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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암치료제 ‘넥시아’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온 최원철 단국대학교 특임부총장이 최근 ‘넥시아 글로벌 의료센터’를 개원시켰다. 단국대에 따르면 넥시아나노암연구소와 융합의료센터는 지난 2월 13일 죽전캠퍼스 복지관에서 개원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단국대는 넥시아나노암연구소와 융합의료센터를 동서의학 융합을 통해 효과적인 암치료 전문 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넥시아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처방 및 뜸치료를 통해 치료법을 개발하겠다는 게 최원철 부총장 측의 방침이다.

최원철 부총장은 수년 전부터 암의 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암성 어혈’을 발견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생혈 채취 후에 암시야 광학현미경에서 암성 어혈을 발견했고, 이를 ‘파루템’(Parutem)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1분 만에 암 발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어 옻나무 추출물로 만든 ‘넥시아’라는 신약을 이용해 암 치료를 시도해오기도 했다. 2010년 11월 중앙선데이 등 일부 언론이 그의 이 같은 주장을 보도한 사실도 있다. 당시 그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결국 최 부총장이 단국대와 손잡고 넥시아나노암연구소와 융합의료센터를 출범시킨 배경에는 ‘암성 어혈’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을 부르는 암성 어혈?

과연 그의 주장대로 ‘암성 어혈’은 실체가 있는 것일까. 최 부총장은 2010년 중앙선데이 인터뷰에서 어떻게 1분 만에 암 발병 여부를 판단하는 게 가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2000년에 거기에 대한 검증시험이 있었다. 1차는 Y의대에서, 2차는 학회 주관으로 피 한 방울과 소변 몇 방울로 암성어혈을 찾아내 암을 진단하는 테스트를 받았다”며 “1차 테스트에서 100%, 2차에서는 80%를 진단해 냈다. 평균 90%의 정확성을 입증해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부총장이 지적한 진단 성공률은 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이를 입증하는 공식 논문이 공개된 사실은 없다. 최 부총장은 뒤이어 “항암 치료에 실패한 4기 암 환자를 어혈진단으로 재확인하고 어혈치료제를 이용해 암을 치료한 내용을 담은 논문이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학술지에 실리면서 논란이 수그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앞서 언급한 어혈 진단에 대한 내용이 담긴 논문은 찾아볼 수 없다.

최 부총장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니, 혈액 내에 있는 생명물질이 병리적으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이 입자는 바이러스 정도로 40~150nm(나노밀리미터) 정도의 미세한 크기인데 우리는 여기에 파루템(Parute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론에 공개한 파루템의 모습은 뱀이 입을 열고 뭔가를 공격하려는 듯한 형상이다.

최 부총장은 ‘파루템’이라는 책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자신이 보여준 사진이 같은 입자라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파루템을 세포 외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로 추정하면서도 DNA검사로 동일한 속성을 갖고 있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또한 최 부총장이 책에서 ‘뮤턴트(Mutant) 파루템’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은 독자 생존 가능한 미생물(viable microorganism)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게 의학계의 반론이다.
 



TEM 사진도 모양 제각각

2013년 10월 14일 ‘조선PUB’과의 인터뷰에서는 한술 더 떠서 전자현미경(TEM, SEM)과 원자현미경(AFM)으로 본 파루템의 사진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TEM 사진은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결국 최 부총장은 인류가 현미경을 발명한 후에 어떤 과학자도 찾아내지 못했던 미생물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 부총장은 인터뷰에서 “파루템은 광합성을 하는 세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광합성은 식물세포에서만 가능한 활동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뮤턴트 파루템이 융합 또는 응고를 통해서 정상 파루템의 100배까지 커질 수 있으며 체내 항상성과 아데노신삼인산(ATP) 생성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나 그 근거는 미약하다.

조직학을 전공한 한 의대 교수는 최원철 부총장의 주장에 대해 몇 가지 반론을 제시했다. 우선 최 부총장 측에서 제시한 일부 전자현미경 사진은 혈소판(platelet)이 확실하다. 이어 암시야 현미경 상에 나타난 것은 무기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형광염색의 결과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며, 혈구세포, 특히 백혈구의 대량 파괴에 의해 떠다니는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반론이다.

또 이 교수는 “정말로 파루템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유래된 것이라면 파루템이든지 뮤턴트 파루템이든지 분리해서 해당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확인하면 된다”며 “또 분리해서 인공적인 스트레스(stress)를 가한 후에 변이하는지 돌연변이화 하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그것이 특정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그 기능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옻나무로 암 치료? ‘자연적 소멸’ 아닌지 검증해야

옻나무로 말기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최원철 부총장의 주장도 여과 없이 신뢰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인지과학자인 배리 바이어슈타인(Barry L. Bayerstein)이 밝힌 ‘엉터리 치료법들이 효과가 있어 보이는 이유’(Why Bogus Therapies Often Seem to Work)에 따르면,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경우에도 자연적 소멸(Spontaneous Remission)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바이어슈타인은 “불치병에서 완쾌됐다고 주장하는 극소수 경우들은 자연적 소멸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말기 암의 경우에도 별도의 치료 없이 완치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로 종양학자인 Silverman의 1987년 논문에 따르면, 이같은 자연적 소멸 사례가 6천명의 말기암 환자들 중에서 12번 있었다고 한다. 즉 0.2%의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원철 부총장의 사례처럼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 치료법(Alternative therapy)을 통해 불치병을 치료했다고 주장하려면, 그 질환의 일반적인 자연적 소멸 확률과 해당 대체의학 치료법의 불치병 치료 확률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는 걸 입증해야만 한다. 이것이 과학의 이름으로 최원철 부총장 측에 던질 수 있는 반박이며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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