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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태생의 철학자인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은 국내에도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극좌파 마르크스주의자 중 하나다. 이런 지젝에 대해 최근 표절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7월11일자 '뉴스위크(Newsweek)'는 '슈퍼스타 마르크스주의자인 슬라보예 지젝이 백인 국가주의자 비평을 표절했는가?(Did Marxist Philosophy Superstar Slavoj Žižek Plagiarize a White Nationalist Journal?)'라는 기사를 통해서 먼저 지젝이 2006년에 '크리티컬 인콰이어리(Critical Inquiry)'지에 기고한 비평에 대해서 보수성향 블로거 스티브 세일러(Steve Sailer)의 평가를 보도했다.

지젝의 2006년 비평은 혼벡(Hornbeck)이 1999년도에 쓴 비평과 내용 유사

스티븐 세일러가 평가한, 슬라보예 지젝이 '크리티컬 인콰이어리'지에 기고한 비평 제목은 “차연(差延)의 귀환에 대한 변명(A Plea for a Return to Differance (with a Minor Pro Domo Sua))”이다.

이 비평은 케빈 맥도날드(Kevin MacDonald)가 쓴 “비평의 문화 : 20세기 지성 정치 운동에서의 유태계 연관에 대한 진화론적 분석(The Culture of Critique: An Evolutionary Analysis of Jewish Involvement in Twentieth-Century Intellectual and Political Movements)”이라는 저서를 다루고 있다.

지젝의 비평은 시카고 대학교 출판부에 의해 지난 2006년에 출간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세일러는 “지젝은 맥도날드의 주장을 상세히 설명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뉴스위크'는 같은 날 '데오골울프(Deogolwulf)'라는 필명의 블로거가 지젝이 '크리티컬 인콰이어리'에 기고한 맥도날드의 저서에 대한 비평과 지난 1999년 스탠리 혼벡(Stanley Hornbeck)이 작성한 맥도날드의 저서에 대한 비평을 서로 비교하는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사실도 전했다.

지젝의 비평과 비교된 혼벡의 비평은 ‘아메리칸 르네상스(The American Renaissance)’라는 잡지의 1999년 3월호에 실린 것으로, 미국 남부빈곤법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에 따르면 '아메리칸 르네상스'는 백인 국가주의자(white nationalist) 성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뉴스위크'가 옮긴 '데오골울프' 의 지적에 따르면 지젝과 혼벡이 쓴 두 개의 비평은 이상할 정도로 유사하다. 우선 지젝의 2006년 비평 일부는 다음과 같다.


"The main academic proponent of this new barbarism is Kevin MacDonald, who, in The Culture of Critique, argues that certain twentieth-century intellectual movements led by Jews have changed European societies in fundamental ways and destroyed the confidence of Western man; these movements were designed, consciously or unconsciously, to advance Jewish interests even though they were presented to non-Jews as universalistic and even utopian"

(이 새로운 야만에 대한 학계의 주요 지지자는 케빈 맥도날드로, 그는 '비평의 문화(The Culture of Critique)'에서 유태인들이 이끈 20세기의 특정한 지식인 운동들이 유럽 사회를 근본적인 방법으로 변화시켰으며 서양인의 자신감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식적이던지 무의식적이던지 간에, 이 운동들은 유태인들의 이익을 더 증가시키려는 목적으로 설계됐다는 게 맥도날드의 주장이다. 비록 그것이 非유태인들에게는 보편주의적이고 심지어 이상주의적인 것으로 제시됐더라도 말이다)


다음은 혼벡의 1999년 비평이다.


"In The Culture of Critique, Kevin MacDonald advances a carefully researched but extremely controversial thesis: that certain 20th century intellectual movements – largely established and led by Jews – have changed European societies in fundamental ways and destroyed the confidence of Western man. He claims that these movements were designed, consciously or unconsciously, to advance Jewish interests even though they were presented to non-Jews as universalistic and even utopian"

(케빈 맥도날드는 '비평의 문화'에서 신중하게 연구되긴 했으나 극단적으로 논쟁적인 논지를 내놓는다: 그것은 20세기의 특정한 지식인 운동들의 상당수가 유태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확립됐으며, 유럽 사회를 근본적인 방법으로 변화시켰으며 서양인의 자신감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그는 이 운동들이 의식적이던지 무의식적이던지 간에 유태인들의 이익을 더 증가시키려는 목적으로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비록 非유태인들에게는 보편주의적이고 심지어 이상주의적인 것으로 제시됐더라도 말이다)


'뉴스위크'는 이 부분 외에도 지젝의 비평이 혼벡의 그것과 유사한 부분이 더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스위크'는 사실 확인을 위해 피표절자인 혼벡과 연락을 취했다. 


혼벡은 “두 비평을 비교해 본 사람이라면 지젝이 표절을 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지젝은 항상 이런 식으로 표절을 자주 하는 것 같다. 혹시 지젝은 마르크스의 열혈 지지자로서 자신이 '아메리칸 르네상스'와 같은 잡지를 읽는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지젝이 한 이 일은 경멸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젝을 강하게 비난했다.

'뉴스위크'는 지젝이 고정적으로 기고하는 '가디언(The Guardian)'지를 통해 지젝의 답변을 들으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슬라보예 지젝, 국내외로 가장 잘 알려진 좌익 비평가

지젝은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 중 한명이며, 국내 극좌세력을 중심으로 탄탄한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가을, 또다른 좌익 인사인 알랭 바디우와 함께 ‘공산주의 이념 콘퍼런스(The Idea of Communism Conference)’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국내 수천명의 좌익 인사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당시 시사IN, 경향신문, 프레시안 등 좌익 매체들도 지젝의 방한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날 지젝은 “한국에 올 때마다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것 같다. 슬로베니아와 남한은 굉장히 비슷한 처지에 있다. 두 나라는 굉장히 큰 세 강대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라며 “한국은 일본, 중국,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다. 두 나라 모두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했다”며 “남북은 나뉘어져 있고 남한은 자본주의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한국은 반드시 가야만 하는 나라”라고 말한 바 있다.

지젝은 지난 2012년 가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경희대학교 명예교수(ES)이기도 하다.
 



표절 문제와 관련 슬라보예 지젝의 해명


뉴스위크 보도 이후 슬라보예 지젝은  '크리티칼-시오리(Critical-Theory)'라는 한 저명한 영문학 관련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표절 혐의 문제에 대한 해명을 했다( “I NONETHELESS DEEPLY REGRET THE INCIDENT,” ZIZEK RESPONDS TO PLAGIARISM ALLEGATIONS ). 아래는 미디어워치가 번역한 관련 전문(全文)이다. 슬라보예 지젝의 아래 해명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 * *


최근에 불거진 나의 표절 의혹에 대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표절 문제를 일으킨 구절들은 내가 자크 데리다(Jacque Derrida)에 대해 쓴 글에 포함돼 있다. 실은 내가 그 글을 쓰고 있을 때, 내 친구 한 명이 케빈 맥도날드(Kevin Macdonald)의 이론에 대해서 얘기해 준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난 그에게 그 이론의 짧은 요약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었다. 친구는 나에게 요약 글을 보내주면서 이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단순히 요약한 글이니 자유롭게 써도 된다고 확언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했다 – 친구의 요약이 대부분 스탠리 혼백(Stanley Hornbeck)의 케빈 맥도날드에 대한 리뷰에서 빌려왔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이 구절들은 나의 책 '패럴렉스 뷰(The Parallax View)'의 1장 3부에 옮겨 써졌다). 사실, 어떤 독자도 보면 금방 알 수 있듯, 이 문제 되는 구절들은 순수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쓰였다. 내가 전혀 공감하지 않는 다른 사람의 이론에 대한 단순한 보고일 뿐이다. 이 짧은 요약 보고 이후에 내가 한 일은 곧바로 맥도날드의 이론을 오랜 이성 파괴의 과정에 새로운 장이라고 일축해 버리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번 경우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표절했다고, 특히 "아이디어를 도둑질했다"고, 비난받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사건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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