정보를 제공하고자 이 과제를 기꺼이 떠맡았다는 것이다. 가장 효과 만점이라는 (암 치료) 건강기능식품 목록이 그것들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는 ‘선구적인 연구원 및 임상의들(leading researchers and clinicians)’에 의해서 작성되었다. 그 건강기능식품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1. 커쿠민(curcumin)

2. 글루타민(glutamine)
3. 비타민 D(vitamin D)
4. 잎새 버섯(maitake mushrooms)
5. 생선 기름(fish oil, 魚油)
6. 녹차(green tea)
7. 밀크 씨슬(milk thistle)
8. 자운영(astragalus, 紫雲英)屬
9. 멜라토닌(melatonin)
10.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폈다.


우리 연구에서는 각 건강기능식품의 효과, 임상실험, 부작용,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근거 등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들을 포함시켰다. 이것은 최신 지식을 제공하고자 작성되었기 때문에 의료진이나 기타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런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현실적 치료 효과 및 그 잠재적 이점이나 위험성에 대해 (환자들과) 의논할 수 있게 되었다.


언뜻 보기에 이 작업은 어마어마하고 경탄해 마지 않을 일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몇몇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난 후, 나로서는 이 논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왜 그런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논문 초록을 읽고 난 뒤 나에게 든 첫 번째 의문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선구적인 연구원과 임상의들’이 도대체 누구야?'


확실한 것은, 이렇게 논문에 실릴 정도의 합의를 보았다면 누구누구에게 컨설팅을 받았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그 전문가들이 누구인지는 명시하지 않고 다만 그들 전부 ‘통합암학회(The Society of Integrative Oncology)’의 멤버라고만 언급할 뿐이다. 


'선구적 연구원 및 임상의'들의 실체

이 학회의 정체에 대해서 조금 조사를 해보았더니 온갖 대체의학 치료법을 기존 현대의학의 암 치료법과 통합하기 위해 혈안이 된 조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 논문의 저자들과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가정하면, 그 대다수가 사실 대체의학 지지자들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논문 참가자 중 대체의학에 비판적인 연구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상당히 당혹스럽다.

나에게 든 두 번째 의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대체 그들은(암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열 가지 건강기능식품을 어떻게 선정하였고, 또 어떤 방법으로 효과에 대한 찬반 근거를 평가했는가?'


해당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절차를 차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1.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임상의들은 자신들이 치료 시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건강기능식품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요구받았다.

2. 그들에 의해 25개에 달하는 최초 건강기능식품 리스트 목록이 작성되었다. 이 리스트에는 암 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이점을 지니면서도 최소한의 위험성 만이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건강기능식품들이 올라가 있다.

3. 이처럼 긴 목록에서, 이들은 암 치료에 가장 이점이 클 것으로 추정되는 열 가지 주요 건강식품을 선별하였다.

4. 이들은 다시 각자 자신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실제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한두 가지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한 후, 선택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처방전을 동일한 양식으로 작성했다. 이 동일 양식은 기본 관련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써, 의료진이나 기타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를 통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환자 및 그 가족들과 건강기능식품 활용에 관한 현실적 치료 효과 및 그 잠재적 이점이나 위험성에 관해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된다.

5. 이렇게 수정된 문서는 해당 실험에 참가한 임상의들끼리 다시 수정 및 논평을 할 수 있도록 회람되었다.


이런 방식은 대체의학 지지자들 사이에서야 별 문제없는지 모르겠지만, 과학적인 견지에서 판단하자면 심각할 정도로 부실한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연구자들은 실험에 참가한 임상의들에게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각자의 선호도를 정당화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요청한 셈이나 다름없다. 이런 방식은 공개적인 편향(bias)일 뿐 아니라 (결국에는) 공식적인 편향까지 야기할 것이다.

 



체계적이지 않은 허점투성이 논문들

예상대로, 이 열 가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논문은 한심할 정도로 부적절한 작품이었다. 체계적인(systematic) 접근의 증거란 찾아볼 수 없으며, 인용된 근거들이라곤 자기들 구미에 맞는 데이터만을 골라 갖다 붙인 것 밖에 없다. 비판적 분석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몇몇 건강기능식품들에 관한 임상 데이터의 경우에는 그런 황당무계한 결과를 발견해낸 사람조차 명시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데이터일 뿐이다.

투약 권장량만 하더라도, 대부분 애매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조차 없이 권장되고 있을 뿐이다(밀크 씨슬을 예로 들어보자. 이 논문에서는 하루 200mg에서 400mg을 섭취하라고 되어 있다. 문제는 대체 밀크 씨슬생풀을 그 정도로 먹으라는 것인지 밀크 씨슬 건조 가루를 그 정도로 먹으라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밀크 씨슬 추출물을 그 정도로 먹으라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건강기능식품들의 안전성 관련 데이터는 불완전할뿐더러 해당 건강기능식품들에 관한 체계적인 '시판 후 조사'가 없었다는 사실에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논문의 내용은 문외한적인 사고 방식들과 모순들로 가득 차 있다(예를 들어 이런 문장은 어떨까? “버섯 추출물이나 잎새버섯 D-조각에 관해서라면 부작용이 보고된 바가 없다. 잎새버섯은 혈당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은 조심해서 써야 한다”). 해당 건강기능식품dl 암 리스크를 낮출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근거 하나를 가지고 마치 이것이 진행 중인 암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도 되는냥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논문에서는 암의 유형에 대한 세세한 구분은 전혀 없고 암이 무슨 단일한 질환이기라도 한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본 연구 결과와 관련하여 저작권이나, 출판권에 대한 그 어떤 잠재적인 ‘이해관계 충돌(conflict of interest)’도 없을 것이다.


내가 궁금한 것은 이런 것이다. 이런 섣부른 헛소리를 현대의학적 암 치료와 통합하자는 것에 찬성한다는 것 자체가, 특정 건강기능식품들에 대한 호의 어린 태도로 해당 실험에 선택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이해관계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 아닌가? 


환자와의 상담에서 이미 자격 미달

나의 관점에서는, 그 어떤 경우라도 이 논문은 환자와의 상담을 위한 기본 자료로서도 자격 미달이다. 논문 저자들은 ‘통합암학회(Society of Integrative Oncology)’에서 암 치료 시 건강기능식품 사용과 관련하여 제시하는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인용한 바 있다.


영양 건강기능식품 -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물들 포함 - 를 사용하고자 하는 암 환자들은 그 전에 숙련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상담 동안, 전문가는 환자에 대한 지지감을 보여주면서 건강기능식품이 갖는 현실적 치료 효과 및 그 잠재적 이점이나 위험성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 사용은 임상실험 및 확실한 영양 지침, 유효한 근거에 기반한 이점/위험 요소에 대한 임상적 평가, 부작용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 등이 이루어진 상태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 논문의 저자들이야말로 자신들이 내세우는 이런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비판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더 좋은 연구결과를 내놓는 것은 어렵다. 과연 필자라면 위에서 비판한 연구들보다 더 나은 것을 제공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 이다.
 



우리의 독창적인 '암치료를 위한 대체의학(CAM cancer)'이라는 기관은 암환자들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수많은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의학 치료법들에 관한 간결하고 근거중심적(evidence-based)으로 잘 짜인 최신 보고서를 제공한다.

'암치료를 위한 대체의학(CAM cancer)'이 제공하는 보고서들의 결론은 결코 ‘통합암학회(Integrative Cancer Therapies)'에서의 논문의 결론처럼 무비판적으로 긍정적이지 않다.

나는 암환자들이 신뢰할 만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또한 어떠한 치료법이라도 그 가치에 관해 왜곡된 이야기들을 가지고 환자들을 호도하는 것은 매우 비윤리적이라고도 생각한다.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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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프로필 :

퇴몽사(退蒙士) 서범석

현재 모 고등학교에서 입학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기여활동으로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홍보특별보좌관’도 겸임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성균관-조지타운 대학교 TESOL 과정을 수료했다. 20년 넘게 중증 아토피로 고생하며 여러 대체 의학을 접했지만, 그 허상에 눈을 뜬 후 사이비 의‧과학 속에 자리잡고 있는 ‘몽매주의’를 퇴치하는 번역 및 집필 작업에 뛰어들었다.

저서: Q&A TOEIC Voca, 외국어영역 CSI(기본), 외국어영역 CSI(유형), 외국어영역 CSI(장문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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