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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다. 사건은 간사이 지역 소도시인 아마가사키(尼崎)시의 한 창고에서 드럼통에 콘크리트와 함께 넣어진 밀봉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현재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사건의 전모는 가히 충격적이다.

한 64세 여성이 수족처럼 거느리는 친족을 데리고 평온하게 살고 있는 타인의 집에 어떻게든 시비를 걸어 쳐들어 간 뒤, 집 주인을 감금·구타하고, 그 집의 재산은 물론 가족까지 차례차례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졌다.

가족끼리 서로 구타를 하게 하는가 하면, 자식이 부모를 때리게 하고, 도망가면 다시 잡아다가 잔인한 린치를 가했다. 밥을 굶겨 아사 직전까지 몰고 가는가 하면, 옷을 벗겨 알몸으로 다른 집에 가서 돈을 빌려오라고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혹독한 폭행을 가했다.

드럼통에서 발견된 시체는 60대 여성의 시체였는데, 주범인 64세 여성이 사망자의 딸과 남편에게 폭행을 강요해 자식과 남편이 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었다. 폭행을 거부하면 주범인 여성은 자신의 부하격인 건장한 남성들을 시켜 가혹한 린치를 가했기 때문에 공포에 질려 어머니, 부인을 폭행하게 된 엽기범죄였다. 그리고 이런 사건은 한 번도 아니라 여러 차례 걸쳐 일어났고, 피해자 혹은 사망·실종자도 여러 명에 이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범의 부하 격으로 가족에게 폭행을 가하고, 드럼통에 시체를 넣어 유기한 용의자는 재일한국인이었다. 게다가 주범과 오랫동안 내연관계에 있던 남성 역시 정(鄭)씨로 재일한국인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사회 뿐 아니라 재일한국인 사회에도 충격을 주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재일한국인 범죄는 한국과 무관한가?

더 놀라운 것은, 연일 신문 사회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TV뉴스 톱기사로 보도되는 등 일본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이 뉴스가, 한국에선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 가십거리인 일본야구선수의 이혼뉴스는 수십, 수백 차례 보도되는 한국에서 재일한국인이 관련된 대형사건에 대한 보도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에서 한국인이 엽기적인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국의 일반시민이 죄책감이나 반성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따져보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일부는 재일한국인의 범죄 혹은 재미한국인의 범죄에 대해‘그 나라의 사회적 모순 혹은 문제점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모른척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한국에서 젊은 여성을 잔인하게 200여개 토막으로 절단해 살해한 조선족 오원춘의 사건도‘한국사회의 문제’가 아닌가?

필자가 말하려 하는 것은, 한국사회가 원죄(原罪)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은 최소한 한국사회가 곰곰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일한국인들이 일본에 제대로 융화하지 못한다거나, 범죄율이 높다거나, 진학률이 낮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있다면, 그 이유나 해결방법들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일본야구선수의 시시콜콜한 이혼 뉴스보단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11월8일엔 일본의 한 호스트가 택시기사를 구타했다는 기사까지 한국뉴스에 등장한 바 있는데, 과연 그런 뉴스가 한국사회에 무슨 도움이 될까?

어떤 뉴스를 선별해 제공하는가는 물론 언론사의 고유 권한이다. 그것은 독자의‘수준’과도 관련이 깊다. 그런데 한국의 뉴스는 언제부터인가 하향평준화 돼 해외의 엽기뉴스 전시장이 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정치·시사 전문 매체가 있듯 스포츠·연예·가십 전문 매체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그런 뉴스가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언론’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다면 어느 정도의 균형감각이 필요하지 않을까?‘뉴스’란 자기만족과 남 흉보기만을 위해 모으는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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